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장악의 광기…법도, 민의도 처참히 짓밟았다]
MBC 장악에 혈안이 된 윤석열 정권의 미친 폭주다. 국민의 뜻은 또 철저히 외면당했고, 법과 절차는 처참하게 짓밟혔다. 윤석열 대통령은 오늘 오전 기어이 이진숙을 방송통신위원장 자리에 앉혔다. 동시에 극우 성향의 판사 출신 김태규 국민권익위원회 부위원장을 방통위 상임위원으로 임명했다. 그리고 이 둘은 임명장도 받지 않고 바로 방통위로 가 취임식을 하더니 곧장 방통위 전체회의를 열고 방송문화진흥회 이사진을 제멋대로 선임했다. 총책 윤석열, 행동대장 이진숙이 단 몇 시간 만에 밀어붙인 MBC 장악 쿠데타다. 공영방송의 자유와 독립은 다시 침탈당했고, 민주주의와 법치는 완전히 무너졌다.
MBC 장악 쿠데타…불법적 이사 선임 원천 무효다!
일반 상식을 가진 사람이라면 절대 인정할 수 없는 이진숙을 임명한 것 자체만으로도 경악할 일이지만, 윤석열 정권이 오늘 하루 저지른 위법은 상상을 초월한다. 이제는 불법이 일상이 돼버려 무감각해진 것인지, 방통위는 대통령이 추천한 2인만으로 공영방송 이사진을 선임을 밀어붙였다. 명백한 방통위법 위반이다. 이 자체만으로 이번 방문진 이사 선임은 원천 무효다.
이 뿐만이 아니다. 방통위는 이진숙에 대한 기피신청도 철저히 무시했다. 방문진 이사에 지원한 일부 인사는 오늘 오전 이진숙에게 공정한 심의·의결을 기대할 수 없다고 보고, 이진숙에 대한 기피신청서를 방통위에 제출했다. 이진숙이 MBC 재직시절 공정방송을 훼손하고 노조탄압에 앞장섰으며 MBC 민영화를 시도한 장본인이기 때문에, 공영방송 MBC의 관리감독 기구인 방문진 이사 선임을 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었다. 방통위법 14조 3항은 ‘위원에게 심의·의결의 공정을 기대하기 어려운 사정이 있는 경우 당사자는 기피신청을 할 수 있고, 위원회는 의결로 이를 결정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제척 사유가 있는 이진숙이 빠져야 해 남은 1명만으로는 기피신청에 대한 심의·의결 자체가 불가능하지만, 이진숙은 자신에 대한 기피신청을 자신이 각하하는 만행을 저질렀다.
방통위는 또 ‘전체회의 안건은 48시간 전에 상임위원들에게 전달되고 24시간 전에 공개해야 한다’는 운영규칙도 외면했다. 방통위는 긴급한 사유가 있을 때 예외로 가능하다고 주장할 테지만, 아직 기존 이사들의 임기가 2주가량 남아 있는 상황에서 이사 선임을 밀어붙일 긴급한 사유가 도대체 무엇이란 말인가. 특히 방통위는 과거 공영방송 이사 선임 절차에서 진행했던 면접 심사 등도 하지 않았고, 적격성 점검 차원에서 필수적인 지원자의 정당 가입 여부 확인도 완료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오늘 하루 만에 선임을 마무리하고자, 후보자 선정과 이사 선임 안건만 분리해 의결하는 꼼수를 자행했다. 이처럼 온갖 법과 절차 다 위반해가며 밀실에서 졸속으로 방문진 이사 선임을 강행한 것은, 한 시라도 빨리 MBC 장악해 버리겠다는 맹목적인 목적 외에는 설명할 길이 없다.
이성 잃은 윤석열 정권…국민의 심판만이 남았다
위법적이고 졸속적으로 선임한 방문진 이사 면면 역시 하나같이 가관이다. 부적격 순으로 뽑아놨을 법한, 우열을 가리기 힘든 적폐들의 집합이다. 윤길용과 이우용은 김재철 사장 시절 각각 시사교양국장, 라디오본부장으로 국정원의 MBC장악 문건대로 해당 부문을 황폐화시켰던 주역이었다. 윤길용은 시사교양국장 당시 최승호, 한학수 등 PD들을 유배지로 부당전보하고 PD수첩을 무력화시킨 공으로 울산MBC사장, MBC NET 사장까지 맡는 호사를 누렸다. 이우용은 이른바 블랙리스트에 이름을 올린 라디오 진행자를 하차시키고 프로그램을 폐지하고 춘천MBC 사장, MBC C&I 고문까지 맡았다. 검사 출신도 2명이나 방문진 이사진에 이름을 올렸다. 하다하다 이제 방문진까지 검사 출신들이 똬리를 트는 모양새다. 허익범 변호사는 지난 2018년 자유한국당 추천으로 드루킹 사건 특검으로 활동한 바 있고, 임무영 변호사는 지난 2019년 검사 시절, 공개적으로 조국 법무부 장관 임명을 공개적으로 반대했었다. 이 밖에 조선일보 기자 출신인 손정미 TV조선 시청자위원, 신문에 김건희 여사를 옹호하는 기고를 썼던 김동률 서강대 교수 등 편향적이기로는 초록이 동색인 인물들일 가능성이 농후하다.
지난 한 주, 우리는 똑똑히 보았다. 권력을 쫓아 영혼까지 팔아넘긴 한 인간이 얼마나 뻔뻔할 수 있는지. 거짓에 거짓을 더하며 최소한의 도덕적 양심마저 내던진 자가 얼마나 추악한지. 지극히 편협하고 편향된 그들만의 세계에서 허우적대는 사람이 얼마나 저급한지. 인간으로서 기본적인 소양도, 최소한의 상식적 역사인식도 없는 자는 또 얼마나 위험한지. 국민들은 경악했고 분노했다. 일반 국민의 눈에 비친 이진숙은 ‘괴물’ 그 자체였다.
더 근본적 문제는 이런 괴물을 대놓고 광야에 풀어놓은 윤석열 대통령이다. 국민들의 우려와 분노의 목소리는 완전히 무시했다. 공영방송 지배구조를 개선하자는 국민적 요구는 거들떠 볼 생각도 하지 않는다. 윤석열 정권에게 한 나라의 방송·통신 정책과 미래에 대한 고민은 전혀 없다. 방송의 자유와 독립, 공영방송의 존재 이유에 대한 철학도 찾아볼 수 없다. 이동관, 김홍일에 이어, 이제 이진숙을 앞세워 MBC 장악의 정점을 찍겠다는 생각만으로 가득한 비이성적 뇌구조다.
한 때 공정과 상식을 내세웠던 윤석열 정권은 이미 오래 전부터 뿌리째 무너져 내렸다. 민주주의와 법치는 완전히 짓밟혔다. 이제 이 정권에게 바랄 것도, 기대할 것도 없다. 국민의 뜻을 거스른 정권에게 남은 것은 국민의 처절한 심판뿐이다. 그리고 그 심판의 날을 앞당기고 있는 것은 바로 윤석열 정권이다.
2024년 07월 31일
전국언론노동조합 문화방송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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