陳軫貴於魏王,惠子曰:「必善事左右,夫楊橫樹之即生,倒樹之即生,折而樹之又生。 然使十人樹之而一人拔之,則毋生楊。以十人之眾,樹易生之物,而不勝一人者何也? 樹之難而去之易也。 子雖工自樹於王,而欲去子者眾,子必危矣。」
陳軫(진진)은 魏(위)나라 왕에게 신임을 받았다. 惠子(혜자)가 그에게 말했다. “그대는 반드시 임금 주위의 사람들을 잘 섬겨야 합니다. 저 버드나무는 가로로 심어도 살고 거꾸로 심어도 살고 부러진 것을 심어도 또 살아납니다. 그렇지만 열 사람이 심는다 해도 한 사람이 그것을 뽑아 버리면 살아날 버드나무는 없습니다. 열 사람의 힘으로 쉽게 심어 가꿀 수 있는 나무도 한 사람을 이기지 못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그 이유는 심기는 어려워도 제거하는 것은 쉽기 때문입니다. 그대가 비록 지금은 임금의 입맛에 맞게 행동해서 신임을 얻었다 해도 그대를 제거하려는 사람이 많아지면 그대는 틀림없이 위험에 처할 것입니다.”
남을 잘되게 하긴 어려워도 남을 나락에 떨어지게 하기는 쉽다. 지금 대한민국은 여전히 기울어진 운동장과 기득권이 강력한 힘을 가지고 있다. 아무리 똑똑하고 청렴해도 그들 눈 밖에 나면 한순간 하이에나(언론, 검찰, 사법부, 극 보수정당)들의 먹잇감이 된다. 하루 빨리 기울어진 운동장을 바로 잡고 기득권들의 동맹을 해체하여 우리 사회에 필요한 올바른 인재들이 어이없이 멸문지화를 당하는 일이 사라졌으면 좋겠다.
拔(발) : 뽑다, 잡아 끌다.
聲符(성부)가 犮(발-달리다)인 형성자(形聲字).
犮(발-달리다)에는 髮(발-털)의 의미가 있어서 拔(발)은 拔毛(발모)의 뜻이다.
허신(許愼)의 설문해자(說文解字)에는 拔(발)을 ‘擢也(뽑다)’라 하여 拔擢(발탁), 拔除(발제)의 뜻으로 보았다.
털을 뽑아내는 것을 拔(발), 풀이나 꽃을 뽑아내는 것을 拜(拝-배)라고 한다. 무리 중 卓出(탁출)한 것을 拔群(발군)이라 하고, 골라서 뽑는 것을 拔萃(발췌), 용맹한 것을 拔山(발산)이라 한다. 근본적 대책을 세우는 것을 拔本塞源(발본색원)이라고 한다. 활을 당기는 것을 拔剌(발랄)이라 한다.
* 위 글은 김동택의 <한비자와 세상공감>(리체레, 2021)을 옮긴 것으로, 저자의 동의 하에 게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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