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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나를 해고하지 않는다 - 유다인, 오정세. 이태겸 감독 2020

by 길찾기91 2021. 8.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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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나를 해고하지 않는다

유다인, 오정세 주연. 이태겸 감독. 2020 제작.

 

근무하던 회사에서 본인의 의지와 관계없이 저 멀리 외딴 곳의 하청회사로 파견된 여주.

도서지역의 전신주 철탑을 관리하는 위험하고 힘든 일을 하는 현장 직원들.

본사에서 파견온 여주를 근무평가를 통해 그만두게 해야 하는 관리소장.

갈등과 불편이 이만저만이 아닌 상황에서 매일 소주팩으로 달래며 견디는 여주.

사무직이던 여주는 현장 일을 배워야만 했다. 고소공포증에도 불구하고 철탑을 올라야 했던 것이다.

배제와 외면, 비아냥을 일삼던 현장 직원들의 마음에도 약간의 동요.

특히 무지하게 성실한 남주의 안타까움이 여주를 조금씩 돕게 한다.

본사는 여주를 자를 방법만 연구하고, 결국 현장점검이라는 이유로 와서 온갖 트집을 잡는다.

스스로 그만두게 하려는 비열한 공작은 계속된다.

견디기 힘든 지경에까지 이르렀어도 참고 견디는 여주는 노동청 고발도 검토한다.

그 사실을 안 본사는 더 강력하고 비열한 방법을 동원한다.

그 와중에 딸들을 키우려 그렇게 성실히 열심히 살아가던 남주가 감전사한다.

본사는 당연히 별일 아닌 듯 대충 처리하려 애쓰지만 보다 못한 여주가 나서서 싸움이 벌어진다.

그 와중에 도서지역의 전기가 나가자 그걸 살리려 여주는 두려움을 떨치고 그 높은 철탑에 오르고, 바다 위의 긴 전선 위를 걷는다. 감전사한 남주의 시신이 전기가 없어 더 썩는걸 막고자.

 

자본의 비열함과 잔인함, 무기력하고 약한 노동자의 모습이 보인다.

노동자들끼리 갈등하고 싸우고 외면하며 스스로 자멸의 길을 가도록 유도하는 사측은 분노유발자다.

끝까지 견디라 응원하지만 그게 또 얼마나 허망하고 말도 안되는 응원인지 우리는 삶을 통해 배웠다. 그래도 응원할 수밖에 없는게 인지상정이지만.

각자가 경쟁상대이며 동료인 노동자들의 갈등구조를 만드는 건 사측 곧 자본이다.

거기서 대개는 패하는게 노동자다.

끝까지 견뎌내 승리를 쟁취한 노동자들의 드문 사례에 그렇게 열광하는 이유다.

그 승리라는 것도 따져보면 부분적인 승리인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더불어 사는 세상이 그리도 이루기 어려운 것이던가.

함께 살자는 외침이 그렇게 의미없는 것이던가.

인간성이 보이는 수 많은 삶의 현장이 떠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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