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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비자 설림과 세상공감

한비자(韓非子) 설림(說林)편 上(상) 15

by 길찾기91 2021. 5.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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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비자(韓非子) 설림(說林)() 15

 

紹績昧醉寐而亡其裘宋君曰:「醉足以亡裘乎?」 對曰:「桀以醉亡天下

康誥:『毋彝酒。』彝酒常酒也常酒者天子失天下匹夫失其身

 

紹績昧(소적매)가 술에 취해 잠이 들어 그의 갖옷을 잃어 버렸다. ()나라 임금이 말했다. “갖옷을 잃어버릴 정도로 술에 취했소?” 紹績昧(소적매)가 대답하였다. “폭군인 ()임금은 술에 취해서 天下(천하)를 잃어버렸습니다.” 康誥(강고)에 다음과 같은 말이 나옵니다. “늘 술을 마시지 마라. 彝酒(이주)라는 말은 늘 술을 마신다는 말입니다. 늘 술을 마시는 자는 天子(천자)의 자리에 있는 자라면 천하를 다스릴 권력을 잃어버리고, 凡夫(범부)라면 그의 몸을 망치게 된다.”

 

① 《康誥(강고): 尙書(상서)중의 한 ()文章(문장)인데 단지 今本(금본)尙書(상서)에는 이 구절이 康誥(강고)에 없고, 酒誥)(주고)에 있다.

(): 常道(상도), 法度(법도)

 

󰌚 습관은 제2의 천성이고 습관은 이성보다 강하다고 한다. 늘 막걸리 타령을 하는 나에게 하는 말인 것 같다. 새해가 되면 목표로 세우는 것이 금주, 절주인데 사람 만나는 것을 좋아하는 나는 그것이 공염불, 작심삼일이 된다.

부패 공무원이 접대나 뇌물을 받을 때 빠지지 않는 장소가 고급술집이다. 얼마 전 부패 검사들에 대한 기소장을 통해 알려진 ‘999000원 불기소 세트는 역사에 길이 남을 웃음거리다. 다행인지 불행인지 코로나 시대가 되며 왁자지껄 떠들던 술자리가 많이 줄어들었다. 비록 혼자만의 술자리라도 술을 마시되 술이 사람을 마시게 하지는 말자. 정신 줄도 놓고 몸도 망치는 신세가 되지 말자.

 

 

():취함, 술에 취하다.

聲符(성부)(무리 졸)인 형성자(形聲字).

 

(무리 졸)과 같은 ()의 글자에 (부스러기 쇄)(버금 쉬) 등이 있는데 모두 자잘하거나 산란(散亂)하다는 의미다. (닭 유)는 술동이의 모양이고, (술 주)의 초기 글자다.

 

허신(許愼)의 설문해자(說文解字)에서는 ()就也所以就人性之善惡(나아가는 것이다. 사람 본성의 선과 악으로 나아가는 근원이다)’이라 했고 또한 일설에 (만들다)라 해서, 吉凶(길흉)을 만드는 것이라고도 했다.

(나아갈 취)(만들 조)(술 주)와 발음이 서로 비슷해서 그런지 語源(어원)을 말하는 音義說(음의설-발음도 본뜻과 관련이 있다는 설)주장은 아무 근거도 없다. 또한 ()事物起原說話(사물기원설화)에는 儀狄(의적)이 술을 만들어 ()임금이 맛을 보고 이것을 찬미하였지만 결국 儀狄(의적)을 멀리 내쳤다고 한다. 杜康(두강)이라는 사람이 수수로 술을 만들었다는 설화가 있는데 杜康(두강)은 훗날 술의 다른 이름이 되었다. 술이란 것은 물과 곡식의 精髓(정수), 곡물을 익힌 것으로 그 액체를 옛날부터 제사에 많이 사용하였다.

[書經(서경), 酒誥(주고)]편과 金文(금문)[大盂鼎-대우정]에는 ()나라의 멸망이 酒淫(주음-술과 여자)에 의한 것이라고 하였지만, 옛날 ()을 대변하는 祭司長(제사장)에 의해 다스려지는 祭政一致(제정일치)국가에서는 술에 의하여 ()人間(인간)이 일체가 되는 지경을 구현하여 술이 정치의 要諦(요체)로 여겨졌다.

그래서 ()대의 彛器(이기) 중에 酒器(주기-술 그릇)들이 많고, 그릇 종류도 풍부하고 정교한 것들이 많다. 또한 鬱金(울금)의 향을 넣은 鬱鬯酒(울창주)는 그 향기로 신을 강림하게 하였고, 鬱鬯酒(울창주)聖地(성스러운 땅)祓禳(불양-액을 방지하는)의 힘을 가진 것으로 여겨졌다. [周禮-주례]에는 酒正(주정)이나 酒人(주인)이라는 관직이 있었는데, 그들은 제사나 잔치를 벌일 때 제공되는 술을 관장하는 일을 하였다. 술을 詩文(시문)으로 노래한 것은 魏晋(위진)시대가 시초였는데 ()나라의 劉伶(유령)酒德頌(주덕송)’이 전해 온다.

 

 

* 위 글은 김동택의 <한비자와 세상공감>(리체레, 2021)을 옮긴 것으로, 저자의 동의 하에 게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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