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케아, 월마트 태양광으로 자체 전력 충당
이케아 판매점이나 물류센터의 외관을 보면 넓은 옥상 면적을 가진 거대한 박스 형태인 것을 볼 수 있다. 이케아의 지붕은 대개 버려진 공간이었지만 이제는 아니다. 이케아는 2013년에 미국 20개 주 39개 판매점에 합계 34.1메가와트의 태양광발전 설비를 설치했다. 미국내 이케아 판매점의 89%가 태양광 설비를 갖추게 된 것이다.
이케아가 태양광을 사용하는 유일한 '빅 박스‘는 아니다. 월마트는 215개 판매점에 89.4메가와트, 코스트코는 78개 판매점에 47.1메가와트, 콜스는 147개 판매점에 44.7메가와트의 태양광발전 설비를 갖추었다. 이케아가 점포의 89%에 태양광을 채택한 반면, 월마트는 아직 5%의 점포밖에 설치하지 않았을 뿐이다. 하지만 월마트는 2020년까지 4,522개 판매점에 1,000메가와트의 태양광발전 설비를 설치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빅 박스 점포들은 태양광패널을 판매할 뿐 아니라 직접 이용하고 있다.
월마트의 평균 발전량은 점포당 415킬로와트다. 이 정도 규모의 설비를 모든 점포에 갖춘다면 1.8기가와트에 달하게 된다. 이는 표준 원자력발전소 두 기의 발전량에 맞먹는 것이다. 월마트의 평균 태양광발전량은 이케아의 점포당 발전량 874킬로와트의 절반 이하다. 그러나 태양광패널 가격이 계속 하락하고 기존의 전력요금이 계속 오른다면 월마트는 더욱더 많은 설비를 구축하게 될 것이다.
월마트가 미국 내 모든 점포에 이케아처럼 평균 874킬로와트 발전설비를 갖춘다면 3.8기가와트의 분산형 태양광발전 용량을 갖게 된다. 이는 원자력발전소 네 기의 피크 발전 용량과 맞먹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월마트는 연간 5억 달러의 에너지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 평균 에너지 원가를 킬로와트시당 10센트로 추정하고, 월마트 빅 박스 점포마다 옥상에 태양광발전 설비를 모두 갖추면 지역 전력회사들의 연간 수입은 5억 7,000만 달러 감소한다.
월마트의 태양광 계획을 전 세계 27개국의 1만 400개 점포로 확산하면 9.18 기가와트의 용량이며 이는 원자력발전소 아홉 기의 피크 발전 용량과 맞먹는다.
태양광발전 원가가 떨어지고 기존의 에너지 가격이 계속 상승한다면 빅 박스 점포의 태양광은 그 가치가 더욱 올라 강력한 재정적 인센티브가 될 것이다. 또 빅 박스 점포들이 태양광을 이용해 더 많은 전력을 생산할수록 전력회사들의 수입은 감소할 것이다. 이는 앞서 이야기했던 피크 요금 프리미엄의 감소로도 그대로 이어질 것이다.
이케아는 2020년까지 자사에서 필요로 하는 에너지 전부를 태양광과 풍력으로 발전하려 하고 있다. 월마트 역시 사용 에너지의 100%를 청정에너지로 발전하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다. 많은 대기업들이 자체적으로 에너지를 충당하면 재래식 전력회사들은 가장 큰 고객을 잃고, 더 낮은 수입, 더 낮은 마진, 더 낮은 설비가동률, 더 낮은 투자수익의 악순환을 맞을 것이다.
월마트, 이케아, 여타 빅 박스 점포들이 에너지 소비 제로 기업이 된다는 것만으로도 전력회사에 충분히 나쁜 소식이지만, 이것이 최악의 시나리오는 아니다. 다음 단계는 이들 기업이 자신들이 사용할 에너지를 생산하는 것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외부에 에너지를 공급하는 시나리오다.
전력회사들은 손쉬운 독점에 길들여 있다. 경쟁은 그들의 DNA에 새겨져 있지 않다. 빅 박스 점포들이 잉여 에너지를 발전하게 되면 전력회사들은 과거의 고객들과 경쟁해야 할 처지에 놓인다. 전력회사의 임원들은 선지비티, 솔라시티, 선과 같은 실리콘밸리의 작은 신생기업들과 경쟁하려 하지 않는다. 그들이 만들어 100년 이상이나 운영해 온 공공규제 시스템을 이용해 신생기업들의 발걸음을 저지하려고만 한다. 하지만 월마트와 같은 강력하고 부유한 경쟁력을 가진 기업이 에너지 시장에 들어와 저렴한 태양광에너지를 팔게 되면 전력회사 임원들은 퇴직연금계좌를 다시 한 번 살펴야 할 것이다.
분산형 에너지 발전의 세계에서 빅 박스 점포들이 에너지 비즈니스에 진입하는 것은 필연적이다. 태양광에너지의 한계비용이 제로라는 점을 기억하자. 월마트와 기타 빅 박스 상업용 건물의 전력회사들은 전력 도매시장에서 언제나 가격 우위를 차지하게 될 것이다.
월마트와 기타 빅 박스 소매점이 소비자에게 직접 전기를 팔게 될 수도 있다. 컨설팅기업 액센추어의 최근 보고서에 따르면, 59%의 에너지 소비자들이 베스트바이, 테스코, 또는 까르푸와 같은 소매점에서 전기를 직접 구매하는 것을 긍정적으로 고려하겠다고 응답했다. 이 보고서는 또 47%의 소비자들은 온라인 회사에서 전기를 구매하는 것을 긍정적으로 고려할 수 있다고 말했다. 아마존닷컴에서 전력을 판매하는 미래가 올 수도 있지 않을까?
재래식 전력회사들은 경쟁자와 싸우기 위해 그들이 가진 최상의 무기인 규제 시스템을 들고 나올 것이다. 그렇더라도 붕괴를 약간 늦출 수는 있겠지만, 멈추는 것은 불가능하다.
빅 박스 점포가 옥상 태양광발전 설비가 돈이 된다는 것을 알게 된 유일한 존재는 아니다. 폭스바겐, 닛산, 애플과 같은 사업체들도 대규모 태양광 프로젝트를 발표했다. 독일의 거대 자동차기업인 폭스바겐은 스페인 공장에 11 메가와트의 옥상 태양광발전 설비를 완공했다고 발표했다. 전 세계에서 시가총액이 가장 큰 기업인 애플은 100% 청정에너지를 사용하는 에너지 소비 제로 기업이 되겠다는 목표를 가지고 있다. 애플은 2012년 노스캐롤라이나 주 메이든에 있는 데이터센터 주위의 토지에 20메가와트 규모의 태양광발전 설비를 완공했다. 애플에 의하면 이 발전소는 전력의 최종소비자가 현지에 건설한 태양광발전 설비 가운데 가장 큰 것이다. 애플은 데이터센터 1마일 안에 20메가와트 규모의 태양광발전 설비를 하나 더 건설했다. 또 새로 건립될 네바다 주의 리노 데이터센터에 태양광과 지열에너지로 전력을 100% 공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에너지혁명2030 ; 석유와 자동차 시대의 종말 전혀 새로운 에너지가 온다> 토니 세바, 교보문고, 2015, 133-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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