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만난 베트남 5 – 9/13(목) 여유로운 다낭의 하루
패키지여행 하는 분들이 가는데는 다 둘러보았고... 나름 분주한 며칠을 보냈으니 휴가 본연의 자세로 돌아와 편히 쉬는 날로 결정.
체크 아웃하고나면 심야 뱅기까지 시간이 아주 널럴하다. 그래서 오전에 다시 미케비치 산책. 워낙 긴 곳이라 다 걷지는 못하나 나름 두루두루 경험해보고자. 조금씩 분위기가 다르다.
아침 먹은 후 산책도 했으니 잠시 쉬고 체크아웃. 집 나가면 개고생이라더니 호텔만 벗어나도 덥고 힘들다. 작렬하는 태양을 피하기엔 마사지만한 데가 없다는 판단. 긴급히 두루두루 검색해보니 그리 멀지 않은 곳에 가성비 갑인 곳 발견. 이 더위에 걷는건 나쁜 일이니 택시로 이동.
예약없이 가는 용감무쌍한 우리에게 대박 행운이. 마침 예약자가 마구 지각하는 중이라 빈 자리 발생. 슬쩍 끼어든 우리. 즐겁다. 하하
심지어 악소리 나게 잘한다. 가게마다 다른 수준도 있지만 어떤 마사지사를 만나느냐가 관건. 완전 맘에 든다. 호이안 호텔에서 받은 아로마 마사지는 완전 꽝이었는데. 심지어 여기보다 비싸기까지 했는데. 마무리가 좋았으니 다 좋은걸로 해석하기로 결정.
카페도 같이하는 스파여서 마친 후에는 아메리카노를 즐겁게 마시는 여유. 심지어 이 더위에도 일관성있게 따땄한걸로.
이제 다시 해변으로.
차양 있는 자리로 가면 살만할거라는 기대를 하며. 예상 적중. 전경 좋고 그늘이고 다 좋은데 이 눔만 딴 사람으로 바뀌었으면 을매나 좋았을까를 또 생각했다. ㅋ
한가하고 여유롭고 마음 편한 이 곳이 난 좋다. 언제 또 와보게 될지 아니면 영영 못와보게될지 모르지만. 있는 시간을 즐기자는 마음으로 시원한 음료와 함께 햇빛을 피하며 놀았다.
별 생각없이 편한 시간을 지나다 문득 떠올린 건 내가 점심을 안먹었다는거. 안먹던 아침을 먹었더니 배꼽 시계가 착오를 일으켰는지 소식도 없었다. 오후 4시에 식당을 찾겠다고 나서는 나.
어제 다니며 본 기억이 있는 이모네라는 식당으로 냉큼 달려가서 김치찌개를 주문했는데 완전 짱이다. 지대로 맛이 난다. 보람차다. 입이 촌스러워 여행 중에도 1일1식은 한식이어야 한다고 굳게 주장하는 나를 만족시킨 곳이다. 이 눔은 그 와중에 해물라면을 먹네. 아직 배에 낀게 많은 눔이다. ㅋ
식후엔 어제 들렀던 분위기 이쁜 거리 카페인 Ben에 또 갔다. 마지막 커피니 코코넛 밀크 스무디로. 완전 달달하고 시원하고. 테라스에 자리잡았는데 갑자기 폭우. 이 또한 완전 신나는 상황. 비 떨어지는 모습, 그 와중에 달리는 오토바이, 잔잔한 음악, 달달한 커피의 조화. 괜찮군.
그 와중에 착한 일 하나.
마당에 은은한 조명이 곳곳에 있는데 비가오면서 합선이 되려는지 딱딱 소리가 나며 불꽃도 가끔. 주인장과 직원은 전혀 모른다. 정의의 사도가 나서서 말하려는데 당최 설명이 잘 안된다. 이 분들도 못알아 먹는다. 전기 1도 모르는 분위기. 한베번역기 돌려가며 설명하니 눈이 똥그랗게 변하며 이제야 이해했다는 표정. 해당 부분에 전원 차던하라고 알려주니 그제서야 따른다. 고맙다는 말을 몇 번이나 하던지. 쑥스러웠지만 뿌듯. ㅋ
공항으로 가려고 준비하는데 다시 폭우. 택시를 어떻게 잡으라고. 잠시 더 머물다 나선 길. 택시가 안보인다.라는 생각을 하며 암담해하던 차에 옆 길에서 차 한대가 꺾어져 온다. 반갑다. 택시야^^
발권하려 줄 서고보니 집에간다는 느낌 물씬. 발권하고 수속하러 가서 신발 벗고 소지품 다 꺼내고 진도 나가려는데 허리띠도 풀란다. 우쒸. 결국 바지춤 부여잡고 통과. 내 배가 조금 들어갔는지 바지가 헐렁하다. 만세!
출국장에서 대기하며 남은 베트남 동vnd을 다 소진. 따뜻한 허브차 한 잔과 이 눔 먹을 쌀국수 하나 사고나니 지폐 수는 많은데 다 합쳐봐야 우리돈 3천원 정도 남았다. 이 나라엔 동전이 없어서 편하다는 생각. 외국인 입장에서는.
난 이제 집에 간다.
여행의 목적은 집으로 돌아가는거니까.
* 이 글은 2018년 9월 9일부터 13일까지 베트남 다낭, 호이안 자유여행을 다녀온 기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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