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책과 세상이야기

Three Go(걷고 읽고 먹고) 시즌1 ep3-2 은유로서의 질병, 누드 크로키

by 길찾기91 2020. 8. 5.
728x90
반응형

 

'걷기'에 이은 다음 프로그램은 '읽기'.

나른한 몸 이끌고 간 곳은 팜아 갤러리카페.

아래층은 카페, 2층은 아뜨리에다.

 

 

이번에 읽을 책은 수전 손택의 <은유로서의 질병>이다.

문제는 내가 이 책을 제대로 읽지 않았다는거다.

잘 읽어지는 책이 있는가 하면 그렇지 않은 책도 있는데 이번이 두번째의 경우다. 취향이 워낙 안맞았다는 핑계를 대는 중이다. 결국 나름 노력한다고 했는데도 지극히 일부만 읽고 참여한 불량 회원이 됐다.

제대로 읽지 않은 상태에서 앞부분에 나온 일부의 내용만 숙지한 상태에서 다른 이들의 이야기에서 배우려는 마음이었지만 읽지 않은걸 금방 들키고 말았다. ㅋ

 

 

글쓴이 수전 손택은 

1933년 1월 28일 뉴욕에서 태어난 수전 손택은 자타가 공인하는 미국 최고의 에세이 작가이자 뛰어난 소설가이며 예술평론가다. 1966년 “해석은 지식인이 예술과 세계에 대해 가하는 복수다”라는 도발적인 문제제기를 담은 평론모음집 『해석에 반대한다』를 내놓아 서구 미학의 전통을 이루던 내용과 형식의 구별, 고급문화와 대중문화의 구별을 재기 발랄하게 비판해 큰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그 뒤로 현재까지 극작가, 영화감독, 연극연출가, 문화비평가, 사회운동가 등으로 끊임없이 변신해 나아가며 새로운 문화의 스타일과 감수성의 도래를 알리는데 주력했던 손택은 오늘날 ‘대중문화의 퍼스트레이디’ ‘새로운 감수성의 사제’ ‘뉴욕 지성계의 여왕’이라는 숱한 별명과 명성을 얻었다.

그렇지만, ‘예술에 온 정신이 팔린 심미가’이자 ‘열렬한 실천가’로 불리기를 더 바랬던 손택은 자신의 바람에 걸맞게 미국 펜클럽 회장(1987~89)을 맡을 당시인 1988년 서울을 방문해 김남주, 이산하 시인 등 구속문인의 석방을 한국 정부에 촉구한 바 있으며, 1993년에는 사라예보 내전에 대한 전 세계인의 관심을 촉구하고자 전쟁 중인 사라예보에서 『고도를 기다리며』를 공연한 바 있다. 최근에는 9.11 미국 무역센터빌딩 폭파 사건에 대한 미국 정부의 태도를 날카롭게 비판해 미국 내에서 격렬한 찬반 논쟁을 불러일으키기도 하는 등, 행동하는 지식인의 면모를 아낌없이 보여주고 있다.

손택의 저서로는 『해석에 반대한다』 이외에도 <전미도서비평가협회상> 비평부문 수상작 『사진에 관하여』(1978)와 <전미도서상> 소설부문 수상작 『미국에서』(2000)를 비롯해 4권의 평론모음집, 6권의 소설, 3권의 에세이, 4편의 영화각본, 1편의 희곡 등이 있으며, 현재 전 세계 26개국의 언어로 번역되어 널리 읽히고 있다.

 

출판사에서 제공하는 이 책에 대한 설명은 

 

은유로서의 질병이 갖는 의의
질병을 신비화하는 모든 언어를 쫓아내려는 수전 손택의 노력은 ‘투명성 Transparency’을 찾으려는 자신의 노력과 맞닿아 있다. 『해석에 반대한다』에서 손택은 예술가들과 비평가들에게 투명성을 요구한 적이 있다. 손택에게 투명성이란 “사물의 반짝임을 그 자체 안에서 경험하는 것, 있는 그대로의 사물을 경험하는 것”을 의미한다. 즉, 예술 자체 그리고 예술에서 유추해낼 수 있는 우리의 실제 경험을 우리가 훨씬 더 실감나게 느낄 수 있도록 해주는 것이 투명성이다. 따라서 투명성이란 무절제와 걷잡을 수 없는 혼잡함, 과잉생산과 비대해질 대로 비대해진 물질적 풍요를 낳은 현대 사회에서 파괴되어버린 인간적 감수성을 회복케 해주는 그 무엇이기도 한 것이다.

이렇듯 예술 작품과 비평에서 투명성을 추구했던 수전 손택은 『사진에 관하여』를 통해 투명성이라는 개념을 좀더 발전시켰다. 손택은 이 책에서 이미지가 우리의 실제 경험이나 현실 세계를 있는 그대로 이해하지 못하도록 가로막는 부작용을 낳았다고 지적한다. “사진의 이미지들은 우리가 직접 체험한 것과 그 체험에서 느낀 감정들을 좀더 추상적인 형태로 만들고, 그런 느낌들을 현실 생활에서 대부분 지각할 수 없게 만든다.” 즉, 이제 투명성은 현실을 추상화해 현실 자체를 이해하지 못하도록 만드는 이미지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요구로 발전된 것이다. 요컨대 『해석에 반대한다』의 투명성이 우리의 잃어버린 감수성과 연관된 개념이라면, 『사진에 관하여』의 투명성은 현실 인식을 가로막는 이미지와 연관된 개념인 것이다.

질병을 둘러싼 은유와 이미지를 쫓아내려는 『은유로서의 질병』은 이처럼 투명성을 찾으려는 노력의 ‘중간 결산’에 해당하는 저작이다. 『은유로서의 질병』이 두 번이나 암을 극복했던 수전 손택 자신의 단순한 투병기가 아닌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손택 자신도 본문에서 언급하고 있듯이, 『은유로서의 질병』은 “극히 논쟁적인 전략을 활용해 돈키호테 마냥 지금의 이 세계, 이 신체에 가해진 ‘해석에 반대하는 것’”을 목적으로 삼고 있는 책이다. 즉, 질병을 앓고 있다는 사실을 “뭔가 추한 것으로 변모시키는 은유의 함정”을 폭로함으로써 질병은 질병일 뿐이며, 질병은 치료해야 할 그 무엇일 뿐이라는 사실을 우리가 직시할 수 있도록 도와주려는 책인 것이다. 이 연장선상에서, 현실 자체를 이해하지 못하도록 가리는 이미지를 걷어치워야 한다는 ‘투명성’의 추구는 그런 이미지를 부추긴 사회를 향한 비판으로 이어진다. 『은유로서의 질병』이 최종적으로 건네주는 선물이 바로 이런 비판 정신이다.

『해석에 반대한다』, 『사진에 관하여』, 『은유로서의 질병』에서 일관되게 투명성이라는 개념을 추구하며 발전시켜온 수전 손택의 노력은 곧 발간될 예정인 『타자의 고통에 관하여』(2003)에서 집대성될 전망이다. 현대 사회에서 이미지가 차지하고 있는 역할을 분석할 것이라고 예고된 이 책의 내용은 은유로서의 질병이 열어놓은 이미지 비판의 결산이 될 것이다.

수전 손택은 자신의 이미지 비판을 둘러싼 세인들의 의혹에 대해 이렇게 말한다. “물론, 사람들은 은유 없이 사고할 수 없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우리가 자제하고 피하려 애써야 할 은유가 없다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물론, 모든 사고는 해석이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해석에 ‘반대한다’는 것이 언제나 옳지 않다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정도다.

그 짧은 책을 그렇게 짧은 기간 안에 그렇게 많은 자료를 섭렵하여 써냈다는 데서 대단하다는 생각을 했다. 아마도 긴 사유의 시간이 있어서 가능했을 것이다. 내겐 없는 그런 능력.

회원들 간의 대화에서 어느 정도 깨달은 바 있으나 정리하기엔 내 능력이 모자라다.

 

모임 때마다 발행하는 우리 회지이자 자료집이다.

 

읽기를 마친 후에는 평소엔 없던 프로그램이 하나 더 있었다. '그리기'다.

같은 장소에서 자리 배치를 바꿔 누드 크로키를 하는 시간을 가진 것이다. 그야말로 얼떨결에 하게 된 누드 크로키.
매우 습한 날씨에 걸은 이후라 나른하고 피곤했기에 아무 생각없이 참여했다. 일정 시간 설명을 듣고 한 포즈 정도 그리는 아주 간단한 일정일 것이라 짐작한 내가 바보였다.


프러페셔널한 모델 분은 90분 동안 무려 열 가지 포즈를 취하고 우린 짧은 시간에 그려야만 했다. 평생 그림하고는 친해본 적이 단 한 번도 없던 내게는 너무 가혹한 상황. 도화지와 연필과 지우개를 주고선 아무 설명도 없이 모델이 등장하며 시작된 누드 크로키. 크로키가 뭔지도 모르는데 심지어 누드라니.
완전 당황스러운 현실. 어떻게 그려야하는지... 이미 상황은 시작됐으니... 대충이라도 그려내야만 하는 난감하고 가혹한 상황에서 서로 눈만 껌뻑거리던 우리는 어느 순간 그리기 시작했다. 어차피 쌩초보라 평가받을 일도 없는걸 뭐.

그렇게 길고도 긴, 그러나 금방 지나간 시간. 결국 뭔가 그려진 도화지들이 남았다. 그야말로 각양각색. ㅋ

마친 이후 주인장 화백은 미리 안내를 하면 거기에 갇힌다나뭐라나 하며 난감했던 내게 설명했지만 설득이 안되더라. 뭐 최소한 설명은 해줬어야지! 하여간 고생(?) 끝에 그림이 남았다. 이런 수준의 그림을 화실에 두고오는건 예의가 아닐듯 하여 집에와서 버리기로 했다. ㅋ

 

728x90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