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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 세상이야기

백신을 맞은 후에도 사회적 거리두기나 마스크 쓰기 등 개인 방역을 철저히 해야 한다 - 책 <백신 거부자들>

by 길찾기91 2021. 7.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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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말 중국 우한에서 등장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SARSCoV-2)에 대한 초기 대응에 실패해 마침내 코로나19는 2020년 3월 11일 세계보건기구에 의해 팬데믹으로 선언되었다. 처음에는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지만 이 글을 쓰는 현재 코로나19로 인해 1억 2800여만 명의 확진자와 280여만 명의 사망자가 발생했다. 이런 질병은 모든 사람에게 공평하게 닥치지 않는다. 평소 감춰져 있던 집단 수용 시설이나 밀집 작업 환경, 그리고 사이비 종교 등 사회의 약한 부분이 드러나고 이를 고리로 해서 전염병이 확산되는 양상을 보인다. 이런 점에서 볼 때 코로나19는 의학적 질병일 뿐만 아니라 사회적 질병이기도 하다.

우리나라 정부는 검사를 통해 전염병 유무를 확인하고, 확진자의 동선을 추적하고, 격리 치료하는 방식을 통해 다른 여러 나라에 비해 방역에 성공을 거두었다. 초기 대응에 실패한 다른 나라에서는 비교적 치명률이 낮은 젊은층에서 자연면역을 유도하고 취약한 노약 계층을 집중 관리하는 방식으로 집단면역을 통해 전염병의 확산을 늦추려는 방식을 취했다. 그러나 무증상 감염에 의해 전염병이 확산되고 재감염 사례가 나타나자 스웨덴을 비롯한 여러 나라는 방역에 실패했음을 자인하기에 이르렀다. 특히 백신 없이 집단면역을 시도했다는 것 자체가 적절한 대응조치 없이 사람들을 위험에 빠뜨린 비윤리적 조치라는 비난을 면하기 어렵다.

코로나19를 종식시키고 일상으로 돌아가기 위해서는 백신을 개발하고 접종하는 것이 반드시 필요하다. 그러나 코로나19를 퇴치하기 위해 백신을 맞아야 한다고 생각하면서도 백신 접종을 꺼리는 사람들이 의외로 많은 것 같다.

백신에 대해 불안감을 갖는 이유에도 일리가 있다. 코로나19 백신이 개발되는 과정과 그 효력이 검증되는 과정에 이전과는 다른 점이 많은 것이 사실이기 때문이다.

이제까지 사용된 코로나19 백신은 독성을 무력화시킨 바이러스를 넣거나(중국의 시노백 백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스파이크 단백질을 만들도록 기존의 감기 바이러스를 유전적으로 변형시킨 것이었다(옥스퍼드 대학과 아스트라제네카의 백신, 소련의 스푸트니크백신), 이에 비해 바이러스의 유전정보를 이용해 인체 내에서 바이러스의 스파이크 단백질 부분을 합성하는 백신은 새로운 방식으로 만들어지는데(화이자/바이오엔테크 백신, 모더나 백신), 이런 백신은 사람들에게 불안감을 안겨줄 수도 있다.

한편으로는 백신 제조 과정에서 안전성 검사를 제대로 거쳤는가에 대해서도 의구심을 갖는 사람들이 있다. 그러나 과정을 10년에서 1년으로 크게 단축시키기는 했지만 기본적인 전임상 검사나 임상검사는 모두 거쳤다. 통상적으로는 실험실에서 먼저 세포와 동물을 대상으로 기본적인 전임상 검사를 거친 다음 소수의 사람을 대상으로 임상1상 시험, 100명 단위의 사람으로 임상2상 시험, 1천 명 단위의 사람으로 임상3상 시험을 실시한 후 규제 당국의 평가를 거쳐사용 허가를 받아 백신을 대량으로 생산한다. 그러나 코로나 19 백신의 경우에는 공적 자금을 대규모로 투입하고 규제 과정을 간소화함으로써 그 기간을 크게 단축했다. 임상1상과 임상2상, 그리고 임상2상과 임상3상 단계를 동시에 실시하고, 규제 당국에서 임상시험결과를 모두 모은 다음 평가하는 방식 대신 실시 중인 임상시험에서 충분한 자료가 확보되면 즉각 평가를 실시하는 롤링 리뷰 방식을택했다. 그리고 임상시험을 하는 동안 위험을 감수하고 대량의 주사량을 생산하는 방식을 택했는데, 이는 공적 자금의 지원으로 가능했다. 또 임시 백신 사용 승인을 주어 사용과 배포에 소요되는 시간도 단축했다.

2021년 1월 '한국리서치' 가 조사한 '백신 접종 인식과 일상생활 회복' 에 대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67%의 사람들이 예방접종을 할 것이라고 응답해 접종하지 않겠다는 응답(24%)보다 높았으나 2020년 7월 (87%)에 비해 접종 의향이 20% 감소했다. 특히 남자에서는 86%에서 71%로 15% 감소했으나, 여자에서는 87%에서 62%로 25%나 감소했다. 또한 고연령층에 비해 20대 이하에서 82%에서 51%로, 30대에서 83%에서 53%로 크게 감소했다.

우리나라에는 조직적인 백신 거부 운동 단체는 없지만 일부 사이비 종교 집단의 비과학적 믿음과 언론의 널뛰기식 보도로 인해 백신접종에 대한 두려움이 조장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어떤 교회는 'QR 코드를 찍으면 그 정보가 중국으로 넘어간다' '백신이 정신과육체를 조종하니 맞지 말라'는 등의 어처구니없는 말을 유포하기도했다. 언론은 초기에는 백신 개발의 조급성과 백신 접종 이후 사망자나 부작용을 집중 조명하며 백신의 안전성에 대해 염려하더니 막상 세계 전역에서 백신 접종 채비를 마치자 우리 정부의 백신 확보가 늦었다고 비판했다. 그리고 또 인구보다 많은 충분한 물량의 백신을 확보하자 이제는 남은 백신을 어떻게 하겠느냐고 비판한다. 언론은 백신과 백신 관련 위험을 과도하게 정치화해 오해를 증폭시키기보다는 바른 정보를 제공하여 팬데믹을 조기에 극복할 수 있도록 힘을 모아야 할 것이다.

백신 접종이 시작되었다고 해서 바로 코로나19가 퇴치되는 것은 아니다. 블룸버그 통신은 집단 구성원의 75%가 백신을 접종해야 집단면역이 생긴다고 가정하고, 현재 백신 접종 속도로 볼 때 전 세계가 코로나19에 대한 집단면역을 형성하려면 7년이 걸린다고 했다. 백신을 맞은 사람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에 저항력을 갖게 되지만 몸속에 들어온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를 퍼트리는 보균자가 될 수도 있다. 따라서 백신을 맞은 후에도 사회적 거리두기나 마스크 쓰기 등 개인 방역을 철저히 해야 한다.

 

<백신 거부자들> 조나단 M. 버만, 이상북스, 2021. 277-281. 번역자 전방욱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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