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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비자 설림과 세상공감

한비자(韓非子) 설림(說林)편 上(상) 17

by 길찾기91 2021. 5.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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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비자(韓非子) 설림(說林)() 17

 

有獻不死之藥於荊王者謁者操之以入中射之士問曰:「可食乎?」 :「。」 因奪而食之王大怒使人殺中射之士中射之士使人說王曰:「臣問謁者曰可食臣故食之是臣無罪而罪在謁者也且客獻不死之藥臣食之而王殺臣是死藥也是客欺王也夫殺無罪之臣而明人之欺王也不如釋臣。」 王乃不殺

 

어떤 사람이 죽지 않게 만드는 약을 (-)나라 왕에게 바쳤다. 중간에 임금에게 약을 전달하는 사람이 그것을 가지고 궁에 들어갔다. 경호원(中射之士)이 그에게 물었다. “먹어도 되는 것이오?” 그가 대답했다. “먹어도 되지요.” 그러자 경호원이 그것을 빼앗아 먹어버렸다. 그 사실을 알고 왕은 크게 화가 나서 사람을 시켜 경호원을 죽이려고 했다. 그러자 경호원이 사람을 시켜서 왕을 설득하기 시작했다. “제가 약을 전달하는 자에게 먹어도 되는 것이냐고 물었는데 먹어도 된다고 말을 하여 제가 그것을 먹어 버렸습니다. 그러니 저는 죄가 없고 약을 전달하려던 자가 죄가 있는 것입니다. 또 이 약을 바친 사람이 죽지 않게 하는 약이라고 했는데 제가 그걸 먹었다고 임금께서 저를 죽이시면 이것은 사람을 죽게 하는 약이고 이 약을 바친 사람이 임금님을 속인 것입니다. 죄 없는 저를 죽이시면 임금께서 사기를 당했다는 걸 온 나라에 광고하는 꼴이니 저를 석방하시는 편이 나을 겁니다.” 이 말을 듣고 왕은 그를 죽이지 않았다.

 

荊王(형왕): 여기서는 ()나라 頃襄王(경양왕)을 가리킨다.

謁者(알자): 고대에 임금에게 전달이나 통보를 하는 임금 측근의 시종.

中射之士(중사지사): 春秋時期(춘추시기) 諸侯國(제후국)의 관리 명칭.

 

󰌚 可食(가식)이라는 말은 1. 먹을 수 있는 것 2. 먹어도 되는 것 : 두 가지 번역이 가능하다. 그런데 우리말은 12가 어감이 다르다. 여기서 경호원은 2번으로 물어본 것 같고, 불사약을 전달하는 자는 1번으로 대답을 한 것 같다. 아무튼 경호원은 기지를 발휘해서 죽임을 당하지 않았다. 비록 왕은 경호원의 행동이 불경해서 죽이려 했지만 그의 완벽한 논리에 그를 살려 주지 않을 수 없었다.

룸살롱 향응 접대를 받은 네 명의 전, 현직 검사들이 수사를 앞두고 가장 중요한 증거물인 휴대폰을 모두 폐기하고 새것으로 교체한 후, 휴대폰 폐기의 이유를 묻자 부부싸움을 하다 분실했다’, ‘깨진 휴대전화를 쓰레기통에 버렸다’, ‘박람회장에서 잃어버렸다’, ‘압수수색이 이뤄지면 보안 문제가 발생할 수 있어 전화기를 교체했다고 말했단다. 만약에 초나라 왕에게 저와 같은 변명을 했다면 저들은 아마도 도륙을 당하고도 남았으리라.

 

() : 허물, .

의 원래 글자는 (허물 죄). (스스로 자)(매울 신)으로 이루어진 회의자(會意字).

 

(스스로 자)는 코의 형상. (매울 신)은 먹을 주입하는데 사용하는 큰 침의 형상. 고대에 죄를 지은 자에게는 코 위에 먹을 주입시키는 형벌을 내렸다. 그 이유는 남들이 쉽게 알아보기 위한 것이다.

 

허신(許愼)의 설문해자(說文解字)에는 ()犯法也从辛从自言辠人蹙鼻苦辛之憂秦以辠似皇字改爲罪(법을 어기는 것이다. (매울 신)(스스로 자)로 이루어진 글자며, 죄인의 코를 발로 밟아 아플 것을 걱정하게 하는 것을 말한다. ()나라 때 ()라는 글자 모양이 (황제 황)의 글자 모양과 비슷하다고 하여 로 바꾸었다)”라고 하는데 漢碑(한비-한 나라 때 비석)()() 두 글자가 모두 보이고, ()라는 글자도 先秦(선진)의 서적에 많이 보인다.

또 설문해자(說文解字)捕魚竹网从网(물고기를 잡는 대나무 그물이다. (그물 망)(아닐 비)로 이루어진 글자다)”라고 했다. 罪罟(죄고-죄의 그물)辠辜(죄고-죄를 지음)는 서로 대응하는 말이지만 罪罟(죄고)法網(법망)을 말하고, 辠辜(죄고)는 형벌인 ()을 가지고 말한 것이다.

 

 

* 위 글은 김동택의 <한비자와 세상공감>(리체레, 2021)을 옮긴 것으로, 저자의 동의 하에 게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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