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시민사회 공동 입장문】
참회조차 할 줄 모르는 희대의 범죄자들에게 사면건의 웬 말인가?
광주시민사회는 결단코 반대한다.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새해 벽두부터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적절한 시기에 두 전직 대통령의 사면을 문재인 대통령에게 건의하겠다.”며 사면 논란에 불을 지폈다. 더불어민주당 내에서는 물론 시민들의 거센 반발과 논란이 일자 ‘국민의 공감대와 당사자의 반성·사과가 중요하다’며 한발 물러섰지만 ‘국민통합을 위한 충정’, ‘대법 판결을 지켜보겠다’ 는 둥 논란의 불씨를 여전히 남겨두고 있다.
‘국민통합’을 이야기하는 이낙연 대표에게 묻는다.
이 대표가 말하는 국민은 누구를 말하는 것인가? 이명박, 박근혜 두 전직 대통령의 구속이 우리 국민들의 손으로, 촛불의 힘으로 이루어진 것을 잊었는가? 입으로는 국민의 뜻을 말하면서 촛불국민의 명령을 거스르는 것이 국민통합인가? 아직도 낡은 정치셈법을 ‘국민통합’이라는 허울좋은 핑계로 가리고 대권행보 용 사면카드 따위로 우리의 자랑스러운 촛불국민들을 들러리 삼을 수 있다고 생각하는가?
애초에 심판과 청산도 끝나지 않은 사안에 대해 사면을 제안한다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이다. 국정농단 세력들의 재판도 채 안 끝났을 뿐만 아니라, 그들의 반성도, 사과도 전혀 없었다. 대법원에서 뇌물과 횡령 등의 혐의로 징역 17년을 선고받은 이명박은 “법치가 무너졌다. 나라의 미래가 걱정된다.”고 분개했는가 하면 박근혜는 작년 4·15 총선을 앞두고 “거대 야당을 중심으로 태극기를 들었던 모두가 하나로 힘을 합쳐주실 것을 호소한다.”며 옥중 정치를 했다. 사죄와 반성은커녕 오히려 적반하장인 그들을 사면할 까닭이 무엇이란 말인가.
하물며 불법 민간인 사찰, 내곡동 사저 사기 사건, 혈세를 퍼부은 자원외교, 4대강 죽이기, 재벌 유착과 온갖 특혜들, 검찰·언론 장악, 국정원·검찰의 각종 정치공작 등 아직도 기소조차 되고 있지 않은 범죄들도 부지기 수다.
정작 이명박·박근혜 정권과 정치검찰, 사법적폐세력에 의한 피해자들의 고통은 회복되지 않았고 최대 피해자인 이석기 의원은 9년째 감옥에 갇혀 있다. 온 국민의 트라우마가 된 세월호 참사는 아직 진상규명이 끝나지도 않았고 책임을 묻지도 못했는데. 희대의 범죄자 이명박·박근혜 사면요청이 가당키나 하단 말인가?
2020년 한해 우리 국민들은 코로나19의 대확산과 그로 인한 일상의 파괴, 심각한 민생의 위기상황에서도 방역지침을 지키며 그 고통을 감내해왔다. 집권여당이 자랑스럽게 내세우는 k-방역 역시 촛불을 가슴에 품었던 우리 국민들의 높은 시민의식과 희생으로 가능했다. 그런데 새해벽두부터 집권여당의 대표가 내놓은 새해 첫 메시지가 국민에 대한 위로와 감사. 희망이 아닌 실망과 분노를 끓게 한단 말인가? 우리는 이낙연 대표가 역사의식을 가지고 시대정신을 알고 있는 대통령 후보로 회자되는지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
집권당의 대표가 진정 국민통합을 바란다면 죄를 짓고도 잘못을 모르는 저들이 아니라 재난상황 속에서 더 절박한 국민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할 것이다. 코로나 19의 극복 뿐만 아니라 그로 인해 더욱 민낯을 드러낸 양극화와 민생문제 해결을 위한 대책을 내 놓아야 한다. 차가운 겨울 길바닥에서 곡기를 끊고 국회와 청와대를 향해 간절하게 울부짖는 그들에게부터 당장 손을 내밀어야 한다.
그 추운 겨울, "나라다운 나라"를 만들기 위해 촛불을 들었던 1000만 국민들의 꿈은 아직도 요원하다. 이낙연 대표는 용서를 구할 생각조차 없는 이명박-박근혜씨의 사면 논의로 정초부터 촛불국민의 실망과 국론분열을 야기할 것이 아니라 ‘나라다운 나라’를 만들고자 하는 포부와 의지를 밝히는 것이 진정한 ‘국민통합’으로 가는 길임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2021. 1. 5
광주진보연대
광주전남여성단체연합
6·15공동선언실천남측위원회광주본부
5·18민주유공자유족회
5·18민주화운동부상자회
5·18구속부상자회
5·18기념재단
광주시민단체협의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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