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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를 걷다

터덜터덜 배낭여행 10 - 5/3(목) 무이네 안녕~~

by 길찾기91 2020. 6.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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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덜터덜 배낭여행 10 - 5/3() 무이네 안녕~~

 

 

무이네는 참 편안한 곳이라는 인상.

외지고 한적한 게 사람도 많지 않다. 이 구석까지 그래도 잘들 찾아온다.

주요관광지는 둘러보았으니 이제 게으름이 필요한 시간. 잠이 들었다 깼다를 반복하며 동행과 나눈 대화가 많다.

 

도마뱀이 방을 거닐어주시고, 뭐만 먹었다하면 개미들이 역할에 충실하게 떼로 다가오시는 여유로운 시간.

해먹에서 늘어져도 모기는 없다. 못 본건가. 썰에 따르면 도마뱀이 천적이라더니 그것 때문인가. 난 모르지만 하여간 고맙다.

 

해먹에 늘어져서 위를 보면 야자수가 시야를 꽉 채우고, 가끔 바람이 살랑거리며 다가온다. 고마운 풍경이다. 작렬하는 태양 아래로 나갈 게 아니라 여기서 쉬어야겠다.

 

숙소 마당의 해먹이 아주 유용했다.

 

온갖 처음보는 음료를 사다 이것저것 마시기도 하고, 커피를 마시기도 하며 팟캐스트로 국내 상황을 듣는다. 남북정상회담 이후 나오는 내용이 많아 듣기 바쁘다.

 

이리 뒹굴 저리 뒹굴거리며 자연을 보는 편안함이란. 경험해보면 알 터. 일단 와보시라.

 

외국인 커플이 여럿 보인다. 다정한 이들도 있고 뭔가 어색한 이들도 있다. 가장 눈에 띈 이는 혼자 온 유럽 아가씨. 말이 안통하니 그저 눈인사 정도만 주고받지만 여러번 마주친다. 인상이 좋다.

 

새벽 4시부터 즐긴 망중한의 시간이 마무리되어 간다. 10시부터 씻고 가방 정리하고 뒷정리까지 서두른다. 깔끔하게 해두고 체크아웃. 좀 아쉽다. 이곳 일정이 너무 짧아서. 이번에 같이 못 온 친구들 엮어서 다시 오자는 이야기는 이미 나눈 터.

 

게으름부리며 아침은 역시 반미로 해치웠다. 이건 부담이 안되어 좋다. 향이 날 괴롭히지도 않으니. 점심은 한식이다. 어제 갔던 용이네 식당으로 달려가 순두부찌개를 먹었다. 살만하다. 여기는 찌개 양이 상당하다. 그래서 더 좋다.

 

쌀국수에 물린 이후 주로 반미를 먹었다.

 

슬슬 버스정류장으로.

미리 예매한 표를 티켓으로 교환하고 또 여유 시작. 길가 레스토랑에서 음료로 더위를 식힌다. 꼬마 녀석들이 호객을 요란하고 부지런히 한다. 애쓰는 녀석들 면 세워주느라 들어간 레스토랑. 얼음 넣은 콜라에 뭔가를 더 넣은 모양인데 정체는 모르겠다. 시원하면 됐지 뭐.

 

급기야는 시간이 되어 나트랑행 슬리핑버스 탑승. 정확한 시간에 출발. 긴 시간이다. 자는거 말고는 마땅히 할 일도 없다. 이번엔 2층이다. 기어올라 조신히 자리잡고 누웠는데 외국여성이 오더니 자기 자리란다. . 내가 번호를 잘못 봤구나. 그냥 자기가 앞자리로 가겠단다 고맙게도. 그 아가씨는 내 앞자리에 앉아 갔다.

 

한참을 달려도 이 기사는 휴게소에 설 생각을 안한다. 총량제인 나는 갈 데가 있는데. 콜라를 얼음에 말아 시원하게 들이킨 후과가 이리 나를 괴롭히는구나. 게다가 기사도 협조 안하고. 달리다 보니 탐한버스30분쯤 전에 휴게소에 섰던데. 신투어 이러기냐? 무려 3시간을 달리더니 그제서야 휴게소다. 와보니 나트랑에서 출발한 후 1시간 여 만에 들렀던 그 휴게소다. 단골 휴게소에만 가나보다. 아니면 뭔가 계약이 있나? 2시간 이상 연속 운전하지 말라는 우리나라의 룰을 여기에도 전해야 하는거 아닌감?

 

긴 시간 차로 이동하며 바라본 차창 밖의 세상은 조용하다. 농사를 짓는 이들의 수고도 보이고, 건설 현장도 여럿 보인다. 작은 오토바이에 많은 양의 각종 짐을 싣고 달리는 이들도 많고. 많은 경우 가족으로 보이는 5명까지 탄 오토바이도 봤다. 어른 둘, 아이 셋. 보기에 정겨워 보이긴 하더라.

 

많이 안타까운 모습은 관광지든 일반 도로든 길가에 온갖 쓰레기가 많이 쌓여있다는 점이다. 호치민에서는 상인들이 쓰레기를 밖으로 던져 놓더라만 이 곳은 그 정도는 아니다. 하지만 곳곳에 방치하는 게 많이 보인다. 그러다 보니 인도가 깨끗할 날이 없다. 오토바이 주차 때문에 인도도 사실상 없는 경우도 많고.

이곳 인도는 직각으로 구분되지 않는다. 40도 내외의 각도를 갖는다. 오토바이가 오르내리기 좋게 한 모양이다. 오토바이가 많아 불가피한 모양이다.

 

4시간 10분을 달려 나트랑에 도착했다. 와 본 곳이라고 이젠 반갑기까지 하구먼. 뭐 얼마나 봤다고 익숙한 바다 풍경이 편하다. 일단 예약해둔 호텔로 이동. 이틀 전에 묵었던 곳이다. 리셉션의 아가씨가 많이 반가워한다. 나도 반갑다. 그래서 사진 한 방.

 

 

저녁은 먹어야지. 또 한식이다. 이틀 전과 같은 곳에 가서 같은걸 먹었다. 포만감에 행복해진다. 저녁 거리를 슬슬 산책하다가 숙소로 왔다. 내일 새벽 330분엔 이곳을 떠나야 하니까 얼른 쉬어야겠다는 마음이 앞선다.

 

555분 뱅기를 타고 다낭으로 간다. 다낭은 공항만 구경하고 다시 하노이로 날아갈 예정이다. 애초 계획으로는 다낭에서 일정을 마치는 것이었는데 훑어보는 김에 하노이도 들리자하여 베트남 저가인 비엣젯항공으로 왕복예매를 추가로 했던 바.

일단 하노이를 좀 거닐다가 이틀 후 다시 다낭으로 올거고 여기서 여행을 마무리할 예정이다. 집에 가고픈 마음이 스멀스멀...

 

무이네 바다

 

* 이 글은 2018년 4월 26일부터 5월 10일까지 베트남 자유여행을 다녀온 기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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