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해 2월말 퇴직 예정인 한 공립중학교 교장이 윤석열 대통령 이름이 박힌 녹조근정훈장 증서 수령을 거부했다. "사사건건 적반하장의 모습을 보이는 대통령의 이름이 적힌 훈장증을 받는 상황이 부끄럽다"는 이유에서다.
"잘못 뭉개는 모습은 학생들에게도 안 좋은 영향"
충남 A중 길준용(62) 교장은 20일 <오마이뉴스>에 "지난해 말 교육부로부터 녹조근정훈장 공적조서를 올리라는 공문을 받았는데, 공적조서 대신 포기이유서를 보냈다"고 밝혔다. 길 교장은 이 포기이유서에 "훈장을 주는 사람 이름이 두고두고 부담이 될 것 같다"는 글을 적었다고 한다.
올해 수여될 녹조근정훈장증엔 '대통령 윤석열'이란 수여자 이름 밑에 '국무총리 한덕수', '행정안전부 장관 이상민'이란 이름이 병기된다.
길 교장은 "훈장증에 적힐 세 분 모두 하나같이 마음에 내키지 않았다"면서 "특히 윤 대통령의 경우 바이든-날리면 사태, 10.29 용산 참사 대응은 물론 최근 'UAE 적은 이란' 발언 사건까지 솔직하게 잘못을 시인하고 사과하지 않았다"면서 "오히려 자신의 잘못을 뭉개면서 이런 태도를 비판하는 사람들을 공격해서 힘들게 만들고 있지 않느냐"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런 태도야말로 적반하장인데, 학생들에게도 안 좋은 영향을 줄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어 길 교장은 "정직하게 자신의 잘못을 뉘우쳐야 그 잘못이 가벼워지는 것이지, 덮으려고 꼼수를 부리면 일이 더 커지게 되고 더 큰 화로 돌아온다"고 지적했다. 이 말은 길 교장이 학생과 교사들에게도 수없이 강조해온 평소 생활관이며 교육관이기도 하다.
2019년 공모를 통해 A중에 교장으로 부임한 길 교장은 교장이 되어서도 교실에 직접 들어가 교과수업을 줄곧 진행하고 학생 대상 MTB(산악자전거) 스포츠클럽을 직접 만들어 지도교사를 해온 인물로 유명하다. - 오마이뉴스 2023.1.20
- 26일 확인 결과, 올해 2월 퇴직을 앞둔 일부 유초중고 교사·교감·교장은 물론 교육장까지 윤석열 대통령이 주는 훈장을 거부한 것으로 확인됐다. 한 시도교육청 관계자는 "훈장 포기자는 문재인, 박근혜 정부 때도 다 있었지만, 현 정부 들어 더 많아진 것 같다"고 말하기도 했다.
정부는 공직에 근무하다 퇴직하는 근무기간 33년~40년 이상에 해당하는 교육공무원을 4개 등급으로 나눠 옥조근정훈장(5등급), 녹조근정훈장(4등급), 홍조근정훈장(3등급), 황조근정훈장(2등급)을 수여해왔다. 올해 수여될 근정훈장엔 '대통령 윤석열'이란 수여자 이름 밑에 '국무총리 한덕수', '행정안전부 장관 이상민'이란 이름이 병기된다.
앞서, <오마이뉴스>는 지난 1월 20일자 기사 <[단독] "적반하장 대통령 부끄럽다"... 현직 교장, 훈장 거부>(https://omn.kr/22fur)에서 "올해 2월말 퇴직 예정인 한 공립중학교 교장이 윤석열 대통령 이름이 박힌 녹조근정훈장 증서 수령을 거부했다"면서 "'사사건건 적반하장의 모습을 보이는 대통령의 이름이 적힌 훈장증을 받는 상황이 부끄럽다'는 이유에서다"고 보도한 바 있다.
이 보도 뒤 확인해보니, 경기도에 있는 B공립중에서는 교사와 교감 등 모두 2명이 올해 2월말 정년퇴직하는데, 이들 모두 훈장을 거부하기로 했다.
이 중학교 C교감(62)은 "교육청에 내야 하는 훈장 포기서에는 그냥 평범하게 썼지만, 속마음은 지금 교육상황과 나라 돌아가는 상황에 화도 나고 부끄러워서 훈장을 포기한 것"이라면서 "내가 교직 말년에 학생인권과 민주시민교육을 위해 남은 힘을 썼는데, 이런 걸 호시탐탐 후퇴시키려는 정부가 주는 훈장을 받는 것은 나 자신한테 부끄러운 일이라고 생각했다"고 털어놨다.
"교육이 인재 공급처라니...", "정부훈장 받으면, 나 자신에게 부끄러워",
한 시도교육청 소속 지역 교육지원청의 교육장도 훈장을 거부한 것으로 확인됐다.
D교육장(62, 장학관)은 '훈장 포기 이유'에 대해 "훈장 포기서에 적은대로 '내 자신이 공적이 별로 없어 자격이 안 된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면서도 "교육을 산업인재 공급처로 생각하는 윤석열 대통령이 주는 훈장이란 점도 거부 이유가 아니라고 할 수는 없을 것이다. 100년을 내다보는 교육정책이 되어야 하는데 안타깝다"고 말했다. - 오마이뉴스 2023.1.26
- 이런 가운데 전교생이 50여 명에 불과한 충남 서산 부석중학교에서 교장이 직접 학생들의 한자 수업을 맡고 있어 화제다. 주인공은 길준용(61) 교장이다. <굿모닝충청>은 지난 17일 서산 부석중 교장실에서 길 교장을 만났다.
길 교장은 2학년과 3학년 학생을 대상으로 각각 주당 1시간씩 직접 한문을 가르친다. 수업계획 수립과 평가, 성적 산출 등도 직접 맡는다. 사실상 교사 역할을 교장이 하는 셈이다.
학생·교사 수가 적은 것도 원인이지만, 길 교장은 학교 구성원으로 함께 하는 관리자의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한다.
한문이 선택 교과이고 교사가 부족해 없앨 수도 있었다.
하지만 길 교장은 “우리말인 한글을 정확하게 이해하려면 학생들이 한문을 아는 것이 중요하다”며 “교사들의 부담을 줄이기 위해 2년 전부터 수업을 직접 하고 맡고 있다”고 말했다.
학생들 반응은 어땠을까? 길 교장은 “학생들이 노골적으로 한문 수업을 거부하지 않아 다행”이라며 미소를 지었다.
길 교장은 MTB(자전거) 스포츠클럽도 만들어 직접 지도한다. 학생들과 자전거를 타고 부석사 등 지역 역사 유적지를 다니는 것은 힐링 그 자체라고 한다. 건강도 챙기고 향토사 교육도 하고 ‘일석이조’인 셈이다.
사실 길 교장의 이력은 화려하다. 1982년 교직 생활을 시작한 길 교장은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이하 전교조) 결성에 참여했다는 이유로 1989년 해직된 평교사 출신이다.
1994년 복직한 그는 2019년 공모를 통해 2019년 서산 부석중 교장으로 임명됐다.
길 교장은 “교단에서 잠시 떠났던 시기, 학교와 학생의 소중함을 깨달았다”며 “복직 후 10여 년 간 부장 업무를 교사들의 어려움을 몸으로 경험했다”고 말했다
이어 처음부터 교장을 하겠다고 결심한 게 아니라는 점을 전제한 뒤 “입시경쟁에 매몰돼 본기능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했던 교육을 바로잡기 위해선 교장이 돼야겠다고 마음 먹었다”고 강조했다.
2019년 서산 부석중의 교장이 된 그는 학교 혁신을 위해 권위(?)를 내려놨다.
대표적으로 교직원 회의는 반드시 참석한다. 회의에서 결정사항이 교장 결재과정에서 번복되는 폐단을 막겠다는 취지다.
교장 사진을 졸업앨범 전면에 크게 배치하던 관행을 고쳐 교사·학생과 같은 크기로 게재했다.
학교 중앙현관에 교사와 학생들의 신발장을 함께 배치하는 등 학생들의 인권을 존중하는 문화도 만들고 있다.
점심시간에는 급식 배식 역할도 마다하지 않는다. 머리와 복장(교복) 등 학생들의 자율권도 모두 보장한다. 올해는 학교 홍보 영상을 학생들이 직접 만들 게 하는 등 자발적인 학교문화를 만들고 있다.
이뿐만이 아니다. 교장실 책상에는 학생 개개인의 이름과 사진, 집 위치를 알 수 있도록 ‘학생지도’도 설치했다.
민주적인 학교 운영과 소통 등 길 교장의 탈권위 행보에 교사와 학생 모두 웃음꽃이 피어나고 있다.
길 교장의 목표는 학생들이 가고 싶어하는 학교를 만드는 것이다.
그는 “학교라는 공간이 단지 공부를 하는 곳이 아닌 함께 생활하면서 편안하게 놀 수 있는 공간이 됐으면 좋겠다”며 "교사와 학생 모두 즐겁고 희망이 샘솟는 학교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이어 “이를 위해선 교장이 먼저 변해야 한다”며 “권위를 내려놓고 교사·학생과 소통하는 교장이 늘어나길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 굿모닝충청 2021. 9.19
- 해직과 복직이라는 굴곡의 삶은 학교와 학생의 소중함을 가슴 깊이 되새기게 만들었고 학교 혁신에 대한 의지를 다지는 계기가 됐다.
“1987년 안면중학교 근무 당시 대통령 직선제를 요구하는 6월 민주화운동이 전국적으로 전개됐습니다. 그 과정에서 충남지역 30여 명의 교사들과 함께 선언문을 발표하고 교육민주화 운동에 뛰어들었지요. 민주교육추진전국교사협의회와 충남교사협의회에 참여해 촌지 거부, 교육악법 개정, 강제 보충자율학습 폐지, 교육의 정치적 중립 보장 등 교육의 민주화를 위해 힘을 쏟았지만 이런 요구는 받아들여지지 않았습니다. 결국 1989년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을 결성하기에 이르렀고 이로 인해 서산중학교 근무 중 해직돼 교단을 떠나야 했습니다. 아픈 세월이었지만 학교와 학생의 소중함을 다시 한번 깨닫는 시간이기도 했어요. 1994년 고북중학교로 복직한 후에는 부장 업무를 15년간 맡으면서 교사들의 어려움을 몸으로 경험했습니다. 이 모든 것들은 학교 혁신의 밑거름이 됐다고 생각합니다.”
길 교장은 혁신학교 교장이 되면서 가장 자신 있어 하는 민주적인 학교 만들기를 변화의 시발점으로 삼았다. 책상에 앉아서 결재만 하는 권위적인 교장이 아니라 학교구성원으로서 제몫을 다하는 일하는 관리자의 모습으로 바꾸고 소통을 통해 의사 결정을 하는 민주적인 학교를 만드는 게 그의 큰 그림이다.
길 교장은 아침 7시30분 이전에 출근해 교사들과 함께 ‘등교맞이’를 하고 넓은 교정이나 화단의 잡초를 뽑는 잡역부 역할도 마다하지 않는다. 점심시간에는 급식 배식에도 참여해 조리종사원을 보조하고 다른 학교에서는 교감이나 교무부장이 담당하고 있는 공문 분배도 자신이 맡아 교사들의 업무를 덜어준다. - 금강일보 2021.7.1
'정보' 카테고리의 다른 글
각 방송사별 실시간TV 바로보기 - KBS MBC SBS EBS JTBC (0) | 2023.01.27 |
---|---|
안철수 고발, 국민의힘 당대표 출마(예비심사 탈락) '건희사랑' 초대회장, 강신업 변호사 프로필 및 경력 (0) | 2023.01.26 |
윤석열정부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사무처장 임명, 태영호 전 국회의원 프로필 및 경력 (0) | 2023.01.19 |
비례의원직 내려놓고 전주을 지역구로 재도전하려다 불출마 결정, 국민의힘 정운천 국회의원 프로필 및 경력 (0) | 2023.01.19 |
BNK금융지주 회장 취임, 빈대인 전 부산은행장 프로필 및 경력 (0) | 2023.01.19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