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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를 걷다

터덜터덜 배낭여행 8 - 5/1(화) 나트랑 자유여행

by 길찾기91 2020. 6.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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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덜터덜 배낭여행 8 - 5/1() 나트랑 자유여행

 

 

이른 아침 머물던 시골 호텔에서 체크아웃하고 셔틀버스를 타고 나트랑 해변으로 이동했다. 40분이나 걸려서. 얼마나 시골이었던건가.

 

시내에 내린 김에 근처의 관광지를 둘러보기로 작심. 기온이 32도인 건 중요하지 않다. 어차피 낮이고 밤이고 더우니까.

 

우선 가장 가까운 냐짱대성당에 갔다. 뭔 특별한 게 있는지는 모르겠으나 나트랑 방문자는 대개 들리더라. 가 본 소감은... 덥더라.

'프랑스 고딕 양식 건출물로 중세풍의 스테인드 글래스 창이 돋보인다'라고 사전에 써 있다. 낮은 언덕 위에 있어 나트랑 역이 모두 내려다보인다.

 

냐짱대성당. 오른편 가로등 옆 길이 화장실 가는 길. 유료.

 

살짝 배가 불편해서 성당에 붙은 화장실을 갔는데 유료다. 설마 직영은 아니겠지만 하여간 무려 4000(200)을 내고 사용. 귀여운 초딩쯤 되는 아이가 돈을 받는다. 일단 시원했다.

 

성당을 열심히 둘러보고 다음은 룽선사원으로 이동.

이번엔 절이다. 역사와 전통의 그 절. 계단이 많다. 불상 앞에서 기도를 많이들 하더라.

불교 인구가 70% 넘는 나라답게 단체관광객이 많다. 인파에 조금 밀리며 들아가 본 절은 뻔하다. 그래도 의미 있는 발걸음이라 믿으며 살폈다.

 

룽선사원. 진지하게 기도하는 모습은 보기 좋더라. 뭘 빌었을까? 기복신앙은 아니기를 기대한다.

 

다음엔 연꽃타워라고 비치에 있는 건물로 이동. 불교도가 다수인 나라답다. 해변을 지키는 수호신 같은 기분. 분홍빛 외관에 베트남 국화인 연꽃을 형상화한 건물로 3층이다. 신기방기. 밤이면 가로등과 탑의 불빛으로 인해 야경이 멋지다.

 

비치에 있는 연꽃타워.

 

더는 견딜 수 없어 짐이라도 맡기고자 예약해 둔 숙소로 이동. 체크인이 될거라는 기대는 안했는데 오전 11시에 받아준다. 고맙다. 매우 저렴한 곳이라 저 멀리 뒷골목이다. 이런들 어떠하리 저런들 어떠하리. 잘 데가 있다는 게 중요하지. .

 

일단 샤워하고 쉬었다가 다시 외출에 도전.

바트 부자다 보니 환전할 데가 마땅찮다. 어제 실패했으나 오늘 다시 도전. 제기랄 노동절이라고 쉬는 데가 많다. 심지어 문 연 데는 바트 환전이 안된다. 할 수 없이 조금 있는 달러 환전. 일단 굶지는 않겠다. 만국의 노동자는 단결해야 하지만 환전은 해주면 안될까?라는 장난같은 생각을 잠시 했으나 적절치 않은 생각. 내가 불편해도 함께해야 할 가치는 지키는 게 맞으니까.

 

외국에 와서 노동절을 경험한 김에 의미를 확인해 보자. 법적으로는 우리나라에서 '근로자의 날'이라고 표현한다. 난 그게 적절한 표현이라고 보지 않는다.

근로자의 날은 시혜적인 의미의 기념일인 반면 '노동절'은 권리 쟁취의 의미를 담고 있기 때문이다. '근로자'는 시켜서 일하면 주는 대로 받는다는 수동적 개념인 반면, ‘노동자는 나와 가족의 삶을 위해 일하는 주체적 개념이라는 점에서 분명 그 명칭에 대한 정확한 사용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환전한 김에 냐짱센터 건물의 커피전문점 하이랜드 방문.

그 유명하다는 쓰어다 커피 주문. 난 몸이 찬 체질이라 아이스를 먹으면 화장실이 바로 부르는 체질. 그래도 도전한 용자.

여름에 맥심커피 봉지 두 개 넣고 먹는 냉커피보다 농도는 두 배. 아마 4개쯤 넣은 정도의 맛. 에어컨 잘 나오니 나가기 싫다.

카페 쓰어다를 소개하자면, 카페(ca phe)+쓰어(sua)+다(da)라고 해서 카페는 커피, 쓰어는 우유, 다는 얼음을 의미한다. 정리하면 아이스밀크커피 정도. 특이한 점은 베트남에서는 우유도 '쓰어'라고 하고 연유도 '쓰어'라고 한다는 점. 정확하게 우유를 표현하고 싶을 때는 쓰어 보(sua bo)라 한다. bo는 소를 의미하니까. 카페 쓰어다는 찐한 맛에 부드러운 연유의 달달함이 섞인 맛이다. 프랑스 식민지 시절인 1800년대에 로부스타 커피의 진한 맛이 부담되어 우유를 넣어 라떼로 즐기려 하였으나 넉넉지 않은 형편 때문에 우유를 졸여 커피에 넣어 마신데서 유래했다고 한다. 

 

커피전문점을 도서관으로 이용하는 스타일은 아니니 몸 얼린 기념으로 과감히 비치로 나감. 5분 안에 후회.

바다는 속초 분위기인데 주변은 해운대 분위기. 날씨는 독보적. 선베드를 빌려 쉬면서 바다에 뛰어들었다 나오는 남녀들이 몹시 부러웠지만 참았다.

 

뒤의 조경수들 모양이 하드를 떠올리게 한다.

 

점심을 먹어야 하는 데 어제 저녁부터 베트남 음식에 질린 터라 먹을 게 없다. ㅠㅠ 사실 어제 저녁 먹다가 울렁거리고 심지어... 한 번 쎄게 힘들고 나니 거리를 걷다가도 나는 냄새가 역하다. 남은 기간 난 뭘 먹고 살아야 하는가.

 

아쉬운 대로 중국식 식당에 가서 사진에 있는 볶음밥 비슷한 걸 주문했는데 쌀은 날아다니고 향은 베트남식. 반도 못먹고 음료로 점심 끝. 아 난감하다.

 

땡볕은 피하겠다고 좀 쉬고 바다 구경한답시고 또 외출. 여전히 난 용감하다.

바다는 참 좋은데 내 몸이 협조를 안한다. 벤치에 앉아 바다를 하염없이 보다가 저녁식사에 도전. 집 생각이 간절해지는 시간.

 

한식당을 검색했다. 아싸 가까운 한식당 김치식당 발견. 가는 길에 재래시장도 훑어보고 둘러둘러 기어이 김치식당 도착. 신난당^^

참치김치찌개 주문하고 여유로운 미소. 기다리는 시간이 길다. 참치김치찌개 한 숟가락 먹고 흐뭇한 표정. 밥 한 공기 추가요~~.

 

어딜 가나 한식당이 있다는 건 우리나라 사람들이 엄청 많이 다닌다는 의미. 고맙다고. 전 세계에 가장 많은 나라에 가 있는 민족이라는 통계를 본 일이 있는데 실감.

 

비치를 즐기고 싶다는 일념으로 다시 비치로 이동. 제기랄 드럽게 덥네. 저녁 시간까지 이러기야? 비지땀 줄줄 나는데 견딜 재간이 없다. 에라 모르겠다 호텔로 가자.

 

카페에서 그리고 비치를 오가며 사람 구경 많이 했는데 특징이 있더라. 생각보다 한국 사람이 많지 않았고, 관광객들은 지도 보며 직진하는 사람과 지도 보다가 주위 둘러보다하면서 가는 나 같은 사람이 있더라. 나 같은 경우의 맹점은 둘러보다가 잡상인과 눈이 마주친다는 점. 어김없이 따라와서 물건을 내민다. 내 맘 약한 건 우째 알고 어리거나 아픈 아기를 보여주며 강매를 시도한다. 같은 거리를 몇 번 걷다보면 매번 만나기도 한다. 매우 난감하다. 난 맨 손인데. 나 이번 여행 빈 손으로 동행만 따라다니는 중이다.

 

사람 구경 중 깨달은 또 하나는 베트남 사람들은 이 날씨에도 후드티나 점퍼를 비롯한 긴 팔을 많이 입는다는 점이다. 반팔과 반바지는 대부분 관광객이다.

 

또 하나는 베트남 사람들은 체질이 그런건지 땀도 별로 안 흘린다. 걷다보면 티셔츠가 젖은 사람은 다 관광객이다. 두툼해 보이는 청바지에 점퍼까지 입고도 땀을 안 흘리는 현지인들. 지역 날씨에 적응한 분들이다. 순간 부러워진다. 우린 너무 젖었다.

 

내일은 무이네로 간다^^

 

호텔이 어디든 이 녀석들은 다 있더라. 위험한 건 아니라니까 그런줄 알고 맘 편히 봤다.

 

* 이 글은 2018년 4월 26일부터 5월 10일까지 베트남 자유여행을 다녀온 기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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