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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비자 설림과 세상공감

한비자(韓非子) 설림(說林)편 上(상) 30

by 길찾기91 2022. 9.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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隰斯彌見田成子田成子與登臺四望三面皆暢南望隰子家之樹蔽之田成子亦不言隰子歸使人伐之斧離數創隰子止之其相室曰:「何變之數也?」隰子曰:「古者有諺曰知淵中之魚者不祥夫田子將有大事而我示之知微我必危矣不伐樹未有罪也知人之所不言其罪大矣。」 乃不伐也

 

隰斯彌(습사미)田成子(전성자)를 찾아뵈었다. 田成子(전성자)는 그와 함께 (-높은 건축물)에 올라 사방을 바라보았다. 삼면이 다 활짝 트였다. 그리고 남쪽을 바라보려 하는데 隰斯彌(습사미)네 집의 나무들이 막아버렸다. 田成子(전성자)는 그것에 대한 말을 하지 않았다.

隰斯彌(습사미)가 집으로 돌아와 사람을 시켜서 그 나무를 자르게 하였다. 도끼로 몇 번 나무를 내리치자 隰斯彌(습사미)가 그것을 제지했다. 그 집안일을 관리하는 사람이 말했다. “왜 그렇게 빨리 마음이 바뀌셨나요?”

隰斯彌(습사미)가 말했다. “옛날에 이런 속담이 있지. 깊은 연못 속에 물고기가 있는 것을 아는 사람은 불길하다. 田成子(전성자)가 큰일을 꾸미려 하는데 내가 그의 은밀한 내막을 알고 있는 듯이 보인다면 나는 반드시 위태로워질 것이다. 나무를 자르지 않는 것은 죄가 되지 않지만, 사람이 말하지도 않는 것을 알고 있다면 그 죄는 클 것이다.” 그리고 나무를 자르지 않았다.

 

󰌚 겉으로 표현하거나 말을 하지 않았는데 누군가에게 속마음을 들키면 불안하다. 그리고 어쩔 수 없이 그를 경계한다. 남의 마음을 읽어내는 것은 중요하고 필요할 수도 있다. 하지만 그것이 지나칠 경우, 그것은 본인에게 독이 될 수 있다. 때로는 알고도 모른척해야 할 때가 있다. 네가 무엇을 생각하는지 다 알고 있다고 하면, 겉으로는 너 참 눈치가 빠르고 똑똑하구나라고 하겠지만 속으로는 이 놈 무서운 놈인데라며 깊은 경계감을 가질 것이다.

() : 바라다, 소망하다, 원하다.

점을 친 것을 기록한 글인 卜文(복문)에는 큰 눈을 가지고 앞 방향을 우러러보는 모습으로 원래는 象形字(상형자)라고 한다.

()’卜文(복문)의 글자에 聲符(성부)로써 (망할 망)을 덧붙여 形聲字(형성자)가 된다.

 

許愼(허신)의 설문해자(說文解字)에는 (바라 볼 망)出亡在外望其還也(도망가서 고향 밖에 있으면서 고향으로 돌아가기를 소망한다.)’고 한 것은 (망할 망)의 발음을 의미 부분으로 보아 도망가다의 뜻으로 해석을 한 것이지만 (망할 망)은 후에 덧붙여진 발음 부분이다.
卜文(복문)(바라 볼 망)은 사람이 발을 쫑긋 세워 멀리 바라보는 象形字(상형자). 멀리 바라보는 것으로 좋고 나쁜 것을 관찰하며 또 그 눈의 주술적인 힘에 의하여 적을 제압할 수 있는 힘을 얻게 해 달라고 주술적 의식을 거행하는 것을 말한다. 卜辭(복사)에 눈썹에 장식을 한 巫女(무녀) 삼천 명으로 山西北方(산서북방)의 이민족인 苦方(고방)을 일제히 바라보는 주술적 의식으로 점을 쳤는데 특히 전쟁을 벌일 때 이와 같은 주술적 의식이 성대하게 거행되었다. 또 전쟁터의 陳頭(진두)에도 이와 같은 눈썹 장식을 한 巫女(무녀)가 한 무리를 이뤄 여러 가지 주술적인 의식을 행하였는데 불행히도 전쟁에 패하면 이 무녀의 무리는 그 주술적인 힘을 얻기 위하여 먼저 죽였다. 이것을 (버릴 멸)’이라 한다.

설문해자(說文解字)(신하 신)’으로 해석하고 있는 부분은 큰 눈을 세워 먼 곳을 바라보는 눈의 형상이다. ‘(맡길 임)’도 또한 사람이 발돋움하고 있는 형상이다. 日月(일월)이 서로 마주 볼 때는 달그림자가 가득 차 보이는 것으로 十五夜(보름날 밤)()이라 한다.

(넓힐 연)은 먼 곳의 ()을 부르는 것으로 ()과 연결된 제사 의식이다. 거기에서 遠望(원망-바라봄)의 뜻이 생겨났고 希望(희망)의 뜻이 되고 欲望(욕망)이란 말이 나왔다.

 

 

 * 위 글은 김동택의 <한비자와 세상공감>(리체레, 2021)을 옮긴 것으로, 저자의 동의 하에 게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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