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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 세상이야기

온실가스와 교통 - <기후변화> 마크 매슬린, 교유서가, 2023

by 길찾기91 2023. 8.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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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실가스와 교통

 

온실가스 배출 완화와 관련된 가장 큰 문제는 교통이다. 현재 교통은 전 세계 온실가스 배출의 14퍼센트를 차지한다. 많은 선진국에서는 매년 경제가 성장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에너지 생산, 비즈니스, 주거 부문의 탄소 배출이 감소하고 있다. 하지만 자동차와 항공처럼 교통을 통한 탄소 배출은 여전히 증가하고 있다. 개발도상국 국민도 선진국 수준의 자동차 소유와 해외여행을 열망하므로, 교통을 통한 탄소 배출은 크게 증가할 가능성이 있다.

 

전기차는 주행거리와 성능 면에서 지난 10년간 크게 발전해왔고 미래의 대표주자라는 것이 일반적인 평가다. 이러한 인식은 2020년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해 더욱 강해졌다. 대대적인 봉쇄 조치로 차량 통행이 줄어들자 대기의 질이 크게 개선된 것을 모두가 실감했기 때문이다. 모든 차량을 당장 전기차로 전환한다면 대기오염의 50퍼센트가 감소할 것이다. 타이어, 브레이크 패드, 아스팔트 도로의 지속적인 마모도 대기오염을 발생시키며 이것이 나머지 50퍼센트를 차지한다. 전기차가 탄소 배출 저감에 미치는 영향은 지대할 수 있지만, 우선 저탄소 혹은 탄소중립 전력의 공급이 보장되어야 한다. 영국은 2034년부터 전기차만 판매할 것이고 2040년부터는 화석연료 차량의 운행을 금지할 것이다. 미국 캘리포니아에 서는 2035년부터 탄소 배출을 하지 않는 차량만이 신규 승용차로 판매될 수 있다.

 

국제 해운과 항공은 연간 지구 온실가스 배출량의 3.2퍼센트를 차지한다. 항공기는 기후변화 운동가들의 손쉬운 표적이 되었는데, 국제선 항공편은 눈에 띄는 소비의 상징이자 지금까지 국제조약을 통해 다루어진 적이 없었기 때문이다. 항공기의 탄소 효율을 향상시켜 궁극적으로 가장 탄소중립에 가까운 상태까지 끌어올리기 위해서는 인센티브가 필요하다. 근본적인 문제는 국제조약이 현재 항공연료에 대한 과세를 금지하고 있다는 것이다. '시카고협약'이라고도 알려진 국제민간항공협약은 1944년 체결되었고 여덟 차례 개정되었다. 이 협약은 여러 나라를 연결하는 항공기와 관련된 법과 규제를 담고 있다. 또한 연료, 오일, 예비 부품, 일반 장비, 항공기 매장은 어떤 형태의 세금도 적용받지 않는다고 명시하고 있으므로 효율 개선을 위해 필요한 항공연료에 대한 탄소세 과세도 현재로서는 불가능하다. 안타까운 일이다. 지금보다 훨씬 더 효율적인 항공기를 만들 수 있는데다 항공연료에 대한 대체연료도 존재하기 때문이다. 바이오연료는 전통적인 항공연료인 등유에 섞는 첨가제로 개발되거나 아니면 등유의 대체제로 개발될 수 있다. 또한 대기에서 추출한 이산화탄소를 물과 결합시켜 인공 등유를 만드는 것도 가능하다. 여기에는 엄청난 에너지가 소요되지만 신재생에너지로 생산한 전력이 곁들여진다면 탄소 네거티브 항공연료도 가능할 수 있다. 하지만 이것도 인공 등유 개발의 비용 효율성을 높여줄 수 있는 규제 혹은 탄소세가 도입될 때에만 가능한 일이다. 단기적으로 항공연료를 대체할 수 있는 실질적인 해결책이 없으므로 항공사들은 탄소 거래에 동참하고자 한다. 이 방식을 통해 함공사들은 다른 곳에서 비슷한 양의 탄소 배출을 줄여 항공기 운항을 통한 탄소 배출을 '상쇄'할 수 있다.

 

다른 대안은 사람들에게 개인 차량이나 비행기 대신에 대중교통을 이용하도록 설득하는 것이다. 저렴하고 편리한 전기버스, 택시, 지하철, 철도를 제공하면 분명 자동차 여행의 횟수를 줄일 수 있을 것이다. 대중교통은 화물과 상품 운송에도 도움이 될 수 있는데, 국내외를 연결하는 철도망은 밤에도 이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970킬로미터보다 가까운 미국 도시들 간의 국내 항공편은 시속 320킬로미터 이상의 초고속 전동열차로 대체될 수 있으며 이는 더 빠르고 안전하고 깨끗한 이동 수단이 될 것이다. 초고속 전동열차는 미국 국내 항공의 80퍼센트를 대체할 수 있겠지만, 이를 위해서는 동부 해안과 서부 해안을 종단하면서 시카고와 애틀랜타라는 두 거점 도시를 연결해주는 철도망이 필요하다. 이런 초고속 철도망은 일본, 한국, 중국의 일부 지역, 유럽연합에 이미 존재한다. 이를 전 세계 곳곳으로 확장할 필요가 있다.

 

2020년 1월 시작된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터넷과 화상회의의 사용이 폭증했다. 많은 직장인들이 재택근무에 돌입하자 통근 인파의 상당 부분이 줄어들었다. 또한 대규모 과학 컨퍼런스를 비롯한 여러 국제회의가 원격접속 기술을 통해 성공적으로 개최될 수 있음이 밝혀졌다. 이것이 장기적인 국내외 여행 감소로 이어진다면, 교통으로 인한 탄소 배출을 줄이는 일은 훨씬 용이해질 것이다.

 

<기후변화> 마크 매슬린, 교유서가, 2023. 221-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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