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대의 힘으로 현장에 돌아갑니다.
현장에서 연대의 정신을 이어가겠습니다.
엘지트윈타워 청소노동자들이 파업농성 136일만에 다시 현장으로 돌아가게 되었습니다.
공공운수노조 엘지트윈타워분회 조합원 전원은 LG마포빌딩으로 옮겨서 일하기로 4월30일 LG측과 합의하였습니다. 원래 일하던 LG트윈타워로의 고용승계와 원직 복직을 양보한 대신 일정 수준의 노동조건 개선과 노동조합 활동 보장, 해고기간 임금 보전 등을 약속받았습니다.
2020년 12월 처음 해고통보를 받고 나서 노조는 대화로 사태를 해결하고자 노력했으나 용역업체, 원청, 원청의 원청인 (주)LG 등에게 모두 거부당했습니다. 결국 청소노동자들이 최후의 수단인 파업권을 행사하자 LG측은 “불법행위에 대해서는 … 엄중하게 법률적용이 되도록 할 것”이라는 메시지를 전 조합원에게 보내었습니다.
한국 4위의 재벌이 쫓아내기로 맘먹었는데 비정규직 청소노동자들이 어떻게 맞설 수 있겠습니까? 누가 봐도 결과가 뻔해보였던 집단해고 사태가, 4개월여의 투쟁을 거쳐 오늘과 같은 성과를 낼 수 있었던 것은 오로지 연대의 힘 덕분입니다.
트위터에서 시작된 한 끼 연대가 있어서 코로나 상황에서도 청소노동자들이 안전하고 건강하게 끼니를 해결하면서 투쟁할 수 있었습니다. 물과 전기와 음식이 끊겼을 때 자기 일처럼 분노하고 달려와 준 노동자, 시민들의 힘으로 길이 열렸습니다.
천막이 비좁을 정도로 전국 각지에서 보내주신 각종 농성물품과 음식들, 엘지 불매 서명에 참여해준 수만 명의 목소리가 있었기에 청소노동자들의 외로운 목소리가 일파만파로 퍼져나갈 수 있었습니다. 연대해주신 모두에게 감사드립니다. 연대의 힘으로 현장으로 돌아갔음을 잊지 않고 그 연대의 일부가 되겠습니다.
세상에 노동조합을 좋아하는 사용자는 없습니다. 노조를 가입했더니 용역업체 변경을 핑계로 해고하고, 사측이 주도하는 복수노조를 만들어서 교섭권을 박탈하고, 금전으로 매수하거나 불이익 처분을 통해 노조를 탈퇴시키는 일이 비일비재하지만 법제도는 구멍투성이고 정부기관은 외면합니다. 이래서야 비정규노동자들이 어떻게 자신의 권리를 찾을 수 있겠습니까? 노동조합에 가입했다는 이유로 해고되고 장기투쟁을 감내해야 하는 나라에서 노동기본권이 무슨 의미가 있겠습니까?
더 이상 간접고용 청소노동자들이 용역업체가 바뀔 때마다 쓰고 버리는 휴지처럼 취급받지 않기를 바랍니다. 노동조합이 가장 절실한 노동자들이 눈치보지 않고 권리찾기에 나설 수 있기를 바랍니다. 지금까지 투쟁한 것처럼 앞으로 더 열심히 연대하겠습니다.
2021년 4월 30일
공공운수노조 엘지트윈타워분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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