魯丹三說中山之君而不受也,因散五十金事其左右,復見,未語,而君與之食。 魯丹出,而不反舍,遂去中山。其御曰:「反見,乃始善我,何故去之?」 魯丹曰:「夫以人言善我,必以人言罪我。」 未出境,而公子惡之曰:「為趙來閒中山。」 君因索而罪之。
魯丹(노단)이 3번이나 中山(중산)의 임금을 만나 유세를 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그래서 황금 오십 량을 뿌려 임금 좌우의 측근들을 구워삶았다. 그 후 임금을 다시 만났는데 이번에는 말도 꺼내지 않았는데 임금이 그에게 밥을 먹자고 했다. 魯丹(노단)은 조정을 나온 후 머물던 곳으로 돌아가지 않고, 바로 中山(중산)을 떠나 버렸다.
魯丹(노단)의 수레를 모는 자가 말했다. “임금을 다시 만나 비로소 우리를 잘 대해주기 시작했는데 무엇 때문에 떠나시는 겁니까?” 魯丹(노단)이 말했다. “남의 말을 듣고 우리를 잘 대접해주었다면 마찬가지로 남의 말을 듣고 우리에게 죄를 뒤집어씌울 수도 있다.”
魯丹(노단) 일행이 채 국경을 벗어나지도 못했는데 中山(중산)의 公子(공자)들이 魯丹(노단)을 “趙(조)나라를 위해 中山(중산)을 염탐하러 왔다.”고 험담을 했다. 中山(중산)의 임금이 그 말을 듣고 魯丹(노단) 일행을 찾아내 벌을 주었다.
진리란 복잡하지 않고 단순하다. ‘너에게서 나온 것은 너에게로 돌아간다(出乎爾者 反乎爾者也)’. 정상적인 방법을 통하지 않고 목적을 달성할 경우 언젠가는 그것이 도리어 발목을 잡을 수가 있다. 대부분의 경우에 정상적으로 목적을 달성하려 할 때는 긴 시간과 많은 노력, 그리고 인내를 필요로 한다. 사람들이 조급해지는 이유가 그렇다. 그래서 빨리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비정상적인 방법(가장 흔한 것이 뇌물)을 사용한다. 노단은 자기가 사용한 방법이 비정상적이고 또 그 비정상적인 것을 받아들인 왕은 비정상적인 상태에서 자기에게 해를 끼칠 수 있다는 사실을 직감했다. 결국 도망가기도 전에 잡혀서 벌을 받고 만다.
遂 : 수 : 이루다, 성취하다, 마침내, 길, 도로.
聲符(성부)가 㒸(드디어 수)인 형성자(形聲字).
㒸(드디어 수)는 주술적으로 영험함을 가진 동물(獸)의 형상. 이 동물을 이용하여 어떤 행위를 계속할지 말지 혹은 길흉을 점친다. 그 점(卜)에 의해 계속할 것을 결정하면 행위는 계속되고 그것을 遂行(수행)이라 한다.
許愼(허신)의 설문해자(說文解字)에는 遂를 ‘亾(亡)也(망했다는 뜻이다)’라고 풀이한 것은 글자의 뜻과는 맞지 않는다. 또 설문해자(說文解字)에 ‘㒸’를 ‘從意也(뜻을 따르는 것이다)’로 풀이하여 遂(성취하다)字의 뜻으로 풀이했다.
金文(금문)에는 㒸(드디어 수)를 墜(떨어질 추)의 뜻으로 사용했는데 㒸(드디어 수), 遂(성취할 수), 墜(떨어질 추)는 모두 한 계통의 글자다. ‘遂(성취할 수)’字는 또 ‘述(술)’字로도 썼으며 ‘朮(출)’字도 ‘㒸(수)’字도 모두 주술적인 효험이 있는 동물의 형상이다. 그 주술적 의식을 ‘術’(재주 술)이라 하고 길을 개척하면 그 위에서 제사를 지내는 것을 말한다.
* 위 글은 김동택의 <한비자와 세상공감>(리체레, 2021)을 옮긴 것으로, 저자의 동의 하에 게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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