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로진의 <전지적 불평등 시점>을 읽고 하는 넋두리
이번 달 쓰리고(걷고읽고먹고) 모임에서 읽은 책 <전지적 불평등 시점>은 여러 다양한 직업을 경험한 작가 명로진의 책이다. 그는 이 책에서 다양한 사회의 이야기를 풀어가며 불평등한 사회의 모습을 보여준다. 그리고 명쾌하게 비판하며 이야기를 전개한다. 하나의 이야기를 가지고 전부를 쓴 것이 아니기에 어디서부터 읽든 관계없다.
이 책은,
일단 잘 읽힌다. 어려운 말도 없고, 그 내용도 무겁지 않다. 그렇다고 해서 내용이 가볍다는 말은 아니다. 어려운 이야기를 그리고 불편한 이야기를 편하게 풀어나갔을 뿐이다.
그리고 시원하다. 내가, 그리고 우리가 생각하는 바와 그리 다르지 않을 내용을 시원하게 일갈한다. 민초의 입장에서 이렇게라도 떠들어야 속이 편한 건 사실이니까 막 공감이 간다.
또한 뭔가 중요한 부분을 정리하며 배우고, 밑줄 쳐가며 읽어야 하는 책은 아니다. 그래도 되지만 전체적으로 공감이 되는 내용일 뿐이다. 전체적으로.
전체적인 입장은 이 사회가 매우 불평등한 사회라는 말이다. 불평등한 세상에서 굳이 주눅 들고 그럴 필요도 없다는 말인가보다. 할 말하고 살며 내 삶에 충실해 보자는 취지가 아닐까 생각했다. 하여간 책은 쉽지만 내용은 생각보다 무거운 내용임만 기억하면 된다.
그건 그렇고 불평등이란 게 뭘까.
불평등은 개인과 개인 사이에서, 또한 사회와 사회 간에 다양한 영역에 걸쳐 일어난다. 일반적인 불평등은 주로 법 앞에서의 불평등을 의미하며 경제적 불평등은 심각한 빈부 격차로 인한 불평등을 가리킨다. 평등이란 개인과 개인 사이, 집단과 집단 사이에 차별이 없는 상태를 의미한다. 평등하다는 개념은 법 앞에서의 평등, 남녀의 평등, 국가 사이의 평등, 인종·종족 간의 평등 등을 그 구체적인 예로 볼 수 있다. 평등은 자유의 관념과 함께 근대 민주주의 사상에서 가장 중심을 이루는 관념의 하나이다. 현대 정치학에서는 자유와 평등은 현대 민주국가에서 가장 중요한 쌍두마차임에도 상호 모순을 일으키고 반발하고 견제하는 반대적인 요소로 여겨진다. 자유를 강조하게 되면 결국 평등이 무너질 수밖에 없으며, 평등을 강조하게 되면 개인의 자유를 침해하게 된다는 것이다. - 다음백과사전
사실 내가 생각하는 정도의 내용은 위에 다 들어가 있다. 문제는 우리의 삶에서 난 어떤 불평등에 놓여 있으며, 혹이라도 다른 이를 불평등하게 대하는 것은 아닌가를 돌아보는 일이다. 내가 당하는 불평등에 대해서는 분노하면서, 내가 가하는 불평등에 대해서는 애써 외면하는 게 사람의 모습이니 그걸 돌아보고 그러지 말자고 말해야 한다는 것이다.
여기까지는 누구나 동의할 부분이다. 명제에 대해 반대하지 않지만 결국에는 명제와 다르게 산다는 게 문제일 뿐이다. 각자 설명하고 말하자면 꽤 길어질 내용이지만 그건 대부분 자신의 입장에서 하는 말일 뿐. 결국 아주 커다란 그림을 보지 못하는 이들의 각각의 변명일 뿐이 아닐까.
결국 세상살이는 스펙트럼으로 해석해야 어느 정도 이해가 가능하다는게 내 생각이다.
매우 명확한 입장과 그에 따른 실천을 확실히 하는 사람부터, 애매모호한 입장으로 대세에 편승하여 살아가는 사람과, 이미 기득권을 가진 이들의 입장인 그게 뭐가 문제냐라는 입장까지 입장은 다양하다. 1에서 100까지의 어느 지점에 위치하고 있는 각자에게 내가 요청하는 바는 다른 게 아니다. 자신이 알거나 경험한 영역에서 조금은 더 노력해서 이해하려 하고 작은 실천부터 해보자는 것 정도. 사람이 갑자기 훌륭해질 리도 없고, 그렇게 될 가능성도 별로 없다는 게 내 생각이다. 그저 조금이라도 더 나아가는 것 정도가 최선이 아닐지. 굳이 말하면 그것도 진보라고 본다. 한 걸음 더 나가는 게 진보의 의미니까.
온갖 위험을 감수하면서까지 더 진보하려는 사람이 아직 덜 진보한 이를 비난하거나 비판해봐야 실익이 없다는 것 정도는 다들 알테니까. 아주 보수적인 사람이 가족이나 친지의 영향으로 조금씩 한걸음을 내딛다가도 어느 때는 두려운 게 사실인데 그걸 무시하기 시작하면 작은 한걸음도 내닫지 못하게 하는 결과를 낳을 뿐이다.
우리 사회가 불평등하다는 사실을 모르는 이는 없다. 우전무죄 무전유죄라는 말이 괜히 나온 게 아니다. 너도 알고 나도 아는 우리 사회의 슬픈 자화상이다. 그렇다고 체념만 하고 있을 것인가. 그건 자신에게 너무 부끄러운 일이 아닐까. 자신이 불평등의 바닥에 놓이게 되었을 때는 분노하여 외치다가 그 상황을 벗어나면 언제 그랬냐는 듯이 잊고 마는 이들 덕분에(?) 불평등은 더욱 고착화 될 뿐이다. 자신이 놓인 어려움이 아닌 경우에도 나서고 참여하고 힘을 보태는 이들이 늘어갈 때 사회는 평등에 가까워질 것이고 한걸음씩 진보하는 세상이 될 것이라는 생각이다.
(이건 독후감도 아니고 뭣도 아닌 넋두리다.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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