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식농성을 시작하며
김미숙
어제가 용균이 얼굴을 못 본지 2년째 되는 날이었습니다. 중대재해기업처벌법 만들어달라고 농성하느라, 추모제가 열린 태안 용균이 회사에도 못가 봤습니다. 아직도 용균이가 없는 게 믿어지지가 않는데, 벌써 2년이 흘렀습니다.
용균이로인해 만들어진 산안법으로는 계속되는 죽음을 막지 못하고 있습니다. 세상은 변한 게 없습니다. 매일같이 용균이처럼 끼어서 죽고, 태규처럼 떨어져 죽고, 불에 타서 수십 명씩 죽고, 질식해서 죽고, 감전돼서 죽고, 과로로 죽고, 괴롭힘에 시달리다 스스로 목숨을 끊고, 화학약품에 중독돼서 죽습니다. 너무 많이 죽고 있습니다. 제발 그만 좀 죽었으면 좋겠습니다. 보고 있기가 너무 괴롭습니다.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좀 만들어달라고, 정부와 국회가 안전을 책임저서 사람들을 살려달라고 국회에서 7일부터 노숙농성을 했습니다. 국회의원들에게 법 좀 만들어달라고 허리 숙여 간절히 얘기도 했습니다. 그러다가 때로는 들리지 않을 것 같아 소리 높여 답답한 마음을 전달하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아직 논의도 안하고 있다니 너무나 애가 타고 답답해서 어쩔 줄을 모르겠습니다. 그래서 사람들을 살리기 위해 절박한 마음으로 마지막 선택을 했습니다.
저는 평생 밥을 굶어본 적이 없어, 무섭기도 하고 잘 할 수 있을지 걱정입니다. 자신을 갉아먹는 투쟁방법을 다른 사람들이 단식을 하는 것도 따라다니며 뜯어말리고 싶었는데 이제 저 스스로 택합니다. 나의 절박함으로 다른 사람들을 살릴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제가 할 수 있는 최후의 수단입니다. 법이 제대로 만들어질 때까지 피눈물 흘리는 심정으로 단식을 할 겁니다.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재정될 때까지 잘 버텨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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