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세기말 세균이나 바이러스에 대한 지식이 별로 없던 시절에 에드워드 제너는 소 젖을 짜는 일꾼들이 천연두(두창)에 걸리지 않는 것을 발견하고 우두에 걸린 사람 피부의 고름을 가지고 우두법을 개발했다. 우두법을 통해 천연두를 예방한다는 제너를 향해 당시의 지식인들은 우두법을 사용하면 사람이 소가 된다거나 소의 질병에 걸려서 죽을 수도 있다는 등의 비난을 퍼붓기도 했다. 그렇게 시작된 천연두에 대한 예방접종은 드디어는 1980년 천연두의 종식이라는 기념비적인 역사를 만들어 냈다. 지금의 백신(vaccine)이라는 단어도 라틴어로 우두를 뜻하는 ‘vaccinia’에서 온 것이다.
2020년 새해의 시작과 함께 중국에서 들려온 코로나19(COVID-19)의 소식은 인류의 삶의 모습을 송두리채 변화시켰다. 사람과의 자연스런 만남이 부자연스러워지고 마스크를 공공장소에서 쓰지 않으면 벌금을 내는 세상이 됐다. 연휴에 가족들이 함께 모여 식사를 나누고 덕담을 하는 문화가 지금은 금기가 되는 상황이다. 스페인독감의 대처의 역사에서나 들어왔던 사회적 거리두기(Social Distancing)가 온 국민의 삶의 원칙이 되어버렸다.
코로나19와 함께 해 왔던 우리의 삶에 한 줄기 빛으로 다가온 과학의 선물이 있다. 바로 ‘백신’이다. 18세기말 한 과학자의 집념으로 시작된 백신이라는 과학이 지금은 온 인류의 삶을 정상적으로 돌려 놓을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선물로 우리에게 찾아온 것이다.
대개의 감염병에 대한 백신이 만들어지기 위해서는 5~10년의 연구기간이 소요된다. 그런데 1년 만에 접종가능한 백신이 만들어져서 실제로 시행이 되다 보니 많은 분들이 의구심을 가질 수 있다. 무언가 안전성에 대한 증명이나 효과성에 대한 증명을 대충해서 만들어 낸 것이 아닌가라는 의구심.
그렇다면 어떻게 코로나19 백신은 이렇게 빨리 만들어질 수 있었을까? 2002년 사스, 2009년 신종플루, 2015년 에볼라를 거치면서 신종감염병 대응에 있어서 백신 개발의 중요성이 강조됐고 백신의 개발 기간을 단축시켜야 한다는 요구가 거세졌다. 2017년 다보스포럼을 통해 빌 게이츠가 주창해 세계감염병혁신연합(Coalition for Epidemic Preparedness Innovations; CEPI)을 구성했고 신종감염병 대응을 위해 백신의 플랫폼 기술을 적극적으로 후원했다. 플랫폼은 백신 개발에 있어 그릇에 해당하는 것으로 한 가지 감염병에 대해 백신을 개발할 때 플랫폼 형태로 개발해 신종감염병이 유행할 때 새로운 바이러스를 그 플랫폼에 적용시켜 백신의 개발 기간을 단축하는 것이다.
현재 코로나19 백신의 플랫폼은 아스트라제네카·존슨앤존슨(얀센) 등이 활용하고 있는 바이러스벡터백신, 화이자와 모더나가 이용하고 있는 mRNA백신, 노바백스·SK바이오사이언스의 합성단백질 백신 등이 있다. 각각의 플랫폼들은 이미 에볼라나 뎅기열, 일본뇌염, 암 치료 등에서 활용했던 플랫폼으로 이에 대한 안전성 자료는 충분히 검증됐고 이런 안전한 플랫폼을 바탕으로 백신을 개발과정을 진행해 3만~6만 명 사람 대상의 임상연구를 거친 후 출시됐고 백신 접종이 시작된 국가들을 중심으로 2억 명에 가까운 접종이 이뤄지고 있기 때문에 코로나19 백신의 안전성은 충분한 검증이 됐다.
백신별로 예방효과가 62~95%로 차이를 보이지만, 입원이나 중환자로 진행하지 않도록 하는 중증 환자 예방 효과는 모든 백신에서 90~100% 라는 결과를 보이고 있다. 그러므로 지금의 현 상황에서 어떤 백신을 접종하느냐 보다 내가 맞을 수 있는 백신을 제때에 맞는 것이 중요하다.
이상반응과 관련한 문제에 있어서도 화이자나 모더나 백신에서 중증 알레르기의 과거력이 있는 사람에서의 아나필락시스 반응이 10만 명당 2~3명이 발생하는 것 빼고는 중증 이상 반응은 거의 보고되지 않았다. 특히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은 3만 명 이상의 임상연구와 영국에서 150만 명 이상의 접종이 이뤄진 상황에서 중증 이상 반응은 발생하지 않았다.
접종이 순조롭게 이뤄지기 위해 국민들이 백신 접종에 적극적으로 동참해 주기를 부탁드린다. 백신 접종의 효과가 100%가 아니고 무증상 감염까지 다 막아내지는 못하기 때문에 지역사회 유행이 잦아들기 전까지는 계속해서 마스크 착용과 손위생, 사회적 거리두기는 지속되어야 한다는 사실도 잊지 않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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