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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고 있나요?
지금까지 인간은 코끼리 10억 마리 무게와 맞먹는 플라스틱을 만들어냈고, 그 대부분이 여전히 지구 여기저기에 놓여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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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라스틱 쓰레기는 이제 어디에나 존재하죠. 공식 자료로 확인된 사실입니다. 1950년대 이후 인간은 83억 톤의 쓰레기를 생산해냈어요. 1950년대라고 하면 까마득한 옛날로 생각될지 모르지만, 과학자들이 추산하는 지구 나이가 47억 년이라는 걸 고려하면 (여기서 5000만년 정도는 더할 수도 뺄 수도 있고요), 플라스틱 등장 이후의 시기는 그야말로 순식간에 불과합니다. 그런데도 플라스틱이 끼치는 피해는 이미 어마어마하죠. 우리는 플라스틱에 파묻혀 죽을 지경입니다. 지구 위 플라스틱의 총 무게는 지구에서 살아가는 모든 포유류 동물 총무게의 두 배에 달합니다.
그런데 플라스틱은 단 9%만이 재활용됩니다. 80% 정도는 다양한 형태로 우리 곁에 남는데, 엄청난 양이 바닷속에 존재한다는 사실이 최근 몇 년 동안 밝혀졌지요. 과학자들은 최근 플라스틱 쓰레기가 강에서 바다로 흘러 들어간 후, 대양 해류와 환류(욕조 물이 빠질 때 보이는 것과 같은 거대한 소용돌이)를 타고 영원히 떠돈다는 사실을 추적해냈습니다. 바람과 파도와 햇빛의 영향을 받은 플라스틱은 점점 더 잘게 부서집니다. 그리고 바다 생명체가 플라스틱 조각을 먹이로 오인해 삼키면서 치명적인 피해를 입어요. 또 폭풍이 불면 플라스틱 조각은 육지로 밀려 들어옵니다. 이 모든 과정이 무한 반복되지요.
몇 년 전 저는 케냐 해안 와타무의 거북보호구(바다 거북 일곱 종 중 다섯 종의 터전이지요)에 가서 거대한 푸른바다거북을 바다로 돌려보내는 일을 도왔습니다. 플라스틱을 삼킨 거북이 고통스러운 모습으로 어부들에게 발견되어 와타무 거북병원으로 옮겨졌고 수술을 받아 건강해졌거든요. 하지만 그 거북을 바다로 돌려보내면서 저는 파도에 떠밀려오는 플라스틱 쓰레기를 보고 말았습니다. 거북이 파도를 헤치고 바다로 들어가는 와중에 하얀 물거품과 함께 슬리퍼며 비닐봉지도 쓸려 다니고 있었죠. 거북이 다시 플라스틱을 삼키기까지 얼마나 시간이 걸릴지, 다음번에도 이번처럼 운이 좋을지, 알 수 없는 일입니다.
일상에서 플라스틱 제품을 일회용으로 사용하는 풍조는 참으로 안타깝기 그지없습니다. 플라스틱은 사라지지 않기 때문입니다. '이 물병 · 기저귀 · 쇼핑백 · 빨대 · 휘젓개 · 카톤팩 · 포장지를 내버려야지'하고 생각할 때 우리는 자신을 속이는 셈입니다. 사실 그건 내버리는게 아니니까요. 플라스틱이 분해되려면 수백 년이 걸리고 그 과정에서 작은 조각으로 나뉜다는 사실은 정설입니다. 야생 동물이 이 조각을 삼키면 병에 걸리고 죽기도 하고요. 플라스틱 조각은 질병을 유발하고 유독 화학물질을 운반하는데, 인간의 혈액에서도 가소제와 같은) 화학물질이 발견되는 실정입니다. 이것이 어떤 영향을 미칠지 우리는 아직 알지 못하죠. 미래 세대 (미래 세대에게도 지구가 살아갈 만한 행성으로 유지될 만큼 운이 좋다면 말이죠)는 오늘의 현실을 어떻게 받아들일까 궁금할 뿐입니다. 이토록 엄청난 양의 플라스틱이 지구를 오염시키고 이미 코끼리 10억 마리 무게와 맞먹을 만큼 쌓였는데도 계속 생산하다니, 우리는 행성을 전혀 사랑하지 않은 게 틀림없다 결론 내릴지도 모르겠네요.
플라스틱은 지금도 계속 늘어나고 있습니다. 증가 속도가 전혀 줄지 않았죠. 거대한 쓰레기 산에 계속 쓰레기를 보태면서, 우리는 이를 그저 태워버리는 것으로 해결하려 들고 있습니다. 하지만 원유로 만든 플라스틱을 태우면 탄소가 배출되고, 대기 중의 온실가스는 한층 많아집니다. 오염 처리 시설도 없이 노천에서 소각하면, 지역 주인 모두가 유독한 연기를 흡입하게 되고요.
합성 물질인 플라스틱은 현재 세계 시장에 유통되는 35만 종의 합성 화학물질과 함께 '신규 물질' 범주에 들어갑니다. 최근 과학자들은 온실가스 배출과 더불어 이 범주가 위험 수위를 넘어섰다고 결론지었습니다. 지구 행성 체계가 처리하기에는 너무 많은 양이 생산된다는 뜻이죠. 한 과학자는 "플라스틱은 화석연료로 인한 기후변화, 사용에 따른 토양과 수질의 오염, 그 외에도 외래 유입종의 확산과 물리적 변화, 유전자의 항생제 저항, 병원성 미생물의 해양 유입 등 광범위하게 영향을 미친다”라고 말합니다. 지구 입장에서는 재앙이나 다름없지요. 자동차 차체를 가볍게 만들어 연료 사용을 줄이는 ‘좋은’ 플라스틱의 영향력 따위는 훨씬 뛰어넘을 정도의 해악인 셈입니다.
<지구생활자를 위한 시시콜콜 100개의 퀘스트> 루시 시글, 지상의책, 2023, 138-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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