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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 세상이야기

환경부 특혜가 환경오염 주범이다 - 당신의 집은 안녕하십니까?, 최병성, 황소걸음, 2023

by 길찾기91 2023. 4.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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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부 특혜가 환경오염 주범이다

 

시원한 파도가 연신 밀려오는 동해, 여름이면 더위를 피하려는 사람들이 강원도의 산과 바다와 계곡을 찾는다. 개발이 될 된 강원도를 대한민국 최고의 청정 도시로 생각하기 때문이다. 이 생각은 틀렸다. 환경부 공식 통계상 강원도는 대한민국 환경오염 2위다.

 

2022년 6월 8일 환경부가 발표한 <시도별·업종별 환경오염 물질 배출량〉에 따르면, 충청남도(3만 4200t/yr)에 이어 강원도(3만4066t/yr)가 2위를 차지했다. 화력발전소가 많은 충남에 근소한 차이로 강원도가 환경오염 도시 1위를 빼앗긴 것이다. 환경부는 강원도가 전국 1위 환경오염 도시라는 또 다른 통계를 제시했다. 대기오염 배출 항목 중에 먼지 + 황산화물 + 질소산화물만 계산하면 강원도(3만 4018t/yr)가 충남(3만 3901t/yr)을 제치고 대한민국 1위 환경오염 도시가 된다.

 

강원도에 아무리 다녀도 울산, 여수, 인천처럼 공장이 밀집한 대단위 산업 단지를 만나기 어렵다. 공장도 별로 없는 강원도가 왜 대한민국 최고의 환경오염 도시가 됐을까?

 

강원도를 환경오염 도시로 만든 주범은 시멘트 공장이다. 동해시에 쌍용C&E 동해공장, 삼척시에 (주)삼표시멘트, 강릉시에 한라시멘트(주), 영월군에 쌍용C&E 영월공장과 한일현대시멘트(주)가 있다. 시멘트 공장 5개가 강원도를 대한민국 최고 환경오염도시로 만들었다. 환경부가 공개한 <시도별·업종별 환경오염 물질 배출량>에 따르면, 강원도의 전체 환경오염 물질 배출량 가운데 화력발전소와 제철소는 각 13.96%, 0.05%에 불과하다. 시멘트 공장이 무려 85.7%를 배출하고 있다.

 

환경부 보도 자료에 따르면, 환경오염 물질 배출 도시 4위는 충북이다. 화력발전소는 대부분 충남에 있고 충북엔 산업 시설이 별로 없는데 4위인 이유 역시 시멘트 공장 때문이다. 놀랍게도 시멘트 공장이 충북 환경오염 물질 배출량 94.6%를 차지한다. 충북은 단양군에 성신양회(주), 한일시멘트(주), 한일현대시멘트(주)와 제천시에 아세아시멘트(주)가 있다. 몇 개 되지 않는 시멘트 공장이 강원도의 85.7%, 충북의 94.6%에 이르는 환경오염 물질을 뿜어내고 있다. 이는 시멘트 공장이 심각한 환경오염 물질 배출 시설임을 의미한다.

 

시멘트 공장을 위한 환경부 특혜

 

강원도가 대한민국 최고 환경오염 도시가 된 것은 시멘트 공장 때문이다. 그러나 환경오염 주범은 따로 있다. 시멘트 공장이 환경오염 물질을 펑펑 뿜어내도록 각종 특혜를 준 환경부다. 정부는 2017년 환경오염 시설 관리 강화를 목적으로 '환경오염 시설의 통합 관리에 관한 법률'을 제정하고, 화력발전소와 철강, 석유화학, 폐기물 소각장 등 98개 업종을 포함했다. 그러나 국내 환경오염 물질 배출 2위 시멘트 제조업은 통합 관리 대상에서 제외했다.

 

환경영향평가법에 1일 100t 이상 폐기물 처리 시설은 환경 영향 평가 대상으로 규정한다. 시멘트 공장은 연간 1000만 t이 넘는 폐기물을 시멘트 제조에 사용하고, 사용량도 급증하고 있다. 그러나 환경부는 시멘트 제조업을 환경 영향 평가 대상에서 제외했다.

 

시멘트 공장을 위한 환경부의 눈물겨운 특혜는 또 있다. 만성 기관지염과 폐렴 발병 원인이 되는 질소산화물의 배출 기준이다. 유리 제조업은 180ppm, 철강 170ppm, 폐기물 소각 시설은 50ppm인데, 시멘트 제조업은 무려 270ppm이다. 시멘트 공장이 질소산화물을 펑펑 뿜어내게 해, 국민을 미세먼지 관련 질병으로 몰아간 주범은 환경부다.

 

정부는 국내 초미세먼지 저감을 위해 '대기관리권역의 대기환경개선에 관한 특별법'을 제정하고 연간 질소산화물 4t, 황산화물 4t, 먼지 2t을 배출하는 27개 배출 시설을 관리 대상으로 지정했다. 환경부 통계에 따르면, 2021년 시멘트 공장의 질소산화물 배출량은 무려 4만 9192t으로 화력발전소(4만 4813t)를 제치고 1위를 차지했다. 그런데 질소산화물을 펑펑 뿜어내는 시멘트 공장이 몰려 있는 강원도는 대기관리권역의 대기환경개선에 관한 특별법 관리 대상에서 제외했다. 환경부의 이런 특혜 덕분에 강원도의 환경은 최악이 된 것이다.

 

<당신의 집은 안녕하십니까?> 최병성, 황소걸음, 2023, 386-3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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