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만난 베트남 3 – 9/11(화) 호이안에서 다낭으로
왜 일찍 깨는거냐... 나 휴가라고!
게으른 사람이 맘 잡고 쉬려는데 결과적으로는 더 부지런해지는 불상사.
덕분에 아침 잔뜩.
이제 뭘 하지?
어제 늦은 밤엔 비가 조금 왔는데 낮에 오면 오죽 좋아. 나 참.
심심한 데 비치에나 가자는 생각에 택시로 날아간 안방비치. 여기가 안방이라는 말이 아니다. 아시는 분은 아시겠지만.
조용하고 차분한 오전의 안방비치. 좋군.
드문드문 있는 사람들을 피해 완전 한가한 위치의 썬베드에 누웠다. 참 좋다.
10분쯤 지나니 한 분 오셔서 자리요금 달랜다. 드려야지 뭐.
오전 내내 참 느긋한 게으름. 이거 완전 내 취향.
배고픈 게 내 기분을 망친다. 일단 살아보겠다고 비치에서의 휴식을 끝내고 쌀국수집으로.
지난 여행에서 로컬 경험한다고 느무느무 시골까지 가서 길거리 쌀국수 먹다가 된통 고생한 이후 쌀국수는 쳐다보지도 않는데 안먹어본 눔 때문에 굳은 각오를 하고 간 집.
손님은 전부 한국인. 여긴 도대체 어디인거냐.
난 대충 다른걸 간식처럼 먹고 말았다.
이제 슬슬 다낭으로 떠날 시간.
어제 약속했던 기사가 시간맞춰 왔다.
호이안의 짧은 휴식을 뒤로하고 도시인 다낭으로 이동.
1층에 째즈카페가 있다는 이유로 선택한 째즈호텔(Jazz Hotel). 좋다.
내가 음악을 좀 안다는 뜻은 전혀 아니고 때로는 음악에 취하고픈 때가 있다는 정도의 의미.
미케비치가 눈 앞인 아담한 호텔에 자리잡고 일단 낮잠. 짧고 굵게.
이제 땀빼러 나가야한다. 다낭 1도 모르는 친구를 위해.
다낭 북동쪽 10Km 손짜반도 입구의 해발 693m에 있는 사원인 영응사를 향했다. 영혼이 돌아온다는 의미, 영혼의 안식처를 의미한다. 엄청난 크기의 불상인 레이디부다가 지키고 있는 곳이다. 어디나 그렇지만 호국의 의미를 담았단다. 프랑스 일본 미국 중국과 싸워본 일이 있는 베트남인들에게 호국은 너무도 중요한 가치였을 터. 거대한 해수관음상은 보트피플의 상흔을 위로하기 위해서 세운거라고. 보트피플들 가운데 상당수가 물에 빠져 사망하고 그 시신을 처리하던 이들이 죽은 이들의 재물을 훔쳐갔는데 꿈에 자꾸 귀신이 나와 그들을 추모하기위해 세웠단다. 동남아에서 가장 높다. 무려 67m. 30층 높이다. 1층에는 원형 법당이 있고 17층으로 나뉜 각 층마다 법당이 있으며, 21개의 다른 부처상이 있단다. 해수관음상이 왼손에 들고 있는 것은 감로수병이다. 중생들의 고통인 목마름을 해소하는 감로수병으로 자비심을 의미한다.
이번엔 닭성당 또는 핑크성당으로 불리는 다낭대성당이다. 성당 꼭대기에 닭모양의 구조물이 자리잡고 있어서 닭성당, 건물 외벽이 핑크색이라 분홍성당으로 불린단다.
택시로 이동 중인데 차가 엄청 막힌다. 오래 걸려 지나다보니 화재 뒷처리 중이다. 그러니 정체는 불가피했겠지.
문제는 그렇게 힘든 여정을 거쳐 갔는데 출입이 안되는 시간이라는 점. 쩝.
몹시도 안타까운 내 표정을 본 택시기사가 성당관리인을 꼬셔서 들여보내준다. 의리있으시구먼. 들어가보니 미사 중이다. 조용히 해야겠다.
남들 다 가는, 내가 보기엔 한국인이 먹여살리는 한시장도 방문. 남성용 아오자이 하나 장만해보려고 갔는데 천이 영 별로라 육수빼는 재주가 있는 난 포기. 구경만 실컷. 여기 상인들은 한국어 몇마디씩은 다 한다. 그럴만도 하지.
에어컨 안나오는 시장에 사람은 북적이니 온도와 습도 최상. 일단 인근 콩카페 1호점으로 피신. 그 유명한 코코넛 밀크 스무디 마시러.
이 곳 카페들은 내부에도 손님이 들지만 도로쪽을 향해 의자가 배열되어 있어서 서로 사람구경하는 모양새다. 나도 길 가에 앉았다. 매연이야 뭐 어쩔 수 없는거고.
때되면 배고파지는 게 당연한 일이니 이번엔 내 배를 향한 충성. 간만에 씨푸드 선택. 미케비치 바로 앞 거리엔 씨푸드집이 쭈욱 이어져 있다. 인터넷에 후기가 없는 가장 덜 유명해 보이는 가게에 착석. 이것도 내 취향.
새우 1킬로를 두가지 방법으로 요리하게 주문. 쌀알이 날아다니는 볶음밥도. 결과적으로 배가 빵빵. 배를 꺼보겠다고 비치를 한참이나 걸었다. 이른바 해변산책. 그래 놓고 또 먹는 미련함이란.
이번엔 음악에 취해보자.
안팎으로 자리가 있는 째즈카페에 자리잡고 라이브 감상. 실력의 편차가 있는 여러 가수의 음악. 막귀인 내게도 좋은 음악.
이 가수분들 노래하고 나면 스쿠터타고 퇴근한다. 난 오토바이든 스쿠터든 몰아본 일이 없어서 그 느낌을 모르지만 여기서 오토바이는 생활수단이다.
이제 자야지
자는 게 남는거다.
* 이 글은 2018년 9월 9일부터 13일까지 베트남 다낭, 호이안 자유여행을 다녀온 기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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