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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 세상이야기

보수와 진보는 뇌부터 다르다고? - 똑똑한 바보들

by 길찾기91 2020. 11.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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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머리대학교의 심리학자 드루 웨스턴 연구팀이 수행했던 연구는 최소 두 가지 면에서 획기적이었다. 첫째, 웨스턴 연구팀은 경선 기간 동안 자신의 견해를 직접적으로 반박하는 정보가 나타났을 때 열성 지지자들이 어떤 현상을 보이는지 연구했다. 당시 2004년은 부시와 케리가 대통령 선거에서 대결했던 때로, 대선은 신봉자들이 가장 감정적이고 편향되기 쉬운 때다. 둘째, 웨스턴 연구팀은 기능성 자기공명영상을 사용하여 이 열성 지지자들의 뇌를 스캔했고 동기화된 추론이 이루어지는 동안 뇌의 어느 부분이 활성화되는지를 발견했다.

 

웨스턴은 이 연구에서 열렬한 민주당 지지자들과 열렬한 공화당 지지자들에게 모순을 제시했다. 한 사람이 어떤 말을 하고 나서 행동은 정반대로 한 사례들이 제시되었다. 월터 크롱카이트처럼 정치적으로 중립적인 모순 사례들도 있었다. 하지만 어떤 사례들은 2004년 대통령 후보들에 관해 주장된 모순들이었다. 예를 들어, 다음과 같은 것들이었는데 이것들은 현실에 상당히 가깝지만 사실은 연구를 위해 꾸며진 내용이었다.

 

조지 W. 부시 : 먼저 켄 레이는 저의 지지자이고 저는 그를 매우 좋아합니다. 저는 몇 년 전에 켄 레이를 알게 되었는데 그는 제 선거캠프에 후하게 기부를 해주었습니다. 제가 대통령이 되면 CEO가 국가를 운영하듯이 정부를 운영할 계획입니다. 켄 레이와 엔론이 바로 그 모델입니다.

모순 : 현재 부시는 켄 레이에 대한 언급을 일절 피하고 있으며 엔론에 대한 질문을 받으면 비판적 태도를 보인다.

 

존 케리 : 1996년 선거 기간에 케리는 <보스턴 글로브> 기자에게 사회보장제도를 재정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의회가 은퇴연령을 높이고 혜택을 시험할 수 있는 수단들을 강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렇게 말했다. "인기가 없는 정책이 될 거라는 것은 알아요. 하지만 이 문제를 해결하는 것은 다음 세대에 대한 우리의 의무입니다."

모순 : 올해 <미트 더 프레스>에 케리는 노인들에게 세금을 부과하거나 노인 혜택을 줄이거나 사회보장 수혜 연령을 높이지 않을 것이라고 약속했다.

 

이런 모순들을 제시하고 나서 실험 대상자들에게 진술과 행동이 서로 일관적이지 않는지 생각해보고 얼마나 일관되지 않다고(혹은 위선적이라고 해도 좋을 것이다) 느끼는지 평가하도록 요구했다. 결과는 예측한 그대로였으며 강력했다. 공화당 지지자들은 케리에게서 위선을 보는 경향이 있었고(그러나 부시에게서는 아니었다) 민주당 지지자들은 반대로 보는 경향이 있었다. 하지만 두 집단 모두 정치적으로 중립적인 인물에게서 위선을 느끼는지에 대해서는 훨씬 더 쉽게 동의했다.

 

이 연구는 자신의 정치적 신념이나 정당을 방어할 때 공화당 지지자들이 대체로 더 편향되어 있을지도 모른다는 증거를 처음으로 제시했다. 두 집단의 대상자들이 모두 자신이 반대하는 후보에게서 더 많은 위선이나 모순을 보기는 했지만, 민주당 지지자들은 자신이 지지하는 후보인 케리에게서도 위선을 보는 경우가 더 많았다. 하지만 공화당 지지자들은 부시에게서 위선을 보는 경우가 그보다 더 적었다. 그래서 연구자들은 다음과 같이 결론을 내렸다. 민주당 지지자들이 케리에 대한 것보다 공화당 지지자들이 부시에 대해서 더 편향된 결론에 이른다는 작지만 의미있는 경향을 보여주었다.

 

이 모든 과정이 진행되는 동안 연구자들은 실험대상자들의 뇌를 스캔했다. 열성 지지자들이 편향된 정치적 추론을 하고 있을 때는 뇌에서 논리적 사고와 관련된 부분을 사용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그들은 감정처리 및 심리적 방어와 관련된 부분을 사용했다. 이 뇌 부분들을 다 열거하면 독자들이 복측 같은 단어들 속에서 허우적거리게 될 것이기에 핵심 결론만 강조하겠다.

 

웨스턴은 실험 대상자들이 자신의 당파적 충동을 활성화시키는 논리적 모순에 마주쳤을 때 감정 지향의 뇌 회로로 보이는 부분이 활성화되는 것을 포착했다. 대상자들은 수학문제를 풀고 있지 않았다. 그들의 머릿속은 주먹으로 가슴을 치는 것과 똑같은 상태를 보이고 있었다.

 

<똑똑한 바보들> 크리스 무니, 동녘사이언스, 2012. 64-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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