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단면역은 달성 가능한가? 질문과 대답
오늘 많은 기자분들에게 받은 질문입니다.
이 질문에 대답하기 위해서는 집단면역에 대한 구체적 설명이 필요합니다. 지난번 글에도 정리되어있지만 다시 한번 대답에 대한 질문으로 글을 구성했습니다.
1. 집단면역이 달성되면 코로나는 없어지나요?
- 아닙니다. 집단면역 수준에 도달한다고 즉시 코로나 19가 사라지지 않습니다. 집단면역 수준에 도달했다는 의미는 특별한 조치를 취하지않아도 확산이 더 일어나지 않음을 말합니다.
- 집단면역의 원리는 기초감염재생산수와 밀접한 관계를 가집니다. 기초감염재생산수는 아무런 사전 면역이나 개입이 없는 상태에서 어떤 감염병 환자 한명이 평균적으로 몇명의 새로운 환자를 만들어내는지 나타내는 값입니다.
- 만약 기초감염재생산수가 3이라면 한명의 환자가 3명의 새로운 환자를 만들어 냅니다. 만약 3명의 새로운 환자 후보자(?)가 있고, 그 중 2명은 이미 면역을 가지고 있다면 한명의 환자는 다시 새로운 한명의 환자가 됩니다. 그리고 감염시킨 사람은 회복됩니다. 즉 감염병에 걸려있는 총 수는 1명으로 일정합니다. 이것을 인구집단 전체로 확장한게 집단면역의 개념입니다.
- 기초감염재생산수가 3이고 우리나라에 매일 1천명의 확진자가 발생하는 상황에서 만약 우리 국민 중 2/3가 면역을 가지고 있다면 정확히 그 순간에서는 계속 확진자가 1천명이 생기게 됩니다. 집단면역 수준에 도달함은 더 이상 확진자가 늘어나지 않음을 의미하지 감염병이 갑자기 줄어든다는 의미가 아닙니다. 여기서 면역 수준이 2/3보다 더 높아지면 높아질 수록 확진자의 수는 더 빠르게 감소하게 됩니다.
2. 그렇다면 코로나 19는 이제 우리와 함께 살아가게 되나요?
- 예 그렇습니다. 집단면역에 도달하더라도, 심지어 거의 100%가까이 백신 접종을 하더라도 코로나바이러스는 쉽게 사라지지 않을 것입니다.
- 먼저 백신 접종율은 100%가 될 수 없습니다. 해외에서 그렇듯 우리나라도 백신 접종을 거부하는 분들이 존재합니다. 그리고 그런분들은 밀접한 사회적 네트워크를 형성하고 있을 수 있고 그 안에서 반복적인 유행이 일어날 가능성이 있습니다.
- 또한 해외에서 유행이 지속될 경우 유입사례가 생길 수 밖에 없고, 그 중 상당수는 백신의 효과를 떨어뜨리는 변이 바이러스일 수 있습니다.
- 다행인 점은 현재 백신이 변이바이러스에 대해서는 백신의 감염예방효과는 감소하지만 중증, 사망 방지효과는 상당히 유지가 되는 듯합니다. 이는 면역의 복잡한 기전때문으로 이제는 이해되고 있습니다. 감염은 될 수 있지만 사망이나 중환자가 되지 않는 상태가 된다면 우리는 더이상 코로나 19를 특별하게 여기지 않을 것이고, 이 상태가 저는 종식이라고 생각합니다.
3. 접종율 70%는 집단면역 수준인가요?
- 아직 모릅니다만 저는 그것보다 더 높은 수준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 기초감염재생산수는 이론적인 값으로 측정이 쉽지 않습니다. SARS-CoV2의 기초감염재생산수는 판데믹 초기 2.5에서 3.5정도로 예상되었지만 작년 여름에는 최대 4 이상에 이를수 있다는 연구들이 나오기도 했고, 심지어 작년말 발견된 영국 발견 변이바이러스의 기초감염재생산수는 더 높아져있습니다. 위에서 설명드렸듯 기초감염재생산수가 4라면 전체 인구중 3/4가 면역을 가져야 더 확진자가 늘어나지 않으며, 5라면 4/5가 면역을 가져야합니다.
- 조금 더 복잡한 문제도 있습니다. 위의 예시는 백신의 효과를 고려하지 않았습니다. 백신의 효과는 100%가 아닙니다. 예를 들어 70% 효과적인 백신은 100%가 접종해야 70%의 집단면역이 형성되며, 90%효과적인 백신은 80%만이 접종해도 70%의 집단면역 수준을 얻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 효과는 실제를 측정하기 매우 어렵습니다.
- 현재 우리가 처해있는 상황을 수치적으로 살펴보면 변이까지 감안한 코로나 19의 기초감염재생산수는 4이상이 될 수 있습니다. 이 경우 우리사회가 필요한 집단면역수준은 최소 75%이상입니다. 90%효과적인 백신을 전국민의 85%가 접종해야지 얻을 수 있는 값입니다. 지금 백신은 16세 미만 청소년, 영유아에게는 승인되어있지 않습니다. 이 인구는 668만명 정도로 전체 인구의 12.9%입니다. 즉 현재 접종 가능한 인구는 87.1%로 90%효과적인 백신을 모두가 접종하더라도 원하는 집단면역 수준에 충분히 도달하지 못할 수 있습니다. 결국 모든 인구가 접종을 해야 집단면역이 가능하기 때문에 미국과 유럽에서는 청소년, 영유아, 임산부에 대한 백신 임상시험이 진행중입니다.
- 우리나라는 더욱 불리한 조건입니다. 대규모 유행 국가는 3차 유행이 도달하기 전에도 지역별로 20%에 가까운 항체양성율을 보였습니다. 즉 최대 수십%의 인구는 백신접종없이 면역을 획득하였다는 의미입니다. 따라서 요구되는 백신접종율이 낮아질 수 있습니다. 반면 우리나라는 성공적인 확산저지로 항체양성율은 1%가 되지 않습니다. 즉 집단면역은 전적으로 백신에 의존해야합니다.
4. 집단면역은 달성가능한가요?
- 특별한 조치가 없이도 확산이 일어나지 않는 상태를 집단면역에 도달한 상태라고 정의한다면 집단면역은 달성가능합니다. 대표적인 예시가 이스라엘, 미국, 영국입니다. 미국과 영국, 이스라엘은 50%에 가까운 접종율과 30%정도의 감염으로 인해 사실상 집단면역수준에 도달한 것으로 보입니다. 위에서 수치적으로 계산한 값을 미국과 영국, 이스라엘은 실제로 보여주고 있는 것입니다. 변이바이러스의 재확산, 백신의 지속기간 등의 불확실성은 있지만 3회차 부스팅과 이후 추가적인 백신 접종을 성공적으로 이어나간다면 충분히 집단면역이라고 부를만한 상태를 유지할 수 있습니다.
- 정재훈 교수 페이스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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