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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를 걷다

터덜터덜 배낭여행 7 - 4/30(월) 길거리 이발소 면도, 나트랑 맛보기

by 길찾기91 2020. 6.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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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덜터덜 배낭여행 7 - 4/30() 길거리 이발소 면도, 나트랑 맛보기

 

 

태어나서 면도서비스 받기는 처음. 어색하면서도 새롭고, 한편으로는 개운하고.

호핑 투어 가려던 계획을 접고 편하게 쉬는 날로 잡았다. 아침 먹고 좀 쉬다보니 9. 밖에 나가는 건 분명히 무리일 터. 기온 32. 머리 더 벗겨지면 안된당.

 

아침은 간단히.

 

에라 슬슬 동네나 돌아보자 맘 먹고 뙤약빛 아래 산책 시작. 완전 시골이라 뭐 볼 건 특별히 없었지만 그냥 사람 사는 느낌을 가져보고자 슬슬 걸었다. 땀 나는거야 뭐 이제 익숙해졌지만 목 뒷부분 피부가 상했는지 가렵다. 벅벅 긁을 수도 엄꼬. .

 

점심이 다가올 때 정말 초라해 보이는 길거리 식당 발견. 그래 도전해 보자. 내용물도 모르고 흐릿해진 간판사진 보며 주문했다. 뭐 위생이야 굳이 따지고 그러면 먹을 게 없을 터. 맘 비우고 먹었다.

 

 

이 동네 분들이 다 익숙하게 잘 먹는 걸 내가 뭐 그리 대단한 사람이라고 못먹을쏘냐.라고 생각했지만 사실은 비위 약한 나로서는 힘든 일이긴 했다. 어쨌든 흡입 완료.

 

애초에 주인은 우리가 앉았는데도 다가오질 않았다. 말이 안 통하는 부담감 때문이었나 보다. 옆 집 약국 약사인 듯 한 아가씨가 손님 왔다고 주문받으라고 강권하여 겨우 주문 받으러 올 정도. 여전히 표정은 굳은 채.

 

식당에 붙어있는 이발소가 사랑방인지 모여 있던 아저씨들이 우릴 구경한다. 서로 구경하는 진기한 장면. 말이야 당연히 안통하지 뭐.

 

아주 옛날 시골 이발소 같은 분위기인데 벽이 없이 햇빛만 가린 차양 아래서 일한다. 이른바 길거리이발소. 한 사람이 면도서비스 받는걸 보고 마침 아침에 면도를 안 한 상태였던 나도 받겠다고 나섰다. 무려 1000(20000)을 내고고딩 이후 처음 가 본 이발소. 면도서비스 받기는 생애 처음. 꼼꼼하긴 하더라. 위생 그런거 자꾸 묻지 마시라. 면도했다는 데 의미가 있는거다.

 

호텔서비스 가운데 무료셔틀버스가 있음을 발견했다. 나트랑 시내까지 30km니 각자 알아서 드나들기는 어려울테지. 2시엔 그걸 타고 나트랑 시내로 이동. 40분 정도 걸리네. 여기가 시골은 시골이었다.

 

운전사는 오늘이 남베트남 해방기념일이라고 알려 준다. 국경일인거다. 1975430일은 사이공 정부가 몰락한 날이며, 베트남 전쟁을 끝내고 베트남 남부를 해방시킨 날이다. 모든 집에 의무적으로 베트남 국기가 달리는 날인데 그리 많이 보지는 못했다. 이어지는 내일이 노동절인데 이 곳은 그래서 연휴가 된다. 좋겠당.

 

나트랑으로 가는 내내 오른편은 바다고 왼편은 산인 풍경. 좋더라. 동해를 보는 기분. 점점 도시로 가면서 보니 이건 정말 휴양 도시다가게도 건물도 도로도 호치민과 다르게 깨끗했고 이곳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

 

호치민에서 북동쪽으로 412떨어진 카이 강 어귀의 이 도시는 인구 42만의 소도시. 휴양지 말고는 다른 기능이 없는 모양이다. 프랑스 식민지 시절부터. 하여간 비교적 칙칙했던 호치민과 완전 시골인 이곳과 너무 다른 분위기에 기분이 좋아졌다.

 

호치민과 완전 다른 나트랑 분위기에 헤벌쭉.

 

일단 신투어리스트로 가서 무이네 왕복 슬리핑버스를 예약했다. 앞으로의 일정에 이게 없으면 안되기에. 에어컨 좀 쐬고 환전하겠다고 나트랑센터로 이동. 땀흘리며.

그러나...

바트는 환전 못해준단다. 우리는 어찌하여 태국화폐 바트만 부자였단 말인가. 대략난감. 일단 가진 게 적으니 조신히 숙소로 돌아왔다.

돌아오는 셔틀버스에는 독일인 커플도 같이 탔다. 우린 서로 과묵했다. ㅋ

 

저녁이 되어 배고프니 다시 로컬 식당 도전. 이번엔 실패다.

엄청난 고수 향에 내가 극도로 싫어하는 형태의 고기가 똭! 냄새에 울렁울렁 시작되더니 상태가 점점... 결국 조금 먹고 퇴각. 남은 건 동행이 다 흡입했다. 장하다.

 

 

내일은 아침에 체크아웃하고 나트랑 시내의 호텔로 옮길 예정. 도시와 해변의 분위기를 느껴봐야겠다.

 

* 이 글은 2018년 4월 26일부터 5월 10일까지 베트남 자유여행을 다녀온 기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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