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소의 거래 - <기후변화> 마크 매슬린, 교유서가, 2023

 

탄소의 거래

 

많은 정치인들은 지역적 혹은 세계적인 탄소배출권거래제의 도입을 지지해왔다. 가장 성공적인 탄소거래제는 '배출총량거래제 (cap and trade)'로, 이는 정치인들이 탄소 배출 최대 허용치인 총량(cap)을 정한 다음 탄소거래 시스템을 마련해 각 업계가 탄소배출권을 거래하도록(trade) 하는 것이다. 다양한 업계는 각기 다른 속도와 비용으로 탄소 배출을 줄일 수 있고, 이 거래제는 현재까지 알려진 방식 중에서 가장 비용 효율적인 접근법을 제공한다. 미국은 이산화황과 아산화질소 배출권을 거래하는 시스템을 통해 대기오염을 줄이는 데 성공한 바 있다. 미국의 1990년 대기청정법(Clean Air Act)은 모든 전력 생산시설에 이러한 오염물질을 1980년 대비 850만 톤까지 줄일 것을 요구했다. 1989년의 초기 추정치에 따르면 이 과정에 74억 달러가 쓰일 것으로 예상되었지만, 실제 규정 준수 데이터에 기반한 1998년 보고서에 따르면 10억 달러 미만이 사용된 것으로 드러났다.

현재 전 세계 탄소 배출 중 13 퍼센트 이상은 국가별 혹은 지역별 탄소거래제에 의해 충당된다. 미국, 캐나다, 중국, 한국, 일본, 브라질, 아르헨티나, 남아공, 유럽연합 등이 여기에 동참한다. 유럽연합의 배출권거래제 (Emissions Trading Scheme)는 가장 규모가 크고 오래된 탄소거래제이다. 20 메가와트의 에너지 순이용을 차지하는 1만 1000개 이상의 시설이 여기에 참여하는데, 주로 전력·철금속·시멘트 생산시설, 정유 공장, 펄프·종이·유리 제조시설 등이 포함된다. 유럽연합 배출권거래제에는 유럽연합에 포함된 28개국 전체와 아이슬란드, 노르웨이, 리히텐슈타인이 참여한다. 배출권거래제를 통해 유럽연합이 배출하는 이산화탄소의 절반과 유럽연합이 배출하는 전체 온실가스의 40퍼센트가 거래된다. '배출총량거래제의 원칙에 따라, 각국의 시설들이 배출할 수 있는 온실가스 최대 허용치인 '총량'이 정해진다. 배출의 '허용량'은 입찰을 거치거나 무상으로 할당되고 그 이후부터 거래된다. 시설들은 각자의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모니터링하고 보고함으로써 충분한 허용량을 배정받을 수 있게 해야 한다. 만약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허용량을 초과하면 그 시설은 다른 시설로부터 허용량을 구입해야 한다. 반대로 어떤 시설이 탄소 배출을 줄이는 데 좋은 성과를 낸다면, 그 시설은 잉여의 배출 허용량을 판매할 수 있다. 이는 정부의 과도한 개입 없이 시스템이 가장 효율적인 탄소 저감 방법을 찾아가도록 유도한다. 유럽연합 배출권거래제는 2005~2007년, 2008~2012년, 2013~2020년, 2021~2030년에 이르기까지 네 단계를 걸쳐 조정되었다. 각 단계마다 탄소배출의 허용 총량은 줄어들고 참여하는 부문과 산업의 수는 증가해왔다. 탄소배출을 최대한 빨리 줄이기 위해 이처럼 단계적인 방식이 사용되고 있는 것이다. 2020년 추정치에 따르면, 유럽연합 배출권거래제는 2008년과 2016년 사이 10억 톤 이상의 이산화탄소 배출을 줄였으며 이는 유럽연합 전체 배출량의 3.8퍼센트에 해당한다. 하지만 유럽연합 배출권거래제는 배출 상한선이 충분히 엄격하지 않아 매우 낮은 탄소 가격으로 이어졌다는 이유로 비판을 받아왔다. 영국의 경우, 정부가 정한 최저 탄소가격인 '탄소가격 하한선'의 추가 도입이 에너지 업계의 석탄 퇴출에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기후변화> 마크 매슬린, 교유서가, 2023. 195-19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