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탄 화력발전 중단하고, 정의로운 전환 시작하라!
"그렇지 않다. 내가 너희에게 말한다.
너희도 회개하지 않으면, 모두 그렇게 망할 것이다." (누가복음 13장 4~5절)
오늘 우리는 스스로의 죄악 앞에 섭니다. 수많은 이들이 폭염, 가뭄, 기근, 폭우, 홍수, 초강력 태풍, 냉해, 혹한으로 인해 고통받고 있습니다. 때론 삶의 터전을 잃어버리고 기후 난민이 되는 이들도 있습니다. 우리가 평온한 삶을 누리는 동안 심각한 위기를 온몸으로 받아 내며 살아가는 이들이 있습니다. 저 굴뚝에서 뿜어져 나오는 온실가스가 우리의 삶을 풍요롭게 만들어 줄 것인 양 생각했으나 실상은 하늘의 선물을 빼앗고, 우리를 멸망으로 인도하고 있었다는 사실을 깨닫는 데 참으로 오랜 시간이 걸렸습니다. 이 죄악의 소산 앞에서 지나온 우리의 삶을 회개하며 다음과 같이 다짐합니다.
석탄 화력발전 중단, 생명으로 인도하는 좁은 문을 택하겠습니다.
이곳 당진은 대한민국에서도 가장 많은 석탄화력발전소가 존재하는 곳입니다. 이 자리에서 회칠한 무덤과도 같은 우리의 삶을 다시 생각합니다. 겉으론 멀쩡해 보여도 속으로부터 곪고 썩어 있었습니다. 풍요를 위해 미세 먼지를 비롯한 대기오염을 가중시키는 줄 알면서도 곳곳에 석탄 화력발전소를 마구 건설해 왔습니다. 지역 주민들이 당하는 고통도 아랑곳하지 않고, 그 위에서 값싼 전기라는 거짓된 풍요를 누려 왔습니다. 뿐만 아닙니다. 지구 공동체 전체가 멸종을 향해 가는 상황에서도 우리는 이 거짓 풍요를 포기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한국은 현재 13개 부지에 총 61기(3만 540.7MW)의 석탄 화력발전기가 운전 중에 있습니다. 게다가 신서천(한국중부발전), 고성하이 1·2호기(고성그린파워), 강릉안인 1·2호기(강릉에코파워), 삼척 1·2호기(삼척블루파워)로 규모는 7.26GW의 신규 화력발전소 7기가 추가 건설 중에 있습니다. 기후 위기의 심각함을 눈으로 보면서도 여전히 우리는 벼랑 끝을 향해 달리는 바퀴를 좀처럼 멈춰 세우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제는 방향을 전환해야 할 때 입니다. 더이상 거짓된 풍요를 위해 우리의 지구와 이웃들, 그리고 우리 자신을 벼랑 끝으로 내몰아선 안됩니다. 정의와 평화, 그리고 생명을 위한 좁은 길을 선택해야 합니다.
정의로운 전환, 묵은 땅을 갈아엎겠습니다.
석탄 산업은 좌초 산업입니다. 화석연료는 경제성 측면에서도 가치가 없습니다. 이미 변화는 시작되었습니다. 그러나 이 변화가 현장의 노동자들을 실업자로 만들고, 고통스럽게 해서는 안됩니다. 정의로운 전환이 무엇보다 중요하고 절실합니다. 노동자 한 사람도 소외당해서는 안 됩니다. 그간 한국 사회는 거대 기업들의 이윤을 위해 노동자를 외주화하고, 비정규직화 하는 것을 당연하게 여겨 왔습니다. 석탄 화력발전소에도 수많은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존재하고, 수많은 위험에 노출된 채로 노동하고 있습니다. 기후 위기 시대의 전환을 준비할 때 한 사람의 하청 노동자, 비정규직 노동자도 소외되지 않는 정의로운 전환은 그간 어그러진 정의를 바로잡는 일이며, 묵은 땅을 갈아엎는 변화의 시작이 될 것입니다.
준엄한 경고의 말씀이 여기 있습니다. 실로암 망대가 무너져 죽어 간 이들이 죄로 인해 죽었다고 수군거리던 이들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예수께서는 "너희도 회개하지 않으면, 모두 그렇게 망할 것이다!"라고 말씀하십니다. 지금 이 시대에도 우리는 회개하지 않는 자는 누구나 그렇게 망하고 만다는 준엄한 진실을 마주하고 있습니다. 기후 위기는 인류의 죄악이 초래한 재앙이고, 그 속에서 누구도 평안할 수 없다는 사실이 우리에게 그것을 자명하게 보여 주고 있습니다. 그렇기에 우리는 회심과 변화를 이제 시작하려 합니다. 우리의 회심은 우리의 생명을 살리고, 우리 공동의 집인 창조 세계를 보전하고, 우리의 이웃 생명들과 공존하기 위한 실천입니다. 이를 위해 우리는 가동 중인 석탄 화력발전소를 멈춰 세우고, 새롭게 건설 중인 석탄 화력발전소의 건설을 중단시키는 일을 위해 싸울 것입니다. 또한 노동자들이 변화하는 세상에서 정의로운 전환을 통해 자신들의 삶을 지켜 갈 수 있도록 함께할 것입니다.
생명의 하나님 우리와 함께하소서!
2021년 8월 2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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