樂羊為魏將而攻中山,其子在中山,中山之君烹其子而遺之羹,樂羊坐於幕下而啜之,盡一杯,文侯謂堵師贊曰:「樂羊以我故而食其子之肉。」 答曰:「其子而食之,且誰不食?」 樂羊罷中山,文侯賞其功而疑其心。
孟孫獵得麑,使秦西巴持之歸,其母隨之而啼,秦西巴弗忍而與之,孟孫歸,至而求麑,答曰:「余弗忍而與其母。」 孟孫大怒,逐之,居三月,復召以為其子傅,其御曰:「曩將罪之,今召以為子傅何也?」孟孫曰:「夫不忍麑,又且忍吾子乎?」 故曰:「巧詐不如拙誠。」 樂羊以有功見疑,秦西巴以有罪益信。
樂羊(악양)이 魏(위)나라 장군이 되어 中山(중산)을 공격하였다. 그의 아들이 中山(중산)에 있었는데 中山(중산)의 임금이 그의 아들을 삶아서 樂羊(악양)에게 보냈다. 樂羊(악양)은 막사에 앉아 그것을 마셨는데 마지막 한 잔까지 깨끗이 다 마셨다. 魏(위)나라 文侯(문후)가 堵師贊(도사찬)에게 말했다. “樂羊(악양)이 나 때문에 자기 아들의 고기를 먹었다고 합니다.” 堵師贊(도사찬)이 대답했다. “자기 자식까지 먹어치우는 인간이 누군들 먹지 않을까요?” 樂羊(악양)이 中山(중산)의 일을 마치고 오자 魏(위)나라 文侯(문후)는 樂羊(악양)의 공로에 대해 보상하였지만 동시에 樂羊(악양)의 마음을 의심하였다.
孟孫(맹손)이 사냥을 나가 새끼 사슴을 잡았다. 秦西巴(진서파)에게 사슴을 가지고 돌아오라고 명령하였다. 그런데 어미 사슴이 그들을 따라오며 계속 울부짖었다. 秦西巴(진서파)는 불쌍해서 어쩌지 못하고 어미 사슴에게 새끼 사슴을 주었다. 孟孫(맹손)이 돌아온 후에 뒤늦게 도착한 秦西巴(진서파)에게 새끼 사슴을 가져오라고 하였다. 秦西巴(진서파)가 대답을 하였다. “새끼 사슴이 불쌍해서 어쩌지 못하고 제가 어미 사슴에게 주었습니다.” 孟孫(맹손)이 크게 화를 내면서 그를 내쫓았다. 그리고 3개월이 흘러 秦西巴(진서파)를 다시 불러 아들의 스승으로 삼았다. 孟孫(맹손)의 수레를 모는 참모가 말했다. “지난번에는 그에게 죄를 묻고 쫓아내더니 지금은 불러서 나리 아들의 스승으로 삼았는데 무엇 때문에 그리하셨나요?” 孟孫(맹손)이 대답했다. 새끼 사슴이 불쌍해서 차마 어쩌지 못하고 놓아주었는데 내 아들에게 어떤 해를 끼치겠는가? 그러므로 사람들은 다음과 같은 말을 한다. “교묘한 속임수는 어리숙한 성실함만 못하다.” 樂羊(악양)은 공을 세웠으나 의심을 받았고, 秦西巴(진서파)는 벌을 받았지만 신뢰를 얻었다.
樂羊(악양)과 秦西巴(진서파)는 그냥 자기에게 주어진 환경에서 행동했을 뿐이다. 한 사람은 겉으로는 공을 세우고 보상을 받은 것 같지만 앞날에 계속 아들의 고기를 먹은 짐승만도 못한 놈이라는 악명이 씌워져 사람들의 의심을 살 것이고, 한 사람은 한 순간 벌을 받았지만 착하고 인간적이라는 말을 들으며 좋은 평판을 받을 것이다. 모든 것은 그것을 바라보는 사람의 관점과 판단에 달려 있다. 그리고 그것이 자기에게 득이 될지 해가 될지 따져 볼 것이다. 부하가 업무처리를 잘하고 모든 것이 완벽하게 보일 때 겉으로는 칭찬하지만 속으로는 그가 언제라도 자기를 넘어서지 않을까 경계를 할 수밖에 없고, 반대로 부하가 업무에 서툴고 부족하게 보일 때 겉으로는 그를 혼내고 야단치지만 속으로는 경계를 풀고 편하게 생각하는 경우가 있다.
疑(의): 의심하다.
疑(의)字의 처음 글자는 𠤕(의)다. 𠤕(의)는 사람이 뒤를 향해 응시하고 서서 지팡이를 땅에 박고 나갈지 물러설지를 결정하지 못하고 있는 모습으로 마음의 의혹을 나타내고 있는 象形字(상형자).
후에 足(발 족)을 더하여 지금의 글자 모양이 되었지만 초기 모습을 많이 잃어버린 글자다.
* 위 글은 김동택의 <한비자와 세상공감>(리체레, 2021)을 옮긴 것으로, 저자의 동의 하에 게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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