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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비자 설림과 세상공감

한비자(韓非子) 설림(說林)편 上(상) 19

by 길찾기91 2021. 6.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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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비자(韓非子) 설림(說林)() 19

 

 

魯穆公使眾公子或宦於晉或宦於荊犁鉏曰:「假人於越而救溺子越人雖善遊子必不生矣失火而取水於海海水雖多火必不滅矣遠水不救近火也今晉與荊雖強而齊近魯患其不救乎?」

 

()나라 穆公(목공)이 여러 아들 중에 어떤 놈은 ()나라에 보내 일을 배우게 했고, 어떤 놈은 (-)나라에 보내 일을 배우게 했다. 犁鉏(이서)가 말했다. “()나라에서 사람을 빌려와 물에 빠진 자식을 구하려 할 때, ()나라 사람이 비록 수영을 잘한다 해도 자식은 틀림없이 살아나지 못할 겁니다. 실수로 불을 냈을 때 바다에서 물을 가지고 온다고 하면 바닷물이 비록 많다고 해도 불은 틀림없이 끌 수 없습니다. 멀리 있는 물로 가까운 곳의 불은 끌 수가 없습니다. 지금 公子들을 보낸 ()나라와 (-)나라가 비록 강대국이긴 하지만 ()나라가 가까이 있습니다. 만일 ()나라와 분쟁이 생긴다면 우리 ()나라는 그 나라(, )들의 도움을 받지 못할 것을 걱정해야 하지 않을까요?”

 

(): 관리의 사무를 학습시키는 것.

 

󰌚 현 코로나 사태에 가장 큰 타격을 입은 자영업자들에 대한 긴급한 대책으로 손실보상법을 추진하고 있는 움직임에 대해 기획재정부에서 재정건전성을 명분으로 탐탁찮게 여기는 것을 보고 눈앞에 불이 붙었는데 멀리서 물을 가져다 끄려는 어리석음을 본다.

발등에 떨어진 불은 어떡하든 먼저 꺼야 한다. 불을 끌 수 있는 모든 것을 써서 불을 끄도록 해야 한다. 소방관들이 올 때까지 기다렸다가는 불이 더 커질 수 있고, 더 많은 피해를 볼 수 있다. 당장 국민들이 죽게 생겼는데 이것저것 따지면서 국민을 구호하는데 시간을 지체해서는 안 된다.

 

 

() : 강하다, 세다, 억지로.

(넓을 홍)(벌레 충)으로 이루어진 회의자(會意字).

 

(넓을 홍)은 활 줄(시위)을 벗기는 모습. 그 아래에 벌레()를 표시한 것은 아마도 그 (활시위 현)이 누에고치에서 추출한 것으로 (누에 잠)을 뜻하는 것이다. 누에고치에서 뺀 실로 송진 등을 섞어서 접착력이 강한 실을 만드는 방법으로 알려져 있다. ()이란 그 활시위의 강인한 것을 말한다.

 

허신(許愼)의 설문해자(說文解字)에는 ()蚚也(바구미란 벌레를 말한다)’라 하여 소나 말의 피를 빨아 먹는 벌레 이름으로 하였지만 强蚚(강기)()의 원래 뜻이라고는 생각되지 않는다. ()(굳셀 강)과 통용되지만 (굳셀 강)金文(금문)疆土(강토)()으로 사용되는 글자로 ()과는 별개의 뜻을 가지고 있다.

弓弦(궁현-활 줄)强靭(강인)함에서 强弓(강궁), 强力(강력), 强健(강건), 强固(강고)의 뜻이 되고, 무리하게 일을 시키는 것을 勉强(면강), 强行(강행)이라 하고 억지로 강요하는 것을 强迫(강박), 强制(강제)라고 한다.

 

 

* 위 글은 김동택의 <한비자와 세상공감>(리체레, 2021)을 옮긴 것으로, 저자의 동의 하에 게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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