鳥有翢翢者,重首而屈尾,將欲飲於河則必顛,乃銜其羽而飲之。 人之所有飲不足者,不可不索其羽也
고대 전설 속에 翢翢(주주)라고 불리는 새가 있었다. 이 새는 무거운 머리와 둘둘 말린 꼬리를 지녔다. 이 새는 강물을 마시려고 하면 반드시 엎어졌다. 그래서 다른 새가 깃털을 입으로 물어 주어야 물을 마실 수 있었다. 마찬가지로 사람들 가운데서도 물을 마시려 해도 능력이 부족한 사람은 그 깃털을 잡아 줄 누군가를 찾아야만 한다.
① 翢(주): 고대 전설상의 새.
서로의 부족함을 보충해 줄 때 우리는 맹구파별(盲龜破鼈: 눈먼 거북이와 다리가 잘린 자라)이라는 불교의 지혜가 담긴 이야기를 자주 인용한다. 인간은 불완전한 존재다. 겉으로는 완벽하게 보일지라도 실상은 부족한 구석이 한 둘이 아니다. 그러므로 늘 겸손해야 하며 어려움을 겪는 사람이나 동물을 볼 때 도움의 손길을 건네야 한다. 그래야만 본인도 어려움을 겪을 때 누군가가 도움의 손길을 건넬 것이고, 그것을 마음의 부담이 없이 받을 수 있는 것이다. 사회적으로도 어려움이 닥치면 서로 연대하고 협력해야 한다. 더구나 코로나 팬데믹 상황이 극에 달한 지금은 그것이 더욱 절실하다. 개인의 종교적 신념 때문에 공동체 전체를 위험에 빠뜨리는 일은 절대로 삼가야 할 것이다.
顚(전) : 쓰러지다, 자빠지다, 떨어지다, 거꾸로 됨, 엎드리다.
聲符(성부)가 眞(참 진)인 형성자(形聲字).
眞(진)은 𠤎(化-될 화)와 県(縣-고을 현)으로 이루어졌다. 구덩이 속에 처박힌 시체를 뜻하며 顚(전)은 이들에게 절을 하는 모습이기 때문에 원래 구덩이 속에 처박힌 시체들을 장례하는 의미를 가진 글자다.
許愼(허신)의 설문해자(說文解字)에는 顚(전)을 ‘頂也(정수리다)’라고 하지만 본래의 뜻은 거꾸로 처박히거나 거꾸로 떨어지거나 거꾸로 쓰러지는 것을 말한다. 顚沛(전폐)라는 말은 거꾸로 넘어질 정도로 위급한 때를 말하고, 顚覆(전복)은 뒤집어진다는 뜻이다. 설문해자(說文解字)의 해석인 頂(정수리 정)은 巓(산꼭대기 전)의 뜻이다. 真(참 진)字가 포함된 글자는 원래 구덩이에 처박혀 죽은 시체에 관한 글자가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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