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한비자 설림과 세상공감

한비자(韓非子) 설림(說林)편 上(상) 31

by 길찾기91 2022. 9. 10.
728x90
반응형

楊子過於宋東之逆旅有妾二人其惡者貴美者賤楊子問其故逆旅之父答曰:「美者自美吾不知其美也惡者自惡吾不知其惡也。」 楊子謂弟子曰:「行賢而去自賢之心焉往而不美。」

 

楊子(양자-楊朱)()나라 동쪽을 지나다 한 여관에 묵었다. 여관 주인에게 두 명의 부인이 있었는데 그들 중 못생긴 여자는 사랑을 받고, 잘생긴 여자는 천대를 받았다. 楊子(양자-楊朱)가 그 이유를 묻자 여관 주인인 두 여자의 남편이 대답하였다. “아름답게 생긴 여자는 자기는 아름답다고는 하지만 난 그녀가 진짜 아름다운지 모르겠고, 못생긴 여자는 자기는 못생겼다고 하지만 난 그녀가 진짜 못생겼는지 모르겠습니다.” 楊子(양자-楊朱)가 제자들에게 말했다. “선행을 실천하고도 겸손하게 자기가 선행을 했다는 마음을 버린다면 어디를 가든지 칭찬을 받지 않을 수 있겠는가?”

 

󰌚 자신감이 넘쳐 적극적으로 일에 달려드는 사람도, 매사에 겸손하고 신중한 태도로 일을 처리하는 사람도 다 타고난 성격대로 간다. 누가 옳고 그른지는 정확히 판단할 수 없다. 그러나 보통 사람들은 자기가 잘났다고 뻐기며 능력을 과장하거나 허세가 심할 때 그를 신뢰하지 않고 또 좋아하지도 않는다. 반대로 오만하거나 거만하지 않고 겸손함을 잃지 않는 사람을 보통 사람들은 좋아한다. 사람들이 보는 눈은 대부분 비슷하다. 평소에 겸손한 사람은 실수를 저질러도 아주 심하게 질타하지 않는다. 인간은 누구나 실수를 할 수 있다는 덕담까지 건네면서. 그러나 거만하고 자기 자랑이 심한 사람이 실수를 하면 그것 보란 듯이 커다란 질책을 한다. 겸손한 사람은 하늘마저도 그를 도와줄 것이다.

(): 현명하다, 영리하다, 어질다, 요령 좋다.

聲符(성부)(어질 현, 굳을 간)인 형성자(形聲字).

 

許愼(허신)의 설문해자(說文解字)에는 ()多材(다재) 재주가 많다고 하였고, 설문해자(說文解字) ()를 쓴 청나라 언어학자 단옥재(段玉裁)(조개패)를 재화로 해석하여 多財(다재) 재물이 많다라고 고쳤다. (어질 현)(굳을 견), (팽팽할 긴)의 의미가 있고, (어질 현)은 원래 良質(양질)의 조개를 말한 글자인데 조개는 원래 굿이나 제사에 쓰거나, 장식품으로써 중요하게 여겨진 물건이었다.

(어질 현)이란 글자를 사용하기 전 처음에 (어질 현)이란 글자가 사용되었는데, 이 글자는 (신하 신)가 사람의 눈동자를 뜻하고 거기에 (-)를 가하여 상처를 입혀 신에게 제사를 지낼 때 희생 제물로 바쳐지는 노예를 뜻한다. 또 여자 노예의 이마에 먹을 주입시켜 신에게 바치는 (첩 첩)이란 글자와도 비슷하다.

(어질 현)의 기원은 社稷(사직)常隸(상예-토지신과 곡식 신을 모시는 사당의 노예)라고 불리는 巫祝(제사를 관장하는 무당)의 재주가 많은 것. 다시 말해 신과의 교감이 잘 이루어지고 신의 뜻을 잘 알아차리는 사람이며, ()이란 것은 총명하게 신의 소리를 잘 듣는 사람이다. 우리가 말하는 후대의 聖賢(성현)은 그 기원이 원래는 무당 중에 신과 잘 접촉하는 사람(神人)이다.

 

 * 위 글은 김동택의 <한비자와 세상공감>(리체레, 2021)을 옮긴 것으로, 저자의 동의 하에 게시합니다.

 
728x90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