嚴遂不善周君,患之,馮沮曰:「嚴遂相,而韓傀貴於君,不如行賊於韓傀,則君必以為嚴氏也。」
韓(나라)의 嚴遂(엄수)가 西周(서주)의 임금과 사이가 좋지 않았는데 西周(서주)의 임금이 그것을 걱정했다. 馮沮(풍저)가 말했다. “嚴遂(엄수)가 비록 韓(나라)의 재상의 자리에 있긴 하지만 韓(나라)의 임금은 엄수보다 韓傀(한괴)를 더 애지중지하니 韓傀(한괴)를 암살하는 게 좋을 듯합니다. 그러면 韓(나라)의 임금은 그것을 嚴遂(엄수)가 저지른 짓이라고 생각할 것입니다.”
음모는 상상 이상이다. 음모 모략을 잘 꾸미는 것도 특별한 재능이 될 수 있을까? 그리고 그것이 언제나 성공할 수 있을까? 그리고 그것이 부메랑이 되어 자기에게 돌아오지 않을까? 노무현재단 이사장을 주가조작 연루자로 엮기 위해 음모를 꾸몄던 어떤 검사와 한 종편 기자의 檢言癒着(검언유착)이 떠오른다.
謀(모): 꾀하다, 저울질하다.
聲符(성부)는 某(어느 모)字인 형성자(形聲字).
某(어느 모)字의 초기 형태는 曰(가로 왈)과 木(나무 목)으로 이루어졌으며, 나뭇가지에 기도문을 붙여서 신의 뜻을 諮問(자문)하는 글자 모양이다. 某(어느 모)字는 謀(꾀할 모)字의 초기 글자다.
허신(許愼)의 설문해자(說文解字)에는 謀(모)字를 ‘어려움을 생각하고 무언가를 도모함’이라고 말했다. 謀(모)字는 원래 神(신)에게 諮問(자문)을 구하는 것을 말한다. ‘咨’(물을 자)字 역시 기도하며 신에게 한탄하고 호소한다는 뜻의 글자이다.
[詩經(시경), 周頌(주송), 訪落(방락)]편에 “조상을 모신 사당인 廟(묘)에서 조상신에게 謀(모-묻고 일을 꾀한다)한다”가 謀(모)字의 원뜻이다. [書經(서경), 康誥(강고)]편에 “非謀非彛(비모비이-도모하지 않은 것과 떳떳한 것이 아닌 것)는 쓰지 말라”는 말은 神意(신의)를 자문하고 난 뒤에 비로소 일을 해야 한다는 것을 말했다. [論語(논어), 衛靈公(위령공)] 편에 “君子(군자)는 道(도)를 꾀하고, 食(먹을 것)을 꾀하지 않는다.”라는 말은 훗날의 用法(용법)이다. 策謀(책모), 謀略(모략), 陰謀(음모)와 같은 詐謀(사모-속임수)의 뜻으로 사용한 것은 심하게 神意(신의)를 배반한 것이다.
* 위 글은 김동택의 <한비자와 세상공감>(리체레, 2021)을 옮긴 것으로, 저자의 동의 하에 게시합니다.
'한비자 설림과 세상공감' 카테고리의 다른 글
한비자(韓非子) 설림(說林)편 上(상) 22 (0) | 2021.08.25 |
---|---|
한비자(韓非子) 설림(說林)편 上(상) 21 (0) | 2021.08.25 |
한비자(韓非子) 설림(說林)편 上(상) 19 (0) | 2021.06.07 |
한비자(韓非子) 설림(說林)편 上(상) 18 (0) | 2021.05.22 |
한비자(韓非子) 설림(說林)편 上(상) 17 (0) | 2021.05.22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