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비자(韓非子) 설림(說林)편 上(상) 7
慶封為亂於齊而欲走越,其族人曰:“晉近,奚不之晉?” 慶封曰:“越遠,利以避難.”族人曰:“變是心也,居晉而可。 不變是心也,雖遠越,其可以安乎!”
慶封(경봉)이 齊(제)나라에서 반란을 일으켰다 실패하여 越(월)나라로 도망가려 하였다. 그의 부족 사람들이 말하였다. “晉(진)나라가 가까이 있는데, 왜 晉(진)나라로 가지 않는가?” 慶封(경봉)이 대답하였다. “越(월)나라는 멀리 있어서 피난가기에 유리합니다.” 부족 사람들이 말하였다. “자네가 (반란을 획책하는) 그 마음을 바꿀 수 있으면, 가까운 晉(진)나라에 있어도 괜찮지만, 그 마음을 바꾸지 못하면 越(월)나라가 아무리 멀다 해도 편안히 지낼 수 있겠는가!”
① 慶封(경봉): 春秋時期(춘추시기) 齊(제)나라 大夫(대부). 崔杼(최서)가 齊(제)나라 庄公(장공)을 살해하고 景公(경공)을 옹립하자 崔杼(최서)와 右相(우상), 左相(좌상)을 나누어 맡았다. 기원전 538년 楚(초)나라 靈王 (영왕)이 吳(오)나라를 정벌하고 慶封(경봉)을 사로잡아 滅族(멸족)시켰다.
물리적 거리가 멀다 해도 나쁜 마음을 바꾸지 않으면 그 거리와는 상관없이 불편하게 살 뿐이다. 잘못을 저질러 놓고 아무리 멀리 달아난들 맘 편히 살 수는 없다. 죄를 저지르고 해외로 도피하여 사는 범법자들의 삶이 평온할까. 계엄령 문건 작성 의혹의 핵심이자 경봉과 같이 반란죄를 짓고 해외로 도피 중인 전 국군기무사령관이라는 사람은 삶이 편안할까. 하루 빨리 귀국하여 모든 사실을 명백히 밝히고 지은 죄에 대한 벌을 달게 받기를 바란다. 세상에 맘 편하게 사는 것 이상의 행복은 없다.
變(변):변하다, 고치다
龻(란)과 攴(칠 복)으로 이루어진 회의자(會意字).
龻(란)은 맹세의 의미가 있는 글자인 ‘言(말씀 언)’字 양 옆에 실을 늘어뜨려 장식을 하여 변치 않겠다는 다짐을 하는 글자다. 거기에 攴(칠 복)을 첨가해서 만약 맹세를 어기면 이것을 파기, 변경한다는 뜻이다. 참고로 ‘言’字는 口와 辛으로 이루어진 글자인데 맹세를 하였다가 어길 경우 벌(辛)을 내린다는 의미다.
變은 이미 정상적인 상태의 반대가 된 것으로 사변(事變)이나 변혁(變革)을 말한다. 變更(변경)의 更(경)字도 또한 攴(칠 복)으로 이루어져 丙(병) 모양의 기기를 치는 주술적 의식을 나타내는 글자고 또 變改(변개)의 改(개)字도 원래 攺(개)字로 써서 주술적으로 영험함을 가진 虫(巳-뱀 사)을 때리는 주술적 의식을 표시한다. 소위 㱾改(개개)로 㱾(부적 개)는 재앙을 만드는 동물을 때리는 주술적 의식이다. 變(변). 更(경)은 기구를 두드리는 것. 㱾(개), 攺(개)는 주술적 영험함을 가진 동물을 때리는 것에 의하여 무언가를 變改(변개-바꿈)시키는 방법을 말한다. 거기에 따라 변화하는 것을 變(변)이라 한다.
* 위 글은 김동택의 <한비자와 세상공감>(리체레, 2021)을 옮긴 것으로, 저자의 동의 하에 게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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