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재판의 태블릿pc>
언론인 여러분!
청와대 대변인 김의겸, 국회의원 김의겸에 동의하지 않는 분들이 많으리라 짐작합니다. 그러나 최순실 사건을 취재했던 기자, 김의겸을 기억하는 분이라면 한번만 귀 기울여 주시기 바랍니다.
조국 사건! 지겨우실 겁니다. 저도 정경심 교수 1심 판결을 보고 “다 끝났다”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뒤늦게 항소심을 살펴보고는 “아! 뭔가 있구나”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기자의 촉’입니다.
간단찮은 내용이니 비유를 들어 설명하겠습니다. 동양대 표창장 얘기입니다.
검찰의 주장은 정경심 교수가 2013년 6월16일 방배동 자택에서 범행을 저질렀다는 겁니다. 그리고 이를 입증하기 위해 두 가지 증거를 제출합니다. 범행에 사용한 도구의 사진과 그 도구에 묻어있는 지문입니다.
1) 범행 도구는 어디에 있었나?
검찰이 방배동 거실을 찍은 사진 20장 가량을 발견했는데 그 사진 속에 흉기가 있었습니다. 10장은 범행 10개월 전 사진이고 나머지 10장은 범행 2개월 뒤입니다. 그러니 범행 시점에도 흉기가 계속해서 방배동 자택에 있었으리라는 건 자연스러운 논리적 귀결입니다.
하지만 이번에 변호인단이 새로운 사진 14장을 찾아냈습니다. 범행 시점과 가장 가까운 때의 사진으로, 그 흉기가 놓여 있었던 장소는 방배동이 결코 아니었습니다. 아직 어디인지는 확인하지 못했지만 경북 영주에 있는 동양대일 가능성이 높아 보입니다.
그렇다면 범행 시점에 범인과 범행 도구가 수백km 떨어져있었던 겁니다. 정경심 교수의 알리바이(현장부재증명)가 성립합니다. 검찰이 재판을 포기해야 할 상황입니다. 더욱이 문제는 검찰이 문제의 사진 14장을 일부러 숨겼을 가능성이 높다는 겁니다. 검찰이 마지못해 뒤늦게 툭 던져준 자료 뭉치 속에서 변호인단이 찾아낸 것이니까요.
2) 정경심의 지문이 아니었다!
검찰은 범행 도구에 묻어있는 지문을 증거로 제출했습니다. 정경심 교수 것이라는 겁니다. 그 말이 맞다면 정 교수가 평소에 범행 도구를 자주 만졌음을 입증하는 자료입니다. 1심 판사도 그 지문이 정경심 교수의 것이라고 확신한 듯합니다. 징역 4년을 때리며 주요한 근거로 삼았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아니었습니다. 모양은 비슷했지만 정 교수의 지문이 아니었습니다. 검찰이 몰랐을까요? 아닙니다. 조금만 신경 써도 금새 알아챌 수 있습니다. 몰랐다면 무능하기 짝이 없는 검찰입니다. 저는 현란한 눈속임일 가능성이 크다고 봅니다.
거칠게 비유를 들었습니다. 진짜 재판 진행상황을 아시려면 고일석 기자가 운영하는 <더 브리핑>을 꼭 찾아가 보시길 부탁 드립니다. 관련기사가 서너 꼭지 있습니다.
제가 범행 도구 사진이라고 비유를 든 것은 강사휴게실 PC의 위치가 기록된 아이피(IP)를 말하는 것이고, 정경심 교수의 지문으로 설명한 것은 늦은 밤 컴퓨터 접속 시간입니다.
2016년 가을에 이미 기자 생활을 하신 분이라면 그 해 9월부터 <한겨레>가 최순실 사건을 연속보도하고 이어 10월 <jtbc>가 태블릿pc를 보도한 걸 기억하실 겁니다. 그 뒤로 모든 것이 변했으니까요.
저는 5월10일 열릴 항소심 공판이 조국 사건의 중요한 분기점이 될 것이라고 판단합니다. 최순실 태블릿pc만큼의 폭발력은 아닐지라도 , 조국 사건이 이 재판 이전과 이후로 나뉠 것이라 확신합니다.
물론 언론인 여러분들의 관심과 취재가 있어야 가능한 일입니다. 제가 말씀 드린 내용은 4월12일 항소심 첫 공판에서 변호인단이 이미 제출한 증거입니다. 꽤 시간이 흘렀습니다. 그러나 이른바 ‘기성 언론’은 아무데도 주목하지 않았습니다.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아마도 조국 사건의 피로감도 한 몫 했으리라 여겨집니다.
하지만 감히 말씀드립니다. 5월10일 결코 놓쳐서는 안 되는 재판입니다. 항소심 두 번째 공판에서 검찰이 어떻게 나올지 저는 너무도 궁금합니다. 변호인들이 내놓은 증거에 뭐라고 답할까요? 여러분도 호기심이 드십니까? 함께 지켜봐 주시지 않겠습니까? 정중히 부탁 드립니다.
김의겸 꾸~벅
- 김의겸 의원 페이스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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