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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 세상이야기

6℃ 상승하면 인류세 대멸종 - 마크 라이너스, 6도의 멸종

by 길찾기91 2021. 1.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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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도의 멸종 요약

 

저널리스트이자 환경 운동가인 마크 라이너스는 지구온난화의 최전선 현장을 추적하고 각종 매체에 현장 소식을 알리는 일에 적극적인 사람이다. 그가 쓴 <6도의 멸망>이라는 책은 두렵고 떨리게 만드는 힘이 있다. 글을 잘 써서이기도 하고, 당면한 현실을 잘 보여주기 때문이기도 하다. 라이너스는 과학자들이 미래의 지구온난화가 어떤 영향을 미칠지를 이미 수백 가지나 예측해놓았지만, 그 연구 성과가 전문 학술지에만 소개된 뒤 사장된다는 점을 안타까워했다. 그래서 본인이 직접 나서 온갖 자료를 취합하고 정리하여 책을 펴냈다. 그는 학술 정보를 쉽게 이해되도록 책의 구성 방식을 독특하게 했는데 온도별 위험 정도를 나타내는 것이었다. 1도 상승부터 6도 상승까지의 내용을 정리하여 제시함으로 세계인을 놀라게도, 두렵게도 만들었다. 세부적인 부분을 살펴 보자.

 

1상승 - 산과 들에서 재앙이 시작되다

미국 서부에 가뭄이 닥치고, 장기간 지속될 가뭄으로 기름진 농토 밑에 잠자던 모래층이 드러난다. 지하수를 활용하여 위기를 극복해보려 하지만, 이미 상당수의 지하수층이 농업용수 공급으로 고갈된 상태이다. 농부들은 농토와 거주지를 잃고, 식료품 가격은 폭등하고 곧 다른 나라들로 번진다. 반면 미국 남부와 동부에서는 계절풍 몬순 때문에 강수량이 늘어난다. 킬리만자로와 알프스 같은 높은 산들의 만년빙이 사라지고, 얼어붙은 흙과 바위가 녹으면서 산사태가 일어난다. 숲의 기온이 상승하고 강수량이 줄면서 화재로 사라지기 시작하고, 이로 인해 산 아래에 있는 마을 사람들과 평원의 동물들은 타격을 받는다. 북아프리카는 몬순으로 비가 많아지지만 지구 전체의 기온이 오르는 상황에서 이는 일시적인 현상이다. 작은 양서류와 설치류들은 가뭄과 고온에 적응하지 못하고, 다른 곳으로 이주하는 데도 실패하여 멸종한다. 고산우림지대도 절반으로 줄어들면서 수많은 희귀동식물들의 서식지가 사라진다. 하지만 이는 지구가 곧 잃게 될 생물다양성의 한 예에 불과하다.

 

2상승 - 한쪽은 목이 말라 죽고, 다른 쪽은 물에 빠져 죽고

지구온난화로 인해 비를 동반한 여름 몬순이 북쪽으로 이동하는 데 더 오랜 시간이 걸리면서 중국 북부와 남부에 각각 대가뭄과 대홍수가 닥친다. 이로 인해 중국의 농업은 타격을 받는다. 중국 정부는 남부의 양쯔 강에서 수백만 톤의 물을 끌어다 북부의 도시들에 공급하는 계획을 세운다. 이런 대가뭄과 물부족, 대홍수 및 식량난은 중국인들만 겪을 일이 아니다.

지구상에서 가장 큰 생물서식지인 바다의 환경도 변한다. 지구온난화의 주범인 이산화탄소의 절반이 바다에 흡수되기 때문이다. 이는 화학적으로 약알칼리성을 띠는 바닷물을 산성으로 변화시키며, 이로 인해 석회질로 된 껍질을 갖는 생물들, 특히 식물성 플랑크톤이 살 수 없게 된다. 이렇게 1차 생산자의 생존이 불가능해지고 해양화학적 환경도 변화하면서 수많은 어패류들도 전멸한다. 이미 수온 상승으로 백화현상을 일으키며 죽어가는 산호 또한 산성화된 바닷물에 침식된다. 서늘하던 중위도권 지역마저 혹독한 열파로 여름에는 이상고열이나 열사병으로 인한 사망률이 증가한다. 바다에 면한 도시들은 해수면 상승으로 서서히 가라앉는다.

 

3상승 - 지구온난화가 자가 발전하다

지구온난화가 심화되면서 온실가스 양이 증가하고, 그로 인해 온난화가 더욱 심화되는 악순환이 시작된다. 이로써 지구온난화는 나름의 추진력을 얻게 되는데, 그 시발점은 아마존 우림지대가 거의 붕괴되는 시점일 것이다. 아마존 우림지대는 이미 소를 방목하고 콩을 재배하기 위한 불법 개간과 벌목 때문에 프랑스 국토 크기의 면적이 잠식당했다. 이런 상황 하에서 아마존의 흙이 따뜻해지면서 활동이 왕성해진 세균이 죽은 식물들을 더욱 활발하게 분해하여 이산화탄소가 더 많이 발생한다. 말레이시아와 인도네시아의 정글 또한 수분이 증발하면서, 수천 년에 걸쳐 식물이 쌓여 형성된 수백 미터의 이탄층이 바싹 말라버린다. 여기에 불이 붙으면서 대량의 이산화탄소가 발생한다. 태평양 일대에서도 엘니뇨로 인해 가뭄이 심화되거나 지역에 따라 대홍수나 폭풍우가 닥친다. 지금은 어쩌다 일어나는 재난인 엘니뇨는 지구온난화가 심화되면서 항구적이고 강력해진다.

이렇듯 지구 전역에서 가뭄과 홍수가 연이어 일어나고, 해안지대는 침수되거나 이따금 강력해진 허리케인까지 닥치면서 세계의 식량 생산에도 차질이 생긴다. 특히 열대와 아열대 지역의 주민 수십억 명이 가뭄과 기근으로 고통받는다. 결국 굶어죽지 않으려는 사람들이 결코 그들을 반겨주지 않을극지대 주변지역을 향해 식량과 살 곳을 찾아 민족대이동을 시작한다.

 

4상승 - 지구 전역에 피난민이 넘친다

대륙 땅덩이에 단단히 뿌리내려 천천히 녹고 있는 북극의 빙하와 달리, 상당 부분이 해수면 아래에 있어 취약한 남극의 빙하가 완전히 붕괴된다. 이로써 이미 침수되고 있는 해안 지역이 완전한 파멸을 선고받는다. 해안 지역사회의 붕괴에 따른 경제적 손실과 수많은 난민의 발생에 따라 여러 나라들이 불안해진다. 세계의 해안선도 완전히 달라지며, 고지대가 있는 나라들만이 수몰을 면하고 군도의 나라가 되어 생존한다.

한국은 강수량이 4분의 1 정도 늘어나겠지만 육지 기온이 상승하여 땅이 건조해진다. 남유럽 상황은 더 심각해서 여름 강수량이 70%까지 떨어지고, 지중해 지역 모든 나라들의 열파가 1년에 65일까지 길어진다. 특히 프랑스와 스페인은 더운 날의 일수가 2-5배까지 늘어난다. 이들 지역에서 약간 떨어져 있는 영국까지도 여름 기온이 45까지 상승한다. 러시아와 동유럽에서는 눈 구경이 힘들어진다.

시베리아, 알래스카, 캐나다 북부 그리고 그린란드 남부의 영구동토층이 녹으면서 새로운 위험이 등장한다. 언 땅 위에 건설된 도시들과 도로들이 붕괴된다. 하지만 더 큰 위험은 영구동토 내부에서 잠자던 세균이 유기물 분해를 시작하면서 이산화탄소와 그보다 더 위험한 온실가스 메탄을 대량 발생시키는 것이다.

 

5상승 - 만인에 대한 만인의 투쟁이 시작된다

북극과 남극의 빙하가 모두 사라지고 정글 또한 불타 없어진 상태이다. 해수면 상승으로 해안에 면한 도시들은 모두 가라앉았고, 이제는 대륙 깊숙한 곳마저 침수되고 있다. 인류가 가뭄과 홍수라는 쌍둥이 재난에 쫓기는 와중에, 국제무역 시스템은 이미 소멸되었고, 자본시장도 붕괴되면서 대공황이 일어난 상황이다. 점점 줄어드는 거주 가능 지역으로 몰려들지만, 러시아나 캐나다가 그들을 받아들이지 않으면서 결국 핵무기까지 동원된 전쟁이 시작된다.

반건조 지역 토양의 수분이 줄어들어 북아메리카와 아프리카의 사막, 남아메리카 파타고니아의 사막, 호주의 사막 등 세계 주요 사막들이 영역을 확장하며, 고비 사막의 영역이 중국 북동부 지역으로 확장된다. , 북반구 건조지역의 띠가 확대되면서 한국, 일본, 동남아시아, 라틴아메리카, 동아프리카, 마다가스카르, 호주와 태평양의 섬들이 여기에 포함된다.

이보다 더욱 심각한 위험은 바닷속에서 시작된다. 심해의 엄청난 추위와 압력으로 메탄가스와 물이 합성되면서 만들어진 메탄하이드레이트가 바닷물이 따뜻해지면서 해수면 밖으로 분출되기 시작한 것이다. 이산화탄소보다 20배 더 강력한 이 온실가스로 인해 지구가 금성처럼 뜨거운 행성으로 변하기 시작하는 가운데, 메탄하이드레이트가 빠져나간 바다 밑 대륙사면이 붕괴되어 거대한 파도를 동반한 쓰나미도 발생한다. 이런 상황에서 간신히 살아남은 사람들 사이에서는 식량과 물을 확보하려는, 만인에 대한 만인의 투쟁이 벌어진다.

 

6상승 - 인류세 대멸종

수천만 년 동안 지속된 서늘한 기후에 적응해온 인류를 포함한 모든 동식물들이 지질학적인 면에서 너무나도 갑작스럽게 일어난 극심한 지구온난화에 적응하는 데 실패하여 죽어간다. 해수면이 뜨거워져 아래의 찬물과 섞이지 않아 바닷물의 흐름이 끊기고 산소의 순환도 중단되면서, 끝까지 살아남은 해양생물들은 영양실조와 산소부족으로 멸종된다.

메탄하이드레이트의 대량 분출로 대기 중에 거대한 폭발성 구름이 형성되어, 그것이 폭발할 때마다 그 밑의 생물들이 전멸한다. 죽은 생물들의 사체가 썩으면서 유독한 황화수소도 발생한다. 이 황화수소는 폭발하고 남은 메탄과 결합하여 오존층을 파괴함으로써 지표면에 방사되는 자외선 양이 크게 늘어난다. 또한 이 유독가스가 비와 섞이면서 산성비가 되어 지상에 뿌려진다. 이로 인해 땅 위에서 죽었거나 죽어가던 식물들이 완전히 쓸려가고, 깊은 땅굴 속으로 피해 살아남은 동물들마저 굶어죽는다. 바야흐로 지구에 사는 모든 생명체의 대멸종이 진행된다. 이 모든 사태의 원인은 인간의 탐욕이 빚어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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