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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

윤석열 인수위 지역균형발전특별위원회 위원 원숙연 이화여대 행정학과 교수 프로필 및 경력

by 길찾기91 2022. 4.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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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숙연 대학교수
출생 1963년
소속 이화여자대학교 사회과학대학 행정학과 교수
  • 2002.~2004.
    노팅엄대학교대학원 여성정책 박사
  • 이화여자대학교 행정학과 석사
  • 이화여자대학교 행정학과 학사

 

  • 2022년 한국행정학회장
  • 규제개혁위원회 행정사회분과 위원장
  • 기획재정부 공공기관운영위원회 민간위원
  • ‘2017년 인문사회분야 우수학자지원사업’의 우수학자 선정
  • 한국거래소 사외이사

 

- 여성과 이주 외국인 등을 대상으로 한 정책 등을 연구해온 학자다. 행정학뿐만 아니라 여성학에도 일가견이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인수위 안팎에서 새 정부 여가부 장관 후보자로 비정치인이 지명될 것이란 관측이 제기됐다.

 

 

 

 

Q. 안녕하세요. 교수님!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이화여대 행정학과 82학번이고, 2004년부터 #행정학과 교수로 있는 원숙연입니다.

Q. 행정학과임에도 불구하고 지난 2년간 코로나19로 인해 교수님들을 뵙기 어려웠는데, 이렇게 인터뷰로나마 만날 수 있어 더욱 반갑습니다. 교수님들도 강의하시는 데에 어려움을 겪으셨을 텐데요. 어떤 점이 특히 어려웠는지 궁금합니다.

힘든 것 정말 많죠. 우리 학생들도 그럴 거 같아요. 지금은 나아졌지만 처음에는 정말 정신이 없었어요. 기술적으로 익숙하지가 않아서 처음에는 한 시간 다 녹음했는데 소리가 안 나서 통으로 다시 녹음 한 적도 여러 번이고요. 중간중간 자꾸 실수를 해서 또 찍고, 또다시 찍고 그런 일도 있었고요.

그런데 기술적인 문제보다 더 힘들고 고민스러운 것은 학생들과 상호작용이 원활하지 않으니 학생들의 이해도를 그때 그때 가늠할 수가 없는 것 그것이죠. 제 수업은 기본적으로 토론수업인데 비대면 토론수업은 아무래도 한계가 있죠. 저는 학생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유도하는 편인데 녹화강의는 그러한 방식이 원천적으로 불가능하니까요. 그래서 녹화강의보다 실시간 강의를 하고 싶은데 조사를 해보면 학생들이 녹화강의를 원하더군요. 그렇지만 한 달에 한 번은 꼭 실시간으로 토론수업을 해요. <수업내용-동영상시청-동영상시청후기-실시간토론>으로 이어지는 수업을 설계해서 심층적인 토론을 하는데, 꽤 성과가 좋아요. 학생들의 참여나 반응도 좋고요. 또 다양한 게시판을 운영해서 비대면의 한계를 최소화하려고 노력해요. 이렇다 보니 비대면 수업이 대면수업보다 준비에 훨씬 더 많은 시간과 노력이 들어가는 것 같아요. 고맙게도 우리 학생들이 토론, 팀플도 열심히 하고 질문도 많이 해서 비대면이지만 좋은 수업을 함께 만들어가고 있어요. 이 자리를 빌려 우리 학생들에게 고맙다는 말을 꼭 하고 싶어요. 고맙습니다.

Q. 교수님께서 강의하시는 ‘여성정책론’은 다른 학교에서는 찾아보기 어려운 수업인데요. ‘여성정책론’ 수업을 시작하시게 된 계기가 궁금합니다.

맞아요. #여성정책론 은 이화이기 때문에 가능하고, 이화이기 때문에 해야만 하는 수업이지요. 여성정책론 수업에서 우리 학생들의 열정이 얼마나 뜨거운지 저도 매시간 놀라고 또 행복한 시간입니다. 강의할 때 학생들로부터 느껴지는 열기가 다른 수업과 비교해 확연한 차이가 있어요. 학생들이 관련 이슈에 대해 토론을 할 때 보면 그 깊이와 폭에 항상 놀랍니다. 그만큼 젠더이슈를 대하는 우리 학생들의 온도가 다른 거죠. 그래서 저도 더 많이 준비하게 되고 매시간 더 긴장하게 되네요.

여성정책은 제가 2004년 부임하면서 맡았어요. 지금은 퇴임하신 은사님인 한인숙 교수님께서 오랫동안 애정을 가지고 해 오신 수업이라 기반이 잘 다져져 있었어요. 오래전, 제가 대학원 학생일 때 한인숙 교수님께서 젠더관점으로 정책을 보는 유명한 여성학자인 Gillan Pascall의 <Social Policy: A Feminist Analysis>라는 책으로 세미나를 하셨어요. 그 책이 저의 미래 진로를 정했다고 할 수 있죠. 한인숙 교수님의 조언에 따라 Gillan Pascall 교수님을 찾아서 영국으로 유학을 갔으니까요. 영국으로 유학을 간 건 순전히 그 책과의 만남 때문이었어요. 영국에서 Gillan Pascall 교수님 제자로 젠더관점으로 정책을 보는 공부를 하고 돌아와서 여성정책론을 맡게 되었고요. 매시간 우리 학생들과 뜨겁게 교감하는 여성정책론 수업을 하는 것이 저에게는 큰 행운입니다.

Q. 교수님께서 강의를 하시면서 가장 보람되었던 순간은 언제인가요?

매 순간 보람을 느끼지요. 졸업하고도 수년 동안 계속 연락하는 제자들에게도 감사하고, 근사하게 자기 역할을 잘 하는 제자들을 만날 때도 그렇고요. 수업과 관련한 보람 중에서 한 가지 예를 든다면 <나도 교수>라는 거예요. 학생들이 매 학기 정말 열심히 하지만 그래도 선생으로서 욕심이 나니까 여러 가지 시도를 하는데 그중 하나가 <나도 교수>였어요. 일방적으로 선생님이 강의하고 학생은 그에 따르는 방식을 탈피해서 학생들도 교수가 되는 거예요. 강의에서 배운 내용을 토대로 학생들이 직접 시험문제를 출제하지요. 문제를 출제하려면 내용을 완전히 숙지해야 하고 문제를 내면서 이해도가 더 높아지니까요. <나도 교수>를 해 본 결과 우리 학생들이 너무나도 놀랄 정도로 높은 수준의 문제, 무엇보다 다양한 사례까지 추가한 문제를 많이 출제하는 거예요. 처음 <나도 교수>를 설계할 때는 솔직히 이 정도까지는 생각을 못 했는데 너무 놀랐고 우리 학생들이 정말 자랑스러워요. 학생들이 낸 문제 중 제가 조금 더 다듬고 정리해서 중간고사나 기말고사에 실제 출제된 것도 꽤 많아요. 우리 학생들은 일방적으로 강의만 듣는 것보다 자신들이 수업의 주인이 되려는 의지도 높고, 정말 열심히 한다는 것을 재확인한 의미 있는 경험이에요.

 

Q. 지난해 한국행정학회 차기 회장으로 선출되셨습니다. 축하드려요!

행정학자로서 70년 역사의 대표적 학술단체인 #한국행정학회 의 회장으로 선택 받은 일은 영광스럽고 감사한 일입니다. 한국행정학회는 대대로 치열한 회장선거가 치러져요. 생각보다 훨씬 어려웠던 선거과정을 거치면서 많은 것을 느끼고 제 자신을 돌아보는 ‘성장의 시간’이었어요. 강원도에서 제주도까지 회원들을 한 분 한 분 뵙고 그분들의 마음을 얻는 일은 힘들었지만 돈을 내고도 살 수 없는 값진 경험이었어요. 여러 가지 점에서 제가 한국행정학회 회장선거에 출마한 것은 용감한 시도였어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포기하지 않은 것은 ‘이화에서 배운 것’ 때문이었습니다. 제가 학부 3학년 어느 채플 시간에 들었던 “이화는 어려울 때 더 힘을 내고 어두울 때 더 빛을 낸다”던 목사님의 말씀이 선거 과정 내내 저를 지탱해 줬어요. 절대 포기하지 않고 힘을 내고 빛을 내고 싶었다고나 할까요. 회장 당선 그 자체보다도 어려웠던 선거과정이 제 인생에 귀한 자산이 되었다고 생각해요.

Q. 2019년 한국행정학회 부회장직에 이어 차기 회장으로 선출되시며 책임감이 막중하실 것 같습니다. 한국행정학회는 어떤 일을 하는 곳인가요.

#한국행정학회 는 행정학계의 대표적인 학술단체입니다. 약 70년의 역사와 2,000명에 가까운 학자들과 공무원들로 구성되어 있어요. 한 해 행정학회가 수행하는 연구와 학술활동의 규모와 중요성이 정말 커요. 예산 등 학회 살림도 상당히 크고요. 무엇보다 행정학회는 정부활동의 큰 방향을 정하고 수많은 정책문제의 해결책을 내는 명실상부 최고의 씽크탱크(think tank)죠. 사실, 부회장일 때는 학회의 일부만 봤던 것 같아요. 차기 회장으로서 이런저런 준비를 하면서 한국행정학회의 영향력과 중요성을 더 절감하게 되네요. 그래서 더 무겁고 걱정도 많아요. 회장 선거 때보다 요즘 고민이 더 깊은 이유도 한국행정학회의 위상과 중요성 때문이지 않나 싶어요.

Q. 학부생 시절, 기억에 남는 일화나 추억도 궁금합니다.

그 시절 추억여행은 밤을 새워도 모자라지요. 저는 82년에 입학했는데 그때 행정학과 동기가 80명이었어요. 그 친구들과 정말 원 없이 놀았고, 데모도 많이 했어요. 매년 5월 축제 때 대동제 줄다리기가 끝나면 지금은 없어진 이화교를 따라 데모를 했었어요. 그 당시는 민주화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던 때라 대학생들이 민주화 시위를 많이 했거든요. 또 매년 여름방학에는 충청도로 ‘농활’(농촌봉사활동)을 갔었는데 그때 했던 농사일도 기억에 남고, 어린아이들 가르쳤던 야학도 생각이 나네요. 지금도 생각하면 절로 웃음이 나는 건 농활 가서 밤에 친구들하고 계곡에서 목욕했던 거예요. 아무래도 시골에는 목욕 시설이 미비하니까 여름밤, 이장님 사모님이 안내해 주시는 계곡에 가서 목욕을 했어요. 칠흑같이 깜깜한 밤에 계곡에 가서 절반은 보초를 서고, 나머지 절반은 목욕을 하고, 목욕이 끝나면 보초 섰던 절반이 목욕을 하고 다른 절반은 보초를 서고 그랬었어요. 뭐가 그렇게 좋았는지 깔깔거리며 행복했었던 그 장면이 지금도 어제처럼 생생하네요. 그런데 벌써 40년이 지나가요. 돌아보면 그 시절이 정말 행복했고 너무너무 그리운 시간이에요. 우리 학생들도 지금 이 순간이 얼마나 찬란하고 귀한 시간인지 잊지 말고 만끽했으면 좋겠어요. 진심으로.

Q. 교수님께서는 학생들에게 어떤 교수로 기억되길 바라시나요?

어려운 질문인데, 저는 ‘항상 그곳에 있는 인생선배’로 기억되었으면 합니다. 그냥 변함없이, 갑자기 무언가가 필요할 때 찾으면 그곳에 있는 그런 선배! 제가 추천서를 꽤 많이 쓰는데요. 시간적 여유를 주기보다는 급하게 요청할 때가 정말 많아요. 때로는 너무 급하게 요청해 난감하기도 하지만, ‘그 급한 마음이 오죽할까’라는 생각에 열심히 쓰게 됩니다. 이처럼 뭔가 급하고 힘들 때 항상 누군가가 그곳에서 나를 기다려준다면 왠지 마음이 편해지잖아요. 그래서 저는 우리 학생들에게 ‘급하고 힘들 때 생각나고, 찾아가면 항상 그곳에 있는 인생선배’로 기억되길 바랍니다.

 

Q. 규제개혁위원회, 기획재정부 공공기관운영위원회 등 다양한 외부활동은 물론, 2017년에는 인문사회분야 우수학자에 선정되시는 등 학술분야에서도 좋은 성과를 내시면서 많은 이화인들에게 귀감이 되고 계십니다. 이것이 바로 이화의 DNA가 아닐까 싶은데요. 교수님께서는 생각하시는 이화의 DNA는 무엇인가요?

저에 대해 많이 아시네요. (웃음) 연구나 사회영역에서 이런저런 활동을 하면서도 그렇고 한국행정학회 회장 선거 때도 느꼈는데, 저는 이화의 DNA는 ‘포기하지 않는 끈기와 원칙을 지키는 힘’이라고 생각합니다.

이화의 역사는 그 자체로 고난의 역사였잖아요. 여성교육에 대한 인식 자체가 없던 불모지에서 한 명의 학생으로 시작한 이화는 그간 역사의 고비마다 어려움이 많았지요. 그 어려움 속에서 포기했다면 지금의 이화는 존재할 수 없었겠지요. 저는 19살부터 지금까지 이화로부터 어떤 경우에도 포기하지 않는 끈기와 일종의 집요함 같은 것을 배웠어요. “어려울 때 더 힘을 내고 어두울 때 더 빛을 내라”라는 목사님의 말씀처럼 어떤 경우에도 포기하지 않고 더 가열차게 나가는 힘, 그것이 바로 이화의 DNA라고 생각합니다.

또 하나 ‘원칙을 지키는 힘’, 그것도 전 이화에서 배웠어요. 제가 만난 이화의 은사님들이나 선배님들은 아무리 어려울 때에도 흔들리지 않는 원칙이 있었어요. 누가 뭐라고 해도, 때로는 어리석은 듯 보여도 옳다고 생각하는 것을 고수하는 그런 힘. 즉 상황에 따라 이리저리 계산하고 바꾸는 그런 얄팍함 말고 묵직하고 진실되게 원칙을 지켜가는 것, 그것이 바로 이화의 DNA라고 생각해요. 흔들리지 않고 원칙을 지키려면 단단한 내공이 있어야 하고 그 내공은 자신의 일에 대한 자부심과 자부심에 걸맞는 실력이 뒷받침되어야겠지요. 바로 그 모든 것이 이화의 DNA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Q. 지금도 꿈을 이루기 위해 열심히 노력하고 있을 이화인들에게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이화의 선배로서 먼저 드리고 싶은 말씀은 너무 조급해하지 하지 마시길 바랍니다. 이화인들을 만나면서 가장 안타까운 것은 졸업하면서, 아니면 적어도 30살이 되기 전에 무엇인가를 이루어야 한다는 강박이랄까 그런 것들에 시달리는 모습을 볼 때입니다. 물론 일찍 무엇인가를 이루면 그 당시는 좋을지 모르지만 인생 전체로 보면 꼭 그런 것도 아니더라고요. 저는 다시 박사공부를 시작하기까지 8년이라는 공백이 있었지만 돌이켜보면 그 8년이 그렇게 긴 시간도 아니었어요. 여러분은 100살까지 사셔야 되는데 너무 일찍 이루면 인생이 너무 지루하지 않겠어요?

두 번째, ‘고통총량의 법칙’을 믿으시길 바랍니다. 세상을 살아보니 우리가 겪어야 하는 고통이나 어려움의 총량이 있는 것 같아요. 다른 사람들은 다 잘되고 행복해 보이는데 왜 나만 힘들까라는 생각을 하지만 실은 모두가 나름의 어려움을 다 겪지요. 어떤 사람은 일찍, 어떤 사람은 늦게, 어떤 사람은 특정 시점에 많이, 어떤 사람은 인생 전반에 걸쳐 조금씩, 그렇게 양태만 다를 뿐 결국 총량은 정해져 있다는 생각이에요. 그러니 지금 너무 힘든 일이 있다면 앞으로 겪을 어려움이 그만큼 줄어든다고 생각하셨으면 해요. 어차피 총량이 있으니까요. 지금 힘들면 나중에 덜 힘들 테니까 그렇게 생각하면 어려움을 견딜 수 있는 ‘인생의 맷집’이 생길 거예요. 그 인생의 맷집은 이화인 여러분을 단단하게 지켜줄 것을 저는 믿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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