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핵 추진의 결정적 순간>
ㅡ 비박계 탄핵 동참 설득시킨 행상책임론의 전말
"형사X행상O" 이제는 "사면X 진상규명O"이 되어야 함
1. 2016년 10월 24일 JTBC의 "최순실 태블릿PC "보도로 "박근혜 •최순실 게이트"가 명명백백하게 드러나자 박근혜 전 대통령은 2016년 11월 2일 김병준을 국무총리로 지명하고 다음날 한광옥을 비서실장으로 임명했습니다. 그러나 대통령의 청와대와 정부 인사 단행에도 불구하고 민심은 이미 돌아섰고 박근혜 대통령의 퇴진을 촉구하는 촛불시민의 목소리는 더욱 커졌습니다.
2. 당시 새누리당은 박근혜 대통령의 책임을 회피하기 위한 꼼수로 '거국중립내각'을 서둘러 제안했습니다. 촛불시민의 퇴진 요구를 덮어버리고 정치권 내부에서 서로 경쟁. 반목하게 하고, 광장의 민심과 이간시키려는 계략이었습니다.
저는 당시 제1야당 대표로서 '거국내각'은 당리당략적인 제안이라 규정하고 단호하게 거부했습니다. 그리고 국정조사와 야당이 요구하는 특별검사에 의한 특검을 강력히 촉구했습니다.
3. 저는 민주당 구성원에게도 청와대가 제안한 거국내각 논쟁과 일절 거리를 두게하고, 11월 14일 퇴진 당론을 결집시키고, 이어 11월 21일 탄핵 추진을 공식당론 결정하였습니다. 그리고 11월 26일 야3당이 탄핵소추안을 작성하였습니다.
결국 국회의 탄핵안 통과를 위해서는 새누리당 내 일부를 탄핵에 동참시킬 수 있느냐가최대 쟁점이 되었습니다.
4. 탄핵발의를 앞두고 11월 30일 이른 아침, 저는 비박계의 지도자인 김무성 전 대표를 만났습니다. 이른바 <행상책임론>으로 조기 탄핵의 근거를 제시하며 설득 했습니다.
엄격한 증거법리로 재판을 하는 형사책임과 달리 탄핵재판은 헌법에 대한 태도책임을 묻는다는 뜻의 '행상책임'인 것이어서 조기에 탄핵결론이 날 수 있다고 했습니다.
김무성 전 대표는 대통령이 4월말 물러나고 6월에 대선을 하자는 청와대의 입장에 기울어 있었으나 저의 행상책임론을 경청하면서 <형사X 행상O>라고 수첩에 메모했습니다.
이때 김 전 대표도 민심을 수용하며 민주적 헌정질서를 복구할 수 있도록 탄핵 이외에는 방법이 없음을 이해했다고 믿습니다.
그 만남이 탄핵추진에 결정적 순간이었다고 생각합니다. 다음날 12월 1일 실제로 새누리당은 "4월 퇴진 6월 대선"을 당론으로 채택했지만 그럼에도 비박계는 탄핵에 찬성 투표를 했기 때문입니다.
5. 최근 김무성 전 대표의 탄핵비화 인터뷰에서, 대통령과 그 비호세력들이 국회 탄핵소추 이후 특검수사와 헌재의 재판 과정을 다 지켜보고도 헌재의 기각을 100% 확신하고, 기각에 반발하는 민심은 총부리로 제압하겠다는 무서운 생각을 하고 실제 계엄령 검토를 지시했다는 것을 밝혔습니다.
이미 김무성 전 대표는 대통령의 자진 하야 약속은 진심이 아닐 수 있고, 그럴 경우 헌정질서가 대혼란에 빠져 국민과 국가가 크게 불행해 질 수 있다는 것을 알았던 것이라 생각합니다.
6. 당시에도 저와 김무성 전 대표의 회동은 "야합"이라는 비난을 많이 받았습니다.
김 전 대표의 메모지에 적힌 '형사X'는 박 대통령에 대한 형사책임을 묻지 않겠다는 것 아니냐는 억측으로 공격을 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정치지도자로서 시대와 역사적 운명 앞에 용기를 낸 만남이었고 역사의 물줄기를 바꾼 결정적 순간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참기 어려운 비난과 흔들기도 있었지만 묵묵히 이겨내고 대통령 탄핵과 헌정질서 회복에 앞장 섰습니다.
국민의힘에서 촛불시민들께서 이뤄낸 탄핵을 부정하거나 설익은 사면론이 더 이상 나오지 않기를 바랍니다. 그럴수록 당시 숨겨진 비화들이 하나씩 둘씩 세상에 나오게 될 것입니다.
<사면 X 진상규명O> 이 되어야 하는 것입니다.
(김기춘은 당시 비서실장에서 물러나 있었는데 무슨 자격으로 계엄령 검토 지시에 함께 있었는지 그를 중심으로 한 7인회가 그 지시의 배후인지, 공모한 자들이 누군지도 밝혀져야 할 것입니다. )
- 추미애 전 법무부장관 페이스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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