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유정 헌법재판관 후보 입장문>
오늘 무죄판결을 받았습니다.
2017년 8월 헌법재판관 후보로 인사청문회에서 불법주식투자 의혹이 제기된 때로부터 4년이 지났습니다. 지극히 당연한 사실을 확인 받는데 이처럼 오랜 시간이 걸릴 줄 몰랐습니다.
변호인이 아닌 피의자와 피고인으로 수사와 재판을 받으며, 수많은 사람들이 수사와 재판 과정에서 얼마나 억울한 일을 겪는가 뼈저리게 느낄 수 있었습니다.
저는 여론 재판과, 선정적인 언론 보도와, 금감원과 검찰의 수사와 기소로 인해 피해를 입은 당사자로서, 앞으로는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변호사로서 제가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해 나가려고 합니다.
지난 4년은 숨을 쉬기 어려울 정도로 치욕적이고 고통스러운 과정이었고, 제 인생이 초토화되어 더 이상 회복될 수 없다는 절망감 속에서 지낸 힘든 시간이었습니다.
두 번 다시 겪고 싶지 않은 경험이지만, 지금 돌이켜보면 그러한 경험이 제가 더 나은 사람이 되는데 도움이 되었기에, 결과적으로 ‘나쁘지 않았다’고 생각합니다.
억울하게 수사와 재판을 받으며 무죄를 다투는 사람들의 마음을 절실하게 느낄 수 있었고, 오랜 역사 속에서 인류가 힘들게 만들어 온 헌법과 형사소송법의 가치와 원칙이 얼마나 중요한지 깨달았으며, 형사 사법 절차가 한 사람의 삶을 송두리째 파괴하고 뒤엎어 버릴 수도 있는, 그렇게 무섭고, 무거운 절차라는 사실을 배웠습니다.
앞으로 더욱 신중하고 겸허한 마음으로 제가 만나는 의뢰인들을 대하겠다고 다짐하게 됩니다.
재판을 받는 당사자이다 보니 변호사로서 활동에 많은 제약이 있었습니다.
앞으로는 그동안 미뤄온 일, 새롭게 준비한 일들도 차근차근 다시 시작해 보려고 합니다.
오랜 시간 동안 저를 믿고 지켜봐 주신 지인들과 친구분들께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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