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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14년 동안이나 한일국교문제가 타결되지 못하고 끌어온 것은 역대의 정부가 현정부보다 외교적으로 무능해서 그랬던 것도 아니요,
현정부만큼 국민을 설득할 줄 몰라서 그랬던 것도 아니다.
또는 현정부보다 정치적 결단력이 없어서 그랬던 것도 아니다.
근복적으로는 동맥경화증에 걸린 일본지배층의 대한 멸시의식과 패전전의 식민주의를 합리화해 보려는 편협한 심층심리가 한일회담을 14년이나 끌어오게 한 것이다···
그러나 정부는 극히 편당적인 이해관계와 초조감에서 국교정상화라는 이름으로 사실은 한국의 대일종속을 의미하는 난잡한 일련의 문서에다 불이야 불이야 서명해 버렸다.
한국민족으로부터 자주의식과 자존심을 송두리채 거세해 버리면 몰라도, 그렇지 않다면
이 비굴하고도 위험한 협정문으로 우리의 국가적 이익이 옹호되고 한일관계 장차 원만히 가리고는 절대로 기대할 수 없다...
조약 전문의
“역사적 배경을 고려하여 양국의 상호 복지와 공동의 이익을 증진하고 국제평화와 안전을 유지하는 데 있어서”라는 구절은
한일합방조약 전문의
“양국간의 특수하고 친밀한 관계를 돌아보아 상호행복을 증진하며 동양의 평화를 영구히 확보코자 하는 바”라는 구절의 모사판>임을 발견하고 기절할 뻔했다.
(양호민, 사상계, 19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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