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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 세상이야기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준비하기 위한 3가지 - 코로나 사피엔스

by 길찾기91 2021. 2.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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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준비하기 위한 3가지

정관용 - 코로나19 이후의 시대, 다시 말해 포스트 코로나 시대, 우리는 무엇을 준비하고, 어떤 것을 더 깊이 생각해봐야 할까요?

김누리 - 제가 강조하고 싶은 세 가지가 있습니다. 첫째, 포스트 코로나 시대는 거대한 인식의 전환, 패러다임 전환 시대가 되어야 합니다. 한국사회를 지배해온 수월성meritocracy 사고는 이제 존엄성dignocracy 사고로 바뀌어야 합니다. 중요한 건 경쟁에서 승리하는 게 아니라 인간의 존엄을 지키는 겁니다.

정관용 - 수월성 사고에서 존엄성 사고로 바뀌어야 한다?

김누리 - 수월성 사고는 실력주의, 그러니까 능력을 평가의 준거로 삼는 것이고요. 존엄성 사고는 말 그대로 모든 인간의 존엄성을 동등하게 보는 관점입니다.

정관용 - 그렇군요. 그럼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위한 두 번째, 세 번째는 뭔가요?

김누리 - 둘째는 한국이 코로나 대응에서 보여준 대응 모델을 사회개혁과 한반도 평화 문제에도 적극 적용해야 한다는 겁니다. 한국의 민주주의적 대응 모델은 중국의 전체주의적 대응 모델, 미국의 자유방임적 대응 모델, 일본의 관료주의적 대응 모델, 그 어느 것보다 더 효율적이고 인간적인 방식임을 확인했습니다. 이런 모델을 사회 개혁과 한반도 문제 해결을 위해 창조적으로 활용해야 합니다.

그리고 셋째는 이겁니다. 재난 자본주의의 위험을 경계해야 합니다. 자본주의는 언제나 사회적, 자연적 재난 상황을 자본지배를 강화하는 절호의 기회로 활용해왔습니다. 최근 한국의 몇몇 재벌과 대기업이 코로나19 사태 속에서 보인 일련의  행태, 기획재정부 관료들이 보인 자본친화적 조치들은 재난자본주의의 악폐가 재현될 가능성을 경고합니다. 분명 우리의 국민적 대응은 훌륭했고 의식도 높았습니다만, 이런 악폐에 대한 자각도 절대 놓쳐선 안 되는 거죠.

주의하고 조심해야 할 것도 있습니다만 우리의 저력이 대단하다는 것, 상황은 희망적이라는 요지에는 변함이 없습니다. 전대미문의 사태를 맞아 힘든 점도 많습니다만, 이번 위기를 계기로 특히 한국은 전환적 사고의 계기를 맞았다는 점, 그만큼 세계관과 사고가 넓고 깊어졌음을 다시 한 번 강조하고 싶습니다.


코로나 사피엔스, 최재천 장하준 최재붕 홍기빈 김누리 김경일 정관용, 인플루엔셜, 2020. 151-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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