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비자(韓非子) 설림(說林)편 上(상) 6
子胥出走,邊候得之,子胥曰:“上索我者,以我有美珠也。 今我已亡之矣,我且曰子取吞之。” 候因釋之
伍子胥(오자서)가 탈출을 할 때 국경 순찰대 관리가 그를 체포했다. 그러자 伍子胥(오자서)가 말했다. “윗사람이 나를 체포하려는 이유는 내가 아름다운 구슬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지금 난 그것을 잃어버렸다. 나는 또 그대가 아름다운 구슬을 삼켜버렸다고 그대의 윗사람에게 말할 것이다.” 국경순찰대 관리는 그 말을 듣고 伍子胥(오자서)를 풀어 주었다.
복수의 화신 오자서. 그의 부친과 장남이 초나라 평왕(平王)에게 살해당하자 후에 죽은 평왕(平王)의 무덤을 파헤쳐 평왕(平王)의 시체를 300번이나 채찍질을 하여 원한을 풀었다는 인물이다. 옛 친구인 신포서가 그 일이 너무 가혹하다고 비판하자 그는 “吾日暮途遠,吾故倒行而逆施之(나의 해는 저물고 갈 길은 멀어 어쩔 수 없이 도리에 역행하는 일을 했다)”고 하였다. 日暮途遠(일모도원 : 해는 지고 갈 길은 멀다)의 고사가 여기서 나왔다.
어쨌든 한 평생 도망자의 운명으로 살았던 그가 여기에서도 기지를 발휘하여 위기에서 벗어났다. ‘호랑이에게 물려가도 정신만 차리면 산다’는 말도 있듯이 어떤 위기의 순간에도 우리는 당황할 게 아니라, 냉정을 되찾아 문제 해결의 실마리를 풀어야 한다. 도저히 넘을 수 없을 것 같아 보이는 눈앞의 커다란 벽이 어느 순간 사라지는 기적을 볼 것이다.
機(기):기계, 계기, 징조
聲符(성부)가 幾(기)인 형성자(形聲字).
幾(기)字는 주술(呪術) 장식을 붙인 창(戈)을 말하는데 이것을 가지고 사악한 것을 기찰(譏察)하여 어떤 기미(機微-낌새)를 알 수 있다고 한다. 훗날 장치가 있는 기구를 기계(機械)라 하고 그 기계가 작동하는 것을 기능(機能)이라 한다.
기구나 조직 또는 중요한 부분을 뜻하는 데 사용하는 말이다. 거기서 기미(機微-낌새)의 뜻이 되고 기밀(機密), 기변(機變-임기응변), 기략(機略-임기응변의 계략)과 같이 사용되었고 자연의 영험하고 기묘한 작용을 천기(天機)라고 한다.
* 위 글은 김동택의 <한비자와 세상공감>(리체레, 2021)을 옮긴 것으로, 저자의 동의 하에 게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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