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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 세상이야기

권력에 대항한 앵커들. 영화 <밤쉘 : 세상을 바꾼 폭탄선언>

by 길찾기91 2020. 7.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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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밤쉘 : 세상을 바꾼 폭탄선언>

 

 

 

 

이 영화는 실제 사건을 모티브로 한 영화다.

영화 내용을 짧게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대선 후보 토론회에서 여성을 비하하고, 성희롱적인 발언을 하는 트럼프와 설전을 벌인 폭스뉴스의 간판 앵커 '메긴 켈리'(샤를리즈 테론)는 트럼프의 계속되는 트위터 공격으로 화재의 중심에 서게 된다. 동료 앵커인 '그레천 칼슨'(니콜 키드먼)은 폭스뉴스의 아침 프로그램인 ‘폭스 앤 프렌즈’의 간판으로 2002년부터 2013년까지 11년에 걸쳐 활약했으나 오후 프로그램으로 밀려난다. 그레천 칼슨은 2016년 7월 직장에서 좌천을 당하며 로저의 성희롱과 여성으로서 받는 부당함에 맞서 폭스뉴스 회장 '로저 에일스'(존 리스고)를 고소한다. 각종 미디어에서 주목하지만 이후의 과정은 험난하다.

그 누구도 감히 맞서기를 두려워하는 언론의 제왕 '로저 에일스'를 상대하는 것은 벅찬 일이다. 에일스는 자신의 언론권력으로 누구든 쓰러뜨릴 준비가 된 인물이다. 틈나는대로 스튜디오에 내려와 앵커들의 치마는 더 짧아야 한다고 소리치는 인물인 로저는 알고 보니 참 많은 여성 앵커들을 성희롱한 인물이다. 하지만 방송계를 떠날 생각을 하지 않고서는 감히 맞서기 어려운 거물.

폭스의 직원들은 밥줄이 걸려있는 상황에서 제 목소리를 내기 힘들었고, 심지어 로저를 두둔하기까지. 결국은 동료 언론인들의 추가 증언을 이끌어 내면서 기어이 로저 에일스를 몰아내는 데 성공한다. 이 일로 그레천 칼슨은 직장 내 성희롱을 비롯한 여성 인권 운동의 얼굴로 떠올랐고, 2017년 타임지 선정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100인’에 선정된다.

 

 

 

 

이 영화는 어디에나 있으나 어디에도 없어야 할 일을 다룬다. 현존 인물인 트럼프를 끌어들이고 그의 영향력의 자장 안에 있는 황색(?) 또는 아주보수(?) 언론인 폭스뉴스를 건드린다. 쉽지 않은 일이다. 게다가 막강 캐스팅이다. 이른바 흥행 영화는 아니지만 의미있는 영화에 출연하고 열연한 이들의 수고에 고마운 마음이다. 주연배우인 샤를리즈 테론은 이 영화의 제작자이기도 하다.

 

언론은 무기가 된지 이미 오래고, 의협심으로 뭉친 기자는 이미 화석화된 옛날 이야기인 현실을 사는 우리에게 이 영화가 시사하는 바가 크다. 감히 언론을 상대로 싸우는 것도 버겁고, 권력에 맞서는 것은 더욱 어렵다. 심지어 그것이 결합된 형태라면 절망적이지 않은가.

 

사건의 중심이 되는 실존 인물 로저 에일스는 폭스뉴스의 공동설립자다. 전략적 인물로 보수층을 결집시키며, 폭스뉴스를 거대 채널로 키운 인물이다. 이 영화에서 다룬 지속적인 성희롱 고소 사건으로 폭스뉴스 회장을 사퇴해야만 했다.

 

폭스뉴스와 관련한 내용을 책에서 조금 인용하면 다음과 같다.

 

PIPA(국제정책태도프로그램)조사에 따르면 폭스뉴스 고정 시청자들의 80퍼센트가 사담 후세인이 알카에다와 연계되어 있고 대량 살상 무기를 보유하고 있다는 잘못된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 이와 대조적으로 미국 공영방송 PBS나 공영라디오방송 NPR의 뉴스를 듣는 미국인들 중에서 그런 잘못된 정보를 알고 있는 비율은 23퍼센트에 불과했다. 또한 세계 여론이 이라크전을 지지한다고 믿는 비율도 PBS의 시청자와 NPR의 청취자들보다 폭스뉴스 시청자들이 더 높았다. 이런 결과들은 흥미롭기는 하지만 미디어가 여론 형성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는 사실을 증명할 뿐이다.
                                                       - <우리는 왜 어리석은 투표를 하는가> 리처드 솅크먼, 인물과사상사. 2015. 59-60

 

잘못된 권력과 잘못된 방향의 의도를 가진 미디어가 결합하면 어떤 결과를 낳는지 훤히 보이지 않는가. 거대 권력 연합과의 싸움은 분명 두려운 일이지만, 그렇다고 손 놓고 있어서는 오늘의 어두움이 미래로 연장된다. 때로는 그 어두운 권력연합을 이용하는 이들도 있는 것이 현실이니 이 역시 두렵다. 의도의 순수성과 사안의 진실성이 제대로 만나는 날들을 고대한다. 잘못된 권력과의 싸움은 이후로도 계속될 수밖에 없다.

 

참고로, 밤쉘의 뜻을 알아보자.

bombshell은 폭탄선언, 몹시 충격적인 일이라는 뜻이며, 한편으로는 아주 매력적인 금발 미녀를 의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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