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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민, 1심 최후진술 전문 >
최후 진술을 하도록 하겠습니다. 존경하는 재판장님, 이 사건과 관련해서 고통받은 많은 사람들께 죄송하다는 말씀 드리고 싶습니다. 그리고 제가 누렸던 기회들을 보면서 실망하고 좌절하였던 분들께도 이 자리를 빌어서 사과드리고 시작하도록 하겠습니다.
저는 대부분의 서류가 적법하게 발급해주신 것이고 제가 실제로 참여하였고 활동한 내역들을 담은 것이어서 법적으로 문제가 되리라고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처음에는 억울하기도 했습니다. 저는 고려대학교를 좋은 학점으로 졸업하였고, 부산대 의학전문대학원에는 입학성적우수자로 입학하였습니다.
의전원 초기에는 적성에 맞지 않아 공부하는 데 당황하였지만 이를 악물고 공부해서 졸업을 하였고 의사 시험을 통과해서 의사 면허를 취득하였습니다. 이런 이유로 의사라는 꿈을 이룬 것은 온전히 저의 노력의 결과라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깨달은 바가 있습니다. 부모가 교수가 아닌 학생들의 경우, 저와 같은 인턴십 기회가 쉽지 않았을 것입니다. 특목고 유학반 내지 이와 유사한 기회를 제공받지 않으면 같은 반 안에서 이 사실을 공유하기는 어려웠을 것입니다.
제가 대학교 생활이나 의전원 생활을 할 때 공부에 전념할 수 있었던 것도 어떻게 보면 당연한 것이 아니었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분명 저는 다른 학생들보다 더 좋은 환경에서 걱정할 것 없이 수월하게 공부하였습니다.
저희 가족에 대한 수사가 시작된 이후 고민에 빠져보지 않은 날이 없지만 어머니에 대한 법원 판결을 계기로 더 깊이 생각해 보았습니다. 그리고 제가 원하는 것은 제가 사랑하는 우리나라에서 떳떳하게, 성실하게 그리고 사회에 기여하면서 살아가는 것이라는 걸 깨달았습니다.
그렇기에 이 사건과 관련해 법원에서 이미 판단한 부분은 겸허히 수용하고 어머니가 유죄 판결을 받게 된 서류에 기초해서 제가 이루었던 모든 것에 대해서 제 노력 유무를 떠나서 내려놓기로 결정하였습니다.
주변분들과 변호사님들의 만류가 있었지만 이런 고민 끝에 고려대와 부산대 소송을 취하하였습니다. 의사 면허도 자진 반납하였습니다. 지금의 저는 이제 다른 인생, 다른 진로를 생각하면서 살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저와 저희 가족의 일로 더 이상 우리 사회의 분열은 없었으면 합니다. 그리고 이번 일을 계기로 우리나라가 더욱 더 공정해졌으면 좋겠습니다. 이 말씀을 드리는 것에 대해 이런저런 이야기가 있을 수 있을 것 같아서 많이 고민했지만 꼭 말씀드리고 싶었습니다.
존경하는 재판장님, 제가 어떤 판결을 받게 될지는 모르겠으나 어떤 판결을 받더라도 겸허히 수용하겠습니다. 그리고 이 사회에 어떤 방식으로 제가 기여할 수 있을지 더 깊이 고민하면서 살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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