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만난 베트남 2 – 9/10(월) 호이안의 하루
아주 늦은 시간에 도착해서 외관도 제대로 보지 못한 채 투숙했던 아카시아 헤리티지 호텔(Acacia Heritage Hotel)에서 푹 자고 일어났더니 아침 안먹고 산지 오래인 나를 끌고 조식하자고 끌고 가는 친구.
나 참. 혼자 보낼 수도 엄꼬하니 착한 내가 따라가야지 뭐.
그 덕에 배는 부르고...
이번 여행의 컨셉은 휴식이라고 그렇게 강조했건만 이 곳에 처음 온 친구는 뭔가를 하잔다. 어쩌겠나 착한 내가 이끌어야지 뭐.
코코넛배(일명 바구니배)를 타기로 하고 긴급 수배 후 카톡으로 예약. 픽업차량이 달려왔다. 타고 꼬불꼬불 투본강가 구석탱이로 가니 배타는 곳이 나온다.
동그랗게 생긴 귀여운 배에 좀 덜 어울리게 아주아주 어르신 노파께서 노를 젓겠다고 오셨다. 좌불안석.
뒤뚱뒤뚱 굽이굽이 흘러 넓었다가 좁았다가 하는 뱃길을 노닌다. 다른 배의 사공께서는 재미난 행동도 하시더만 이 분은 얌전 그 자체. 좌불안석인데 뭘 요구할 수도 엄꼬. 조용히 그리고 조신히 잘 탔다.
심지어 코코넛 가지로 만들어주는 각종 모양도 잘 못 만드신다. 옆 배 사공은 많이 만드시던데. 쩝. 좋은 점은 조용하다는 점. ㅋ
잘 타고오니 배고프다. 노는 어르신이 저었는데 에너지는 내가 썼나...
성향에 맞게 만만한 반미 선택. 일단 배가 불러야 행복하다. ㅋ
뜨거운 낮 시간에라도 휴가 본연의 목적에 충실한 휴식을 위해 에어컨 잘 나오는 호텔로 철수. 여기가 최고다. 예상보다 예쁜 호텔 내외부. 뭔가 약간 클래식하기도 하고 촌스럽기도 한. 이거 내 꽈다.
저녁이 다가오니 또 보채는 친구. 우야겠나. 나가야지. 호이안 구시가지를 거닐며 눈 호강. 어지간히 볼 건 다 봤다. 제일 많이 본 건 사람.
남들 다하는 배타고 소원초 띄우는거 해보겠다는 촌놈을 위해 내가 흥정에 나섰다. 너무 싸게 탄 게 아닌가 싶을 정도로. 나중에 조금 미안. 이 눔은 흥정은 다 내게 맡기고 방관한다. 하긴 이 눔은 처음 말한대로 다 줄 사람이니. ㅋ
뭔가를 빌며 띄워야 하는데 별 생각없이 띄웠다는 게 함정. 하긴 내가 빌어봐야 조국의 통일과 국민의 안녕이니 다 아시겠지 뭐.
호이안은 도자기로 유명한 마을이다. 상품가치가 떨어지는 도자기를 처분하기 위해 베트남 전통놀이 항아리깨기가 시작된 곳이다.
무려 400년전에 호이안에 정착한 일본 상인들에 의해 만들어졌다는 내원교가 유명하다길래 가봤다. 특별한거야 당연히 없겠지만 남들 다 하니 나도. 내원교는 베트남 화폐 2만동짜리에 나온다. 강 건너의 중국인들과 교류하기 위해 만들었단다. 다리 양끝에 개와 원숭이 조각상이 있는데, 다리를 만든 일본인들이 개와 원숭이를 신성시해서라다. 일본 왕들이 가장 많이 태어난해가 원숭이와 개의 해라나뭐라나. 하여간 내원교는 원숭이 해에 건축을 시작해 개의 해에 완공했단다.
온갖 색색의 등이 떠있는 거리를 천천히 걷는 것도 휴식의 일종이라 우겨본다.
많이 걸었으니 길거리 카페로 돌진. 늘 따땄한 아메리카노만 마시는 나지만 여기서 찾기 어려우니 그냥 아이스로 된거 아무거나. 선택의 여지가 없다.
여기서 사진 찍은걸로 프로필 사진 만들었더니 배경이 교도소 벽 같다는 선배의 한 마디. 교도소는 아니지만 오래된 건물의 클래식한 벽이었던 건 맞으니 예리한 것으로 인정.
아차 난 그새 저녁도 먹었다. 뜬금없는 이름이지만 '윤식당'에서.
근데 야밤에 또 배고파지는 신기한 경험.
두 끼로 사는 사람이 무려 네번째 끼니를 챙기는 사태 발생. 호이안에서 치킨을 배달시켰다. 배달의 민족은 어딜가도 배달시킨다. 이 치킨은 다리가 무려 4개였다는거. 기쁜 일. 편안히 자야겠다.
* 이 글은 2018년 9월 9일부터 13일까지 베트남 다낭, 호이안 자유여행을 다녀온 기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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