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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레기 시멘트, 이렇게 만든다
우리는 오늘 쓰레기 시멘트로 지은 집에 산다. 쓰레기 시멘트 만드는 과정을 살펴보자. 한국시멘트협회가 작성한 <시멘트 산업 공정 특성과 순환자원 재활용>이란 자료에 쓰레기 시멘트 제조 과정이 나온다.
석회석에 점토와 철광석, 규석을 섞고 유연탄을 연료 삼아 1450℃로 태우면 클링커가 된다. 이 클링커에 석고를 넣고 분쇄한게 시멘트다. 클링커만 분쇄하면 금방 굳어 공사 현장에서 쓸 수 없기에, 응결 지연제로 석고를 첨가하는 것이다.
지금도 시멘트 만드는 과정은 변함이 없으나, 석회석을 뺀 나머지 재료를 쓰레기로 대체한다. <시멘트 산업 공정 특성과 순환 자원 재활용>에서 보듯, '원료 대체'라는 이름으로 점토와 철광석, 규석 대신 하수 슬러지와 공정 오니, 석탄재, 소각한 재, 철 슬래그 등 비가연성 폐기물을 사용한다. 또 '연료 대체'라는 이름으로 유연탄 대신 폐타이어, 폐고무, 폐합성수지, 폐플라스틱, 폐유, 폐목재 등 온갖 가연성 폐기물을 사용한다. 이렇게 각종 쓰레기를 재활용이라는 명목으로 시멘트 제조에 투입해 시멘트의 유해성이 높아진다.
이게 전부가 아니다. '첨가제 대체'라는 이름으로 석고 대신 각종 폐기물을 응결 지연제로 사용한다. 발전소에서 나오는 탈황석고, 인산비료를 만들고 생긴 라돈이 함유된 인산석고, 자동차와 항공기의 폐부동액과 대형 건물의 폐냉매도 응결 지연제로 사용한다. 첨가제는 소성로를 거쳐서 나온 클링커를 분쇄하는 과정에 사용하기에 폐기물의 유해성이 시멘트에 그대로 남는다.
2007년 2월 25일 쌍용C&E 영월공장 인근 하천이 초록으로 물든 사건이 발생했다. 전국에서 쌍용C&E 공장에 가져온 폐부동액이 하천으로 유출된 것이다. 한국시멘트협회는 1450℃ 소성로에서 악취와 유해 물질이 완전 분해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각종 쓰레기로 만들어 발암물질과 인체 유해 중금속 범벅이 된 시멘트다. 2022년 9월 4일 KBS-1TV에서 <시사멘터리 추적-발암물질 범벅 시멘트, 폐기물 관리 '구멍'>을 방송했다.
쓰레기 시멘트 탄생의 비밀
우리 아이들에게 고통을 주는 쓰레기 시멘트는 왜 생겼을까? 환경부와 시멘트 업계는 쓰레기 시멘트를 '자원 재활용'이라고 주장한다. 아니다. 환경부와 시멘트 업계가 필요와 이익을 위해 만든 재앙일 뿐이다. 2007년 8월 25일 방송한 MBC-TV <뉴스후-‘중금속 시멘트'의 습격 그 후〉에서 환경부 산업폐기물과 김용진 과장은 쓰레기 시멘트의 비밀을 다음과 같이 고백했다.
정부에서 폐기물 처리의 어려움, 양회협회의 연료 확보의 어려움, 에너지 확보의 어려움, 이런 것들이 양쪽의 의사가 합해져서 이루어졌다 이렇게 보시면 됩니다.
환경부는 산적한 쓰레기를 처리해야 했고, 시멘트 업계는 쓰레기 처리 비용을 받아 부도 위기를 모면해야 했다. 이 둘의 필요에 따라 쓰레기 시멘트가 생겼다. 이후 환경부가 국민을 속이기 위한 포장 용어로 '자원 재활용'을 붙였다. 그래서 쓰레기 사용 기준이나 시멘트 안전기준 하나 없이 시멘트 공장에 쓰레기 시멘트 제조를 허가했다.
<당신의 집은 안녕하십니까?> 최병성, 황소걸음, 2023, 118-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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