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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명]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 당장 국민과 피해자들에게 사과하고 사퇴하라!
반(反)헌법적 행위를 자인하며, 자국의 피해자와 시민단체를 ‘걸림돌’ 취급하고, 화해치유재단 잔여금 활용하겠다는 망언을 규탄한다!
지난 18일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은 YTN에 출연해 한일 비공개협상 때 뒷이야기라며, 한국 측이 먼저 강제동원 ‘해법’을 내놓자 일본 측이 크게 반색하며 놀랐다고 했다. 반발하는 한국 시민들의 반응에 대해서는 ‘길에서 집회하는 분들의 주장이 12년간 한일관계의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으며, ‘일본 정부가 안 받아들일 입장’이라고도 지적했다. ‘2015 한일합의’ 이행에 관한 일본의 요청에 대해서는 “앞으로 양국이 추가로 할 조치는 남아 있지 않다. 화해치유재단의 잔액을 적절하게 우리가 미래지향적으로 사용하면 된”다고 했다.
너무도 참담한 수준의 역사 인식과 국가관, 인권 의식을 드러낸 망언이다.
우선, 일본 측이 “학수고대하던 해법”이었다는 것은 일본의 요구를 최대한 들어줬다는 자백이다. 일본 측이 깜짝 놀라며 “이렇게 하면 한국 국내 정치에서 괜찮을지 모르겠”다 라고 했다는 것은, 일본 측으로서는 그 ‘해법’이라는 것이 “한국 국내 정치”적으로 큰 논란을 불러올 것임을 알았다는 이야기다. 대한민국 대통령이 나서서 대법원 판결을 정면으로 부정하는 심각한 헌법 위반 사항이 가져올 문제를 일본 정부도 미리 예견했다는 말이다. 그럼에도 김태효 차장은 한국 정부가 ‘결단’했다고 했다. 심각한 헌법 위반인 줄 알면서 그렇게 했다는 말이다. 놀라운 자기 고백이다.
또 다른 문제는 피해생존자들의 반발과 시민들의 분노를 한일관계 개선의 ‘걸림돌’ 취급했다는 점이다. 한반도 불법 강점, 강제동원과 일본군성노예제, 민간인 학살 등 반인도적 불법행위를 한 번도 인정하지 않은 일본 정부의 입장에서는 지속적으로 기억하고 행동하고 있는 한국의 깨어있는 시민사회가 걸림돌일 수 있다. 국제규범까지 바꾸며 법적 투쟁과 증언 활동을 이어 온 용기 있는 피해자들의 행동이 거슬릴 수 있다. ‘2015 한일합의’ 당시에도 일본 정부는 한국 시민사회의 반발을 우려해 선제적 ‘조치’를 요구한 바 있다. 그런데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가 대한민국 주권과 국익을 지키고 피해자들의 존엄과 명예를 회복하고자 하는 행동을 ‘걸림돌’로 폄훼했다. 자국 시민들의 비판과 피해자들의 목소리를 완전히 무시하고 일본 정부와 일본 여론만 살피며 칭찬 들었다고 기뻐하고 있다. 본인 스스로 어디에 서 있는지, 누구의 입장을 대변하고 있는지 고백한 셈이다.
게다가 강제동원 피해자들이 일본 기업의 책임을 정당하게 물으며 대법원 판결에 따라 확정된 권리를 행사하고자 하는 것을 “뭘 얻어내겠다는 발상”에서 나온 것이라며 2차 가해를 자행했다. 대한민국 고위 당국자가 피해자와 자국민을 폄훼하고 욕보이는데, 세계 어느 국가가 우리나라와 우리 국민을 존중할 것인가. 대한민국 국격을 심각하게 훼손한 반국가적 행태가 아닐 수 없다.
그러고도 ‘2015년 한일 위안부 합의’ 이행 요구라는 일본 정부가 내준 또 다른 숙제를 풀기에 여념이 없다. ‘2015 한일합의’는 피해자 중심 원칙에서 어긋난 정치적 야합이고, 역사적 퇴행이며, 일본군‘위안부 ’문제에 대한 해결 방안이 아니라는 점은 대한민국 정부와 헌법재판소 등에서 이미 확인되었고 유엔 등 국제사회에서도 널리 인정되었다. 국민적 반발이 거센 가운데 일본군‘위안부’피해자 이용수 할머니는 수 차례 ‘2015 한일합의는 무효다. 받은 10억 엔도 돌려줘야 한다. 절대 인정할 수 없다’ 고 말씀하신 바 있다. 이에 따라 일본 정부가 거출한 ‘위로금’ 10억 엔으로 만든 화해치유재단은 해산되었으며, 잔여금 54억 원 정도가 남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시민들의 입장을 반영한 당시 한국 정부는 일본으로부터 받은 10억 엔을 돌려주기 위해 양성평등기금에 103억 원을 예치해 두기도 했다.
그런데 김태효 차장은 당장 일본에 돌려주어도 모자랄 돈을 ‘미래지향적으로 사용하’겠다고 공언했다. 이로써 일본의 뜻에 따라 ‘소녀상 철거,’ ‘국제사회 비난·비방 자제,’ 비공개 협의 내용이었던 ‘제3국 소녀상’ 철거, ‘성노예제 용어 사용’을 중지하고 일본군‘위안부’ 문제를 ‘최종적·불가역적으로 해결’해 줄 기세다. 피해자들의 인권과 명예를 다시 짓밟고 대한민국 국민에 커다란 수치심을 안겨줄 또 다른 망국적 결단을 할 요량이다.
우리 모두가 잘 알고 있듯 ‘건전한’ ‘미래지향적’ 한일관계의 최대 걸림돌은 바로 일본 정부다. 식민지와 전쟁책임을 제대로 지지 않은 채 권력을 유지해 온 제국주의, 군국주의, 우익 정치세력이다. 이들은 식민지 불법강점과 전쟁범죄를 구체적으로 인정한 적도, 이에 기초해 피해자들에게 사과하거나 배상한 적도 없다. 그나마 고노담화 시 나온 역사 교과서 기록 등의 재발방지책도 이미 쓰레기통에 버린 지 오래다. 역사적 퇴행을 거듭하며 과거사를 부정하고 역으로 한국 정부와 피해자, 시민단체들을 비난해 왔다. 세계 곳곳의 ‘평화의 소녀상’ 설치 방해와 철거 공작도 노골적으로 자행했다. 그럼에도 김태효 차장은 모든 한일 ‘갈등’의 원인을 한국 측에 돌리며 ‘일본은 움직이지 않을’ 것이니 우리가 ‘개과천선’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처음부터 뒤틀린 인식에서 출발한 것이다. ‘한반도 식민 지배는 합법’이라는 일본 정부와 우익의 ‘일관된’ 입장을 철저히 체현한 결과라고밖에 볼 수 없다.
우리는 요구한다. 한국 정부는 망국적 강제동원 해법은 물론 ‘2015 한일’위안부‘ 합의’의 문제를 시인하고 국민과 피해자들에게 사과하라. 반인도적 범죄행위의 피해자들이 쟁취한 권리를 정당하게 실현하라. 국제법에 따라 일본 정부에게 범죄 사실 인정과 사과, 법적배상을 지속적으로 요구하라. 김태효 차장은 당장 국민과 피해자들에게 사과하고 대한민국 주권과 국익을 위해 사퇴하라. 지난 30여 년간 온 힘을 다해 피해자들의 명예와 존엄 회복을 위해 노력해 온 우리는 굴욕적 강제동원 해법을 무효화하고, 역사정의 실현과 민주주의 수호를 위해 끝까지 싸울 것이다.
2023년 3월 20일
일본군성노예제문제해결을위한정의기억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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