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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로 세상읽기

“세계가 보고 있다!” 트라이얼 오브 더 시카고 7, 2020

by 길찾기91 2022. 12.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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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가 보고 있다!”

 

영화 <트라이얼 오브 더 시카고 7>(The Trial of the Chicago 7, 2020)에 나오는 중요한 장면이다. ‘1968년 시카고,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평화롭게 시작했던 반전 시위가 경찰 및 주 방위군과 대치하는 폭력 시위로 변하면서 7명의 시위 주동자 시카고 7’이 기소되었던 악명 높은 재판을 다룬 이야기라고 영화 소개에 나온다. 넷플릭스.

 

반전평화를 외치던 시위대에 대한 경찰의 폭력진압에서 비롯된 폭력 상황에 대하여 정권이 바뀌면서 새 정부의 법무부장관이 젊은 검사를 사주하여 조작된 증거 등을 내세우며 기소한다. 악명 높은 판사는 재판 내내 고압적이며 정의롭지 못한 진행을 한다. 요원들을 시위대에 잠입시켜 증거를 수집하고, 거두절미 앞뒤를 다 자른 증거를 내세우는가 하면, 검찰에 일방적으로 유리한 재판 진행 끝에 결국 시위대는 유죄를 받는다. 판사의 선고를 앞둔 이들의 최후 진술에서 재판받는 동안 베트남전에서 사망한 군인들의 이름을 일일이 읽는 것으로 영화는 마무리된다. 영화에 나온 이야기 이후 재심 명령이 내려졌지만 연방검찰이 거부하는 사태까지 일어났다. 마지막엔 자막으로 당시 유죄를 받았던 이들의 인생을 짧게 언급한다.

 

민주주의라는 현재로선 가장 진일보한 제도를 운용하는 방식은 나라마다 다르다. 같은 나라라도 시대에 따라, 정권에 따라 다르게 운용된다. 어느 시기에는 더 없이 정의롭던 검사들도 어느 시기에는 악마로 돌변하기 일쑤다. 애초에 보수적일 수밖에 없는 판사들의 성향도 크게 다르지 않다. 재판은 결국 정치와 분리되지 않는다. 검찰이 기소권을 가지고 몹시도 몹쓸 악행을 하는 한 정의로운 세상은 요원할 수밖에 없다. 선택적 기소로 그들만의 리그를 유리하게 하는 형국에서 정의는 실종된다. 60년대 말의 미국이든 불과 몇 년 전의 브라질이든 현재의 대한민국이든 같은 모습이지만 시민들은 때로 무기력하기만 하다. 민주적 통제가 가능하게 하기 위한 시도가 늘 있지만 결국 어떤 제도든 사람의 문제다. 양식없는 인간들이 나대지 못하게 하는 것은 결국 사회문화라는 의미다. 진영에 관계없이 권한을 이용해 이익을 취하려는 이들이 있는 한 결국 말짱황이다.

 

영화 한 편 보다가 별 생각이 다 들었다. 보수에서 선망하는 미국이라는 나라의 모습도 보이고, 무기력한 시민도 보이고, 같은 진영에서도 강조점이 달라 갈라지는 형국도 보인다. 보는 내내 그저 답답할 뿐, 이런 일은 언제든 재발할 수 있고, 사실 현재도 진행 중이니까.

 

#베트남전쟁 #반전평화 #정치검찰 #부당한재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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