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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를 걷다

터덜터덜 배낭여행 5 - 4/28(토) 호치민 시내 관광, 냉면, 거리식사

by 길찾기91 2020. 6.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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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덜터덜 배낭여행 5 - 4/28() 호치민 시내 관광, 냉면, 거리식사

 

 

오늘 시내를 걸어다닐 계획을 세운지는 오래 전.

막상 아침이 되고 보니 난감. 8시대에 이미 28. 더운 나라인줄은 알았지만... .

어쩌랴 오늘 말고는 다시 기회가 없는 걸. 굳게 맘 먹고 가벼운 복장으로 출발. 호치민에 다녀간 경험이 있는 동행만 믿고 따라간다. 거기서거기지만 ㅋ

 

여기 오기 전에 '베트남 전쟁'이라는 제목의 리영희 선생이 쓴 책과 박태균 교수가 쓴 책을 독파하였으니 대략의 역사는 조금이나마 안다고 치고 가장 먼저 '전쟁기념관' 방문.

 

전쟁의 상흔은 오래 간다. 이겼건 졌건 그렇다. 전쟁의 잔혹하고 아픈 역사를 기억하는 것은 후손의 당연한 도리일 것. 기념관을 살피면서 드는 생각은 단 하나. 전쟁은 다시는 일어나서는 안될 일이라는 점.

 

마침 어제의 남북정상회담에서 올해 안에 종전선언을 추진한다는 소식에 너무 기뻤다. 정전 이후 너무 많은 세월이 흘렀다. 강제에 의해 오가지 못하는 이들의 아픔과 가족을 먼저 보내고 남은 이들의 슬픔은 국가가 어찌해줄 도리가 없다. 다시는 잔혹한 전쟁이 일어나지 않도록 하는 것이 국가의 몫이다.

 

음향기기에서는 폭격기 소리가 계속 들리고... 베트남전 당시 사용했던 전투기와 탱크 등이 전시된 외부까지 둘러보는 기분이란. 전쟁반대!를 마음으로 외친다.

 

다음 통일궁.

프랑스 식민지 시절에는 그들의 공관이었고 남베트남 시절에는 호화 대통령 관저, 통일 이후엔 독립궁이라는 이름을 통일궁으로 바꿔 시민에게 개방한 시설물. 드넓은 녹지에 100개 이상의 방을 가진 건물이 있다. 1946년 프랑스 식민지 정부가 인도차이나 전체를 통치하기 위해 지은 건물이다. 이 건물은 6층으로 되어 있으며 지하 벙커에는 베트남 전쟁 당시 종합상황실이 보존되어 있다. 가까이엔 월남 패망 당시 월맹군이 몰고온 탱크 2대도 보존되어 있다.

 

내 추정으로는 남베트남이 패망한 건 부정부패와 고관대작의 호화생활 때문인 듯.

미군의 총탄을 주워 온갖 재활용을 하며 저항했던 민족해방전선 베트콩과 호치민이 지도하는 북베트남의 헌신적 태도와는 대비된다. 어쩌면 승패는 예견된 것이었고 미국이 이 수렁에서 손을 떼는 건 당연한 수순일 터.

미국은 명분 만들기에도 실패한 최악의 전쟁.

 

통일궁.
가로수 높이 좀 보소.
도로의 신호등이 참 귀엽다.

 

너무 더워 중간 브레이크 타임.

마침 눈 앞에 카페77이 있다. 문 닫힌거 보니 에어컨이 나오나보다. 냉큼 들어갔다^^

심지어 호치민에 와서 없어서 못먹었던 아메리카노가 있다. 우아하게 핫으로 주문했다. 근데 세상에 이렇게 작은 컵에 주다니. 이게 어디냐하며 착하게 흡입.

 

이어서 노트르담 성당. 네오 로마네스크 양식으로 지었다는 바로 그 성당.

프랑스 식민지 시절 지었기에 건축 양식이 색다르다. 옆에 부가건축을 하느라 공사하는 분위기가 나는 게 아쉬웠지만.

 

노트르담 성당.

 

근처엔 중앙우체국도 있다. 규모가 상당하고 실제 업무를 보는 곳인데 관광객들이 많이 찾는다. 기념품 등을 파는데도 열심이다.

 

중앙우체국 내부. 어딜가나 호치민 주석이 있다. 국민들의 높은 신망을 보여주듯.

 

오페라하우스호치민 동상이 있는 광장까지 걷는 동안 본 기온은 34.

얼굴은 익었고 땀은 비오듯 한다. 사진의 몰골이 말이 아니다. 물론 배도 고프고. 이제 밥을 먹어야만 한다.

 

 

어제 평양랭면 먹는 사진이 온사방 천지였기에 몹시 땡기더라.

검색해 보니 북한식당인 류경식당이 있었는데 이미 문 닫았단다. .

다시 검색 시작. 찾았당. 아리랑.

이 더위에 기어이 찾아갔다. 가서 육쌈냉면 주문.

대빵 크고 시원한 곳에서 구운 고기와 냉면을 먹으며 행복 만끽. 사람이 먹는 걸로 행복할 수 있다는 걸 확인한 경험. 좀 비쌌지만. 여태 음식이 별로라 힘들었으니까 고마운 마음으로.

 

만족스런 기분으로 데탐거리까지 택시 탔음.

제기랄 이 아자씨 바가지. 빙빙 도는걸 목도. 살자고 하는 일인걸 우짜겠어. 잔소리 안하고 순순히 내림. 구글맵 보는 내가 당황스러웠지 뭐.

이제 샤워다.

시원하게 샤워하고 국내 뉴스 좀 보다보니 어느새 눈꺼풀은 스르륵.

 

어느새 저녁이다.

밖을 보니 호텔 바로 옆에 무대 만드는 중.

조금 뒤에 보니 길을 막는 중.

그 많던 차와 오토바이가 안다니기 시작한다.

짐작컨데 주말이라고 행사하는 분위기.

다른 날보다 가게들의 야외 테이블은 늘어나고 오토바이는 끌고 지나갈 수는 있다.

 

궁금한걸 뒤로하고 일단 저녁 식사.

궁금했던 길거리 좌판 식사에 도전.

무려 1500(30000만동) 정도 하는 식사를 길가에서 목욕탕 의자같은 데 앉아서 먹음.

신기하고 맛도 괜찮고. 짱이다.

기념으로 사진도 찍고 주인장에겐 베트남어 통역기를 통해 맛있게 먹었다고 인사하고 나왔다.

 

저녁 먹고 나니 이 동네 완전 새로운 동네다.

매일 클럽에서 나올듯한 굉음을 울리던 가게들의 소리는 잦아들고 무대엔 어떤 그룹이 올라온다. 랩도 하고 한참 공연을 하더라. 물론 나는 뭔 소리인지 모른다.만 나름 즐겨보려 애썼다.만 여전히 모르겠다.

 

지금 묵는 호텔의 루프탑(8층이나 알고보면 9층인)에서 보는 동네는 새로운 세상이다. 음료를 사와서 편하게 바라보는 아래 세상 역시 신기하다.

마치 과거의 대학로처럼 차량없는 길에서 즐기는 이들을 본다는 것.

 

아마도 절반은 외국인이고, 외국인의 절반 이상은 한국인이다. 외국까지 날아와서 편하게 즐기는 젊은이들을 보는 기분도 새롭다. 이 나이의 나에게는 별세계다.

 

내일 오전엔 호치민을 떠나 나트랑으로 간다. 또 새로운 경험이 기다린다는 생각에 기대감이 올라온다.

 

루프탑에서 보이는 한낮의 거리.
루프탑에서 내려다 본 저녁 모습.
호텔 앞 야경.

 

* 이 글은 2018년 4월 26일부터 5월 10일까지 베트남 자유여행을 다녀온 기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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