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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연설, 성명

20251226 4대 종교 공동 입장문-“반성 없는 쿠팡, 김범석 의장은 사과하고, 정부는 김범석 의장을 즉각 수사하라!”

by 길찾기91 2025. 12.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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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 종교 공동 입장문

“반성 없는 쿠팡, 김범석 의장은 사과하고, 정부는 김범석 의장을 즉각 수사하라!”


모든 생명은 천하보다 귀하며, 노동은 인간의 존엄을 실현하는 거룩한 행위입니다. 그러나 오늘 우리는 쿠팡이라는 대한민국 물류의 거대한 장벽 뒤에서 벌어진 참혹한 실상을 마주하며 깊은 슬픔과 분노를 억누를 길이 없습니다.

최근 드러난 쿠팡의 실상은 ‘혁신’이라는 이름 뒤에 가려진 착취와 은폐, 그리고 유착의 결정체였습니다. 고된 노동 끝에 쓰러진 이의 죽음을 두고 “시간제 노동자가 왜 열심히 일하겠냐”며 고인을 모독한 것도 모자라, “기록을 남기지 마라”며 조직적인 은폐를 지시한 김범석 의장의 행태는 인륜을 저버린 처사입니다.

쿠팡은 가해자이면서도 스스로 조사관을 자처하는 기만적인 ‘셀프 조사’를 통해 정보유출의 흔적을 지우려 했습니다. 민관합동조사단의 조사가 끝나기도 전에 "피해는 미미하다"며 정부 조사 결과를 가이드하려는 오만한 발표를 강행했고, 이에 정부가 이례적으로 강력 항의하는 사태까지 벌어졌습니다. 명백한 증거 인멸 정황이 드러났음에도, 쿠팡은 제3자의 검증 없이 이를 직접 수거·분석하며 본인들에게 유리한 결과만 내놓았습니다. 정부는 3,370만 명의 정보가 유출된 것으로 파악하고 있으나, 쿠팡은 자체 조사를 방패 삼아 피해 규모를 3,000건으로 1만 분의 1이나 축소했습니다. 이러한 행태는 진상 규명이 아니라, 조작된 데이터로 사법적 책임을 피하려는 파렴치한 은폐 시도에 불과합니다.

돈으로 진실을 사고, 권력으로 노동자의 죽음을 덮으려 했던 비정함 앞에 우리 종교인들은 묻습니다. 당신들이 쌓아 올린 거대한 기업의 탑은 과연 누구의 처절한 희생과 피눈물 위에서 세워진 것입니까? 밤낮없는 로켓배송의 편리함 뒤에는 '과로사'라는 이름으로 스러져간 노동자들의 고통이 서려 있고, 사고의 책임을 회피하기 위해 급급했던 당신들의 오만함은 유가족의 가슴에 지울 수 없는 대못을 박았습니다. 생명을 수단으로 여기고 이윤만을 절대 선으로 숭배하는 기업의 탐욕은 이미 인내의 한계를 넘어섰습니다. 모든 생명의 존엄을 최우선 가치로 여기는 개신교, 불교, 천주교, 원불교 4대 종교인은 이 시대의 아픔을 외면하지 않고, 쿠팡의 진심 어린 참회와 근본적인 변화를 촉구하며 다음과 같이 엄중히 호소합니다.

하나, 김범석 의장은 '미국인 경영자'라는 가면을 벗고 국민 앞에 나서서 직접 사죄하십시오.

그간 쿠팡은 노동자의 죽음 앞에 '글로벌 기준'을 운운하며 진실을 가려왔습니다. 은폐 지시와 고인 모독, 그리고 퇴직금을 갈취하기 위해 설계된 불법적인 규정은 기업의 존재 이유를 스스로 부정하는 행위입니다. 김 의장은 사퇴 뒤로 숨어 법적 책임을 면하려 하지 말고, 자신이 만든 살인적인 시스템을 결자해지의 자세로 바로잡으십시오. 그것이 인간으로서 할 수 있는 최소한의 도리입니다.

하나, 정부와 수사 당국은 쿠팡의 산재 은폐와 검찰 수사 외압 의혹에 대해 강제 수사에 착수하십시오.

노동자의 생명이 압살당하는 동안 국가 공권력은 무엇을 하고 있었습니까? “빈틈을 보이지 마라”는 쿠팡의 지침이 어떻게 검찰의 ‘뭉개기 수사’와 연결되었는지 명백히 밝혀야 합니다. 수사 정보를 유출하고 압력을 행사한 검찰 내 비호 세력과 쿠팡 관계자들을 즉각 압수수색하여 엄단하십시오. 기업의 범죄를 비호하는 공권력은 국가가 아닌 자본의 하수인일 뿐입니다.

하나, 정부와 국회는 독점적 플랫폼의 반인륜적 경영을 규제할 근본적인 방안을 마련하십시오.

독점적 지위를 이용해 노동자를 기만하고 사법 정의를 흔드는 경영 방식은 우리 사회의 암세포와 같습니다. 다시는 기업이 노동자의 권리를 뺏지 못하도록 ‘퇴직금 리셋 금지법’을 마련하고, 중대재해 발생 시 사측의 개입이 차단된 독립적 조사기구가 진상을 규명할 수 있도록 법적 장치를 즉각 강화하십시오.

우리는 기도합니다. 더 이상 차가운 물류센터 바닥에서 권리를 빼앗긴 채 외롭게 쓰러지는 영혼이 없기를 간절히 소망합니다. 우리 종교인들은 생명의 가치가 이윤의 논리와 권력의 유착에 유린당하는 것을 좌시하지 않을 것입니다. 정부와 기업이 계속해서 진실을 외면한다면, 우리는 전 국민적인 분노를 모아 가장 강력한 연대로 저항할 것입니다.

2025년 12월 26일

대한불교조계종 사회노동위원회
원불교 인권위원회
천주교서울대교구 노동사목위원회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교회와사회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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